김동수 장로님, 참 정이 많고 순박하신 분이었지요. 산림청에서 공직생활을 하

신지라 꽃과 나무들을 좋아하셔서, 그 이름들을 하나하나 아시고 알려 주셨지

요. 그 화목들처럼 참 맑으신 분이셨습니다. 장로님과 수많은 세월 함께 있었

지만, 누굴 손가락질 하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오랫동안 당회에서 일

을 했어도, 언제 목소리 한 번 높이신 적이 없습니다. 영락교회 목회 처음 시

절, 연소하고 부족한 제가 어떤 일을 하자 해도 묵묵히 순종해 주셨습니다.

짧지 않은 날들, 함께 일을 하고 함께 이 고단한 인생길을 걸었음이 감사였습

니다.

    
고인이 생전에 이런 말씀 자주 하셨어요.

“목사님 저는 진천 선산이 있어요. 경치가 너무 좋은 곳이에요”

저는 그저 귓등으로 들었지요.

“근데 목사님이 그 곳에 오시는 날은 제가 죽는 날이겠지요”.

“에이 장로님 뭘 그런 말씀을 하세요”.

그런데 그 날을 이리 빨리 올 줄은 몰랐습니다. 어제 그곳 선영에서 장로님

시신을 하관하고는 마음에 생각했어요.

“장로님, 말씀하시던 이 곳에 왔어요. 오늘이 그날이네요. 진짜 좋은 곳이네

요. 그런데 마음이 아파요 편안히 쉬세요”

    
아직도 강단에서 기도하시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오랫동안 재정을 보

시면서 교회를 걱정하시던 모습이 보이는 듯합니다. 원주영락교회, 이 안에는

고인의 기도와 눈물이 배어 있습니다. 이 안에는 고인의 따스한 사랑과 숨결

이 구석구석 배어 있습니다.

    
크신 키에 <키다리 미스터 김> 노래를 좋아 하셨던 장로님,

영정 속 사진처럼 항상 웃음으로 대해 주셨던 장로님.

늘 인자한 목소리로, 성실하고 신실하게 주님 주신 사명을 감당하신 장로님.

그 평생의 믿음으로 천국문을 열고 들어 가실 줄 믿습니다. 주님 그 너른 품

에 안아 주셔서 수고를 위로해 주시고 귀한 상급을 주실 줄 믿습니다. 뿌리신

씨앗들이 때가 되면 열매가 되어 가정이 잘 되고 교회가 견고해 질 줄 믿습니

다.

    
함께 일하셨던 장로님들, 교우들의 마음을 주께서 만져 주시길 빕니다. 조금은

이르신 죽음에 모두들 허망함이 가득하시리라. 그러나 천국의 소망으로 빈 마

음을 채우시기 바랍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참된

신앙에 이르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의 영원한 나라를 소망하는 사는 성도답게,

이 땅에서 그 어떤 고난과 질병과 아픔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주신 거룩한

하나님의 형상을 지키며 숨이 다하는 순간까지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그 이름 불러 봅니다. “김동수 장로님~”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장로님과 함께 한 시간들을 오래 오래 기억하겠습니

다. 천국에서 면류관 쓰시고 평안히 안식하소서. 우리 또한 주신 사명 잘 감당

하다가 때가 되면 그 강을 건너가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