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예수는 없다

• 변화에 대해

요즘 주일마다 변화에 대한 말씀을 나누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진짜 만날 때

인생이 변화된다, 내가 주인 삼고 있는 것을 버려야 더 큰 변화에 이른다’라는

말씀. 오늘은 따르라는 주제입니다. ‘nachfolge, 주님을 따라가야 온전한 변화

의 열매가 맺힌다’. 그런 소리가 들리는 듯해요. “목사님, 믿고 버리고 따르고.

왜케 예수 믿는 것이 어려워요. 좀 쉽게 믿고 싶어요”.

<쉬운 예수는 없다>는 책이 있어요. No Easy Jesus. 미국 LCBC 교회 제이슨

미첼(Jason Mitchell) 목사님이 썼습니다. 부제가 달려 있으니, “쉬운 삶이 아

니라 좋은 삶을 선택하라”. 제 눈에 들어온 단어는 ‘쉬운’입니다. ‘쉬운 예수’.

예수님이 쉽다? 도발적인 그러나 마음을 꿰뚫는 말이지요. 책 표지에 글귀도

공감됩니다. “예수 믿는다는 건 꽃길을 걷는 것인 줄만 알았다?”.

그러나 좋은 것 중에 쉬운 것은 없습니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쉬운 삶’이

아니라 힘들어도 ‘좋은 삶’을 선택한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이 보여주신 그 좋

은 길을 선택하고 따르는 순간, 인생이 진짜 변화하고 참 좋은 삶이 됩니다.

따지고 보니 ‘쉬운 예수’가 판을 치는 시절입니다. 세상과 똑같이 살면서 믿어

도 되는 예수, 부담스러운 요구를 하지 않는 예수, 축복만 하실 뿐 사명은 없

는 말랑말랑한 예수, 영생 구원은 당연하고 이 땅에 사는 일에는 일절 관여하

지 않는 예수. 세상에 개차반으로 살아도 천국까지 보장해 준다는데 싫어할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문제는 이런 예수는 성경에 없다, ‘진짜 예수’가 아니

라는 사실입니다. 쉬운 예수에 머물러 있는 성도는 예수를 믿어도 삶이 변화

되지 않습니다.

• 쉬운 예수

저자는 쉬운 예수는 없다고 하면서 7가지로 말합니다.

1. FORGIVENESS. 아프니까 용서를 접으라는 예수는 없다

2. COMPASSION. 마음이면 충분하다는 예수는 없다

3. SUFFERING. ‘고통의 잔’을 피해 다니라는 예수는 없다

4. SEX. 헌신 없이 욕구만 채우라는 예수는 없다

5. POWER. 인생을 ‘네 왕국’ 세우는 데 쓰라는 예수는 없다

6. MONEY. 내 몫을 움켜쥔 채 따를 수 있는 예수는 없다

7. LOVE. 사랑이란 명분이면 뭘 해도 괜찮다는 예수는 없다

이러한 ‘쉬운 예수’를 거부하고 ‘진짜 예수’를 따르는 것만이 인생을 참되이

변화시키는 길입니다. 그러므로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진짜 예수’를 선택

하십시오. 진짜 예수를 따르는 삶은 쉬운 길이 아니지만, 분명 가장 좋은 길

생명의 길입니다.

“하나님 사랑은 거친 사랑이어서 우리를 현재 모습 이대로 놔두지 않으십니

다. 우리를 생명의 길로 세차게 떠미십니다. 변화의 길로 내모십니다. 다만 예

수님은 우리에게 변화하라고 요구만 하지 않으십니다. 우리가 변화할 수 있도

록 필요한 것을 지원해 주십니다(53쪽)... 예수님의 리듬에 맞춰 춤추는 삶이

편해지는 것, 너무도 힘들었던 그 삶이 제2의 천성으로 굳어지는 것, 바로 이

것이 우리를 향한 예수님의 바람이다(225쪽)”

<쉬운 예수는 없다> 중에서

• 주님을 따르라

그리스도인이라면 예수를 믿는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믿음은 단순히 머리로

알고 인정하는 것, 그 이상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나를 믿으라’ 말

씀하신 후에, ‘나를 따르라’라며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마8:22)“예수께서 이르시되 죽은 자들이 그들의 죽은 자들을 장사하게 하고

너는 나를 따르라 하시니라”

사람은 무언가를 따르게 되어 있지요. 친구, 인기, 문화, 가족, 욕망. 그러나

우리는 오직 한 가지만 따를 수 있습니다. 예수를 따른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예수님과 세상 사이에서 세상을 따르지 않는 것입니다. 그분에 대해 믿는 대

로 그분이 가신 길을 가고, 그분이 하신 말씀대로 실제 삶을 사는 것입니다.

(마6:24)“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할 것이니 혹 이를 미워하고 저를 사

랑하거나 혹 이를 중히 여기고 저를 경히 여김이라...”

서울대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는 <마음 읽기> 글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한국

사람이 식당에서 가장 많이 시키는 메뉴가 있으니 ‘아무거나’ 입니다. 종업원

이 “아무거나는 없습니다” 해도 끝내 “알아서 아무거나 갖다주세요” 하는 분

들. 그래서 ‘오늘의 메뉴’가 나왔다나요? 매일 복잡한 선택 속에서 사는 인생,

음식점에 와서까지 그 고충을 받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음식도 아무

거나, 영화도 여행도 아무 데나 가고 싶다는 표현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무거나’를 찾는 사람은 ‘아무거나’라고 말하고서는 정말로

‘아무거나’ 하면 불평하는 경우가 많다는 거예요. 그리고 ‘아무거나’를 외치는

사람은 결국 ‘아무거나’ 되는 사람, ‘아무것도 아닌 인생’을 살 수 있다고 말합

니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 아닐까? 주께서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 삼아 주신 것은

아무거나 되는 인생, 아무렇게나 선택하며 사는 인생이 아니지요. 가장 좋은

메뉴를 시켜야 합니다. 가장 좋은 길을 걸어야 합니다. 매일 순간순간 주의 말

씀을 따라 가장 좋은 것을 결심하고 선택해서 주님 먼저 가신 그 길을 따라가

야 합니다. 그리할 때 늘 새롭고 변화된 삶을 살게 되지요.

어느 교회에 목사님이 부임했습니다. 성도들은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지요. 드

디어 부임 후 첫 번째 주일이 되었습니다. 목사님은 “주님을 따르라”라는 제

목의 설교를 하셨습니다. 많은 성도가 은혜를 받아서 다음 주일에도 앞다투어

예배의 자리에 나왔지요. 그런데 웬일이래요. 목사님이 똑같은 설교를 하시는

거에요. “주님을 따르라”. 교인들은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마침내 세 번째

주일, 이번에는 아니시겠지? 그런데 이번에도 “주님을 따르라” 같은 제목의

설교를 하십니다. 교인들의 불만이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옵니다. “왜 한 가지

설교만 계속하시는지, 그 설교 밖에 준비하지 못하시는 건지?”.

목사님은 네 번째 주일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번 주일에도 주님을 따르라

는 같은 설교를 합니다. 우리 모두 그 말씀대로 주님을 진실로 따라갈 때 그

다음 설교를 하겠습니다.”

내게도 하시는 주의 말씀입니다. 믿는다 하면서 마음에만 있지 행동으로 ‘따르

고’ 있는지. 내가 믿는 분도 ‘쉬운 예수’는 아닌지. 믿음, 버림, 따름. 삶에서

가능한 것부터 한 걸음씩 따라가서 참된 변화에 이를 일입니다.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