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비밀

• 비밀이 있는 인생

오랜 된 노래인데요, 이런 노래가 있었어요.

♬ “그애와 나랑은 비밀이 있었네 그애와 나랑은 남몰래 만났네

그애와 나랑은 서로가 좋았네 그애와 나랑은 사랑을 했다네 예예예

하지만 지금은 그애는 없다네 그애의 이름은 말할 수 없다네”

1970년대 젊은이들에게 유행했던 노래, 가수 이장희의 <그 애와 나랑은>입니

다. ‘그애와 나랑은 비밀이 있었네’. 예 사랑하는 두 남녀 사이에는 남들이 알

지 못하는 비밀이 많습니다. 남몰래 만나고 둘만의 이야기, 둘만의 사건.

아이들을 보면, 어릴 때는 비밀이 없다가 점점 자기만의 비밀이 생깁니다. 저

희 집 막내 영민이는 키가 산만한 놈이 집에서 아무렇게나 훌러덩 벗고 덜렁

덜렁 다녔습니다. 그런데 고등학생이 되더니 비밀이 많아진 것 같아요. 살짝

가릴 것을 가리고, 자꾸만 방문을 닫습니다. 아내랑 방문에 귀를 갖다 대곤

‘요놈 뭐하지?’ 궁금해 합니다. 어리다고 함부로 들어갔다가는 초상나지요.

“아빠는 (어쩌고 저쩌고...)” 문 꽝, 철커덕~.

사춘기 아이들 뿐만이 아니지요. 비밀이 없는 인생이 없잖아요. 평생을 같이

사는 부부도 서로에게 비밀이 없다? 있다! (저도 아내에게 감추고 싶은 비밀

이 있어요. 뭔 줄 아세요? 비밀입니다). 어느 가정에나 다른 집이 알 수 없는

비밀이 있지요. 함부로 그 가정을 판단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감추고 싶은 비

밀, 반대로 자랑하고 싶은 비밀도 있겠지요.

• 하나님의 비밀

그런데 하나님도 비밀이 있으십니다. ‘하나님의 비밀’이라. 성도는 이 하나님

의 비밀을 맡은 자입니다. 줄여서 ‘하비람’이라 말하기도 해요. “사람이 마땅

히 우리를 그리스도의 일꾼이요 하나님의 비밀을 맡은 자로 여길지어다”(고전

4:1)

비밀에는 두 가지가 있어요. 드러내기 싫은 비밀 secret이 있고, 드러내고 싶

은 비밀 mystery가 있습니다. 아까 말씀 드린 둘만의 비밀은 secret입니다.

남이 알면 안돼요. 그런 거 많지요. ‘배둘레헴’(내 배의 둘레). 패스워드. 또는

어떤 상처들. 숨기고 싶은 secret, 말 그대로 ‘비밀’들입니다.

반면에 mystery는 드러내고 싶은 비밀이에요. 자연의 광대함, 신비하지요. 남

녀의 오묘한 마음, 미스테리입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이건 정말 좋은

것이지요. 알게 되면 너무나 유익한 진리. 그런데 아무나 알 수 없습니다. 볼

수 있는 눈이 있어야 하고, 지혜가 있어야 깨달을 수 있는 mystery신비입니

다. 하나님의 비밀은 secret일까, mystery일까? mystery입니다. 알면 너무나

귀한, 드러내고 싶은, 그러나 아무나 알 수 없는 신비입니다.

그래서 본문 하나님의 비밀, 이 ‘비밀’에 해당되는 헬라어는 뮈스테리온(μυστή

ριον)입니다. 여기에서 영)mystery가 나왔어요. 성경에 37번이나 나오는 단어

인데, ‘닫다’ ‘가두다’라는 뜻입니다. 하나님과 복음은 세상에는 닫혀있는 비

밀, 뮈스테리온입니다.

사도 바울 당시 고린도에 에베소 아덴에 수많은 종교들이 있었지요. 각 종교

들이 가지고 있는 신비한 제의나 지식을 뮈스테리온, ‘비밀’이라 했어요. 오직

그 종교에 입문한 자들에게만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그 외 사람들에게는? 비

밀로 닫혀 있었지요. 복음 또한 마찬가지이라. 하나님은 비밀을 갖고 계시다,

그 비밀은 오직 하나님을 믿는 자들만 볼 수 있고 알 수 있으며 깨닫는 비밀

이라. 성도는 누구인가? 그 비밀을 맡은 하나님의 일꾼들이라.

구약 성경에 하나님은 비밀에 싸이신 분입니다. 에덴에서 최초의 인간은 하나

님과 온전히 대면하며 함께 거닐면서 살았지만, 죄로 인해 에덴에서 쫓겨난

이후 하나님은 멀어지시고 자신을 온전히 보여주지 않으셨지요. 하나님을 호

렙산 위에서 가장 가까이서 뵌 모세도, 하나님은 구름과 천둥 속에 자신을 가

리고 계셨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을 대면하면 죽으리라(?). “네가 내 얼굴을 보

지 못하리니 나를 보고 살 자가 없음이니라“(출33:20).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만나려 성막에 나와도 그 임재만을 경험할 뿐이었지요. 하나님이 계신다는 지

성소는 두꺼운 휘장으로 가려져 있어서, 직접 뵐 수 없었습니다. 휘장은 인간

의 죄악을 상징하지요. 죄가 휘장이 되어 하나님을 온전히 볼 수 없던 시대,

하나님은 비밀이셨습니다. 세상은 구원의 길을 알지 못하고 천국의 문도 굳게

닫혀 있었습니다.

(마13:11)“천국의 비밀을 아는 것이 너희에게는 허락되었으나 그들에게는 아니

되었나니... (13)그들이 보아도 보지 못하며 들어도 듣지 못하며 깨닫지 못함

이니라”

• 공개된 비밀

그러나 비밀이신 하나님이 스스로 그 비밀을 거두셨습니다. 휘장을 거두시고

세상으로, 인간에게 찾아오셨습니다. 성부 하나님이 성자 예수 그리스도 안에

서 성육신 하사 세상에 오셨습니다. ‘나를 본 자는 아버지를 보았거늘’(요

14:9). 하나님의 비밀은 이제 공개된 비밀이 되었습니다. “... 이 비밀은 너희

안에 계신 그리스도시니 곧 영광의 소망이니라”(골1:27).

끝내 그 주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처져 있던 휘장

을 찢으셨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지성소 안에 계신 하나님께 담대히 나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주님을 믿을 때 비밀이신 하나님을 알게 되고 구원의

길이 열리게 됩니다. 그 주님을 믿을 때 하나님 말씀을 깨닫게 되고, 하나님

나라 천국 백성이 됩니다.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여 가까워질 때 모든 비밀은 궁극적인 깊이에 이르게

됩니다. 이 세상 어디에서도 비밀의 강력한 힘과 영광을 이곳에서보다 더 강

하게 느낄 수는 없을 것입니다.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해 모든 것을 알게 될

때, 그들의 나누는 사랑의 비밀은 무한히 커집니다. 이러한 사랑 안에서 그들

은 비로소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서로를 온전히 알게 되며, 서로를 온전히 인

식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들이 서로 사랑하면 할수록, 사랑 안에서 서로를 더

알아갈수록 그들 안에 있는 사람의 비밀 역시 더욱 깊어집니다. 지식은 비밀

을 소멸키시는 것이 아니라 더욱더 깊어지게 합니다. 어떠한 사람이 나와 이

토록 가까이 있다는 것, 그것이 가장 큰 비밀입니다.

<디트리이트 본회퍼 40일 묵상>, 43쪽

그러므로 우리가 이제는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이 비밀을 가졌기 때문이지요.

성도에게 이 비밀은 복음이 되었습니다. 이것을 믿지 않는 세상 사람에게는

여전히 비밀입니다. 아직도 두꺼운 휘장이 드리워져 하나님과 그 나라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하나님의 비밀

그리스도의 비밀

구원의 비밀

천국의 비밀

복음의 비밀

여러분, 이 비밀을 아십니까?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