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은 감탄사

• 감탄사를 잃어버린 시대

추수감사주일입니다. 행복은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감사할 때 옵니다. 가

장 큰 신앙은 어떤 순간에도 감사하는 신앙입니다. 감사하는 사람에게 나타나

는 특징이 있으니 감동과 감탄입니다. 감동은 어떤 것에 마음이 동(動)하는 것

이고, 감탄은 그 감동이 입으로 표현된 것입니다. 감사하는 사람은 늘 감동하

고 감탄하는 일상이 됩니다. 그래서 말하지요. ‘신앙은 감탄사이다’.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날마다 하신 말씀이 있어요. ‘보시기에 (심히)좋

았더라’. 히)히네 토브 메오드. הנה-טוב מאד 히네(보라 Behold!) 토브(좋은

good ) 메오드(매우 very). ‘야 좋구나’. 이 단어들이 (창1장)에만 무려 7번이

나 나옵니다. 이 감탄사 속에 하나님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이런 하나님 형상을 따라 지음 받은 아담을 보세요. 하와에게 ‘이는 내 뼈 중

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 너무 좋다는 탄성이지요. 감사하고 감탄하는 말입니

다. 그러나 어느 순간 감탄이 사라지지요. 인간에게 죄가 들어온 이후 감탄이

아니라 원망으로 바뀝니다. “저 여자 때문에, 뱀 때문에, 아벨 때문에, 팥죽

때문에, 은 30전 때문에”. 인간의 불행, 현대인의 불행은 이 감사 감탄사를 잃

어버린 데 있습니다.

남자와 여자를 보면 평균 수명이 다르지요. 남자는 79세, 여자는 86세. 그 이

유를 감탄에서 찾기도 해요. 여자는 꽃 하나만 사 와도, ‘어머 예뻐라’. 어디

조금만 나가면 ‘야 좋다’. 노래 드라마 멘트 하나에 감동이 되어 눈물이 또르

르. 남자는? 소 닭쳐다 보듯. 남자가 무슨 눈물을? 인생에 몇 번 운다? 세

번. 나는 하루에도 세 번 우는데. 문제는 정신적으로 건강한 인생이 되지 못한

다는 거예요. 점점 감정이 메마르고 입이 닫혀져서 마음조차 단단하게 됩니다.

“남자들이여, 여자들처럼 건강히 오래 살려면 감동하라 감탄하라”.

여자들이 애를 낳아요. 아이를 낳기까지 얼마나 고생이에요. 엄청난 수고, 해

산의 고통이 있습니다. 아내가 첫째를 갖고 입덧을 많이 했어요. 아직도 기억

나요. 임신 3개월째, 아무것도 못 먹고 바싹 말랐는데 서울 중화동 냉면집. 평

소에 너무나 좋아하던 냉면입니다. 겨우 달래서 억지로 먹이고 돌아오는데 다

토해 냈어요. “하나만 낳고 절대 안 낳는다”. 그때 문닫았으면 예은이 영민이

는 세상에 없었을 테지요.

그런데 아이를 낳고는 인간이 바뀌어요. 그렇게 ‘개’고생을 했는데, 아기는 쳐

다보지도 않을 것 같았는데, 아니에요. 하루 종일 쳐다보고. 어르고 안아주고.

귀여워서 까꿍, 우쭈쭈쭈, 울 애기. 한마디로 감사하고 감탄합니다. 어느 순간

임신의 수고,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해산의 고통을 잊어버려요. 그래서 둘째

를 낳고 셋째를 낳고, 생명의 역사를 이어간 것입니다.

• 신앙은 감탄사이라

참으로 이 세상에서 부족한 것이 있다면 기적이 아니라 감사요 감탄 아닐까?

삶을 감탄으로 가득 채울 수 있다면, 시원한 물 한 잔에 감탄할 수 있고, 아

름다운 경치 앞에 감탄할 수 있고, 맛있는 커피 한 잔에 감동하여 감탄의 탄

성을 지를 수 있다면.

식탁에서 아이들과 부모가 다릅니다. 저는 기도하고 바로 숟가락 들지요. 아이

들은 뭘 할까요? 일단 사진부터. 그 시간이 길어요. 이렇게 놓고 찍고 저렇게

놓고 찍고. 그걸 SNS에 올리면 댓글이 마구 달려요. 내용이 철학적일까요?

아니요. “와우 ㅋㅋㅋ 대박 쩔어 개꿀”.

물음표 인생과 느낌표 인생이 있어요. 물음표 인생은 자주 “왜 저래? 아니 뭐

요?” 합니다. 느낌표 인생은 “아하, 와우, 멋졈”. 점점 늙어갈수록 감탄사가

줄어듭니다. 마리 드 엔젤(Marie de Hennezel)이라는 프랑스 심리학자는 <살

맛 나는 나이>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노년의 지복 가운데 하나는 감

탄의 힘이라”. 감탄 보다 한숨이 많아지는 노년, 자꾸만 감사감동감탄할 수 있

다면 복된 노년이라는 것입니다. 진정 행복한 사람, 일상 속에서 감탄하며 사

는 사람입니다.

저는 신앙생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행복한 성도의 특징은 감탄사가 많

습니다. 설교 시간에 성도들이 아멘 하는 것, 감탄사이지요. ‘아하, 예 동의합

니다, 그렇게 살겠습니다’. 아멘은 믿음의 유익함을 줄 뿐 아니라 설교자와 주

변 사람에게도 행복의 에너지를 줍니다.

추수감사주일에 가만히 돌아봅니다. 내 삶에 원망과 불평이 가득한 것이 혹

감사 감동 감탄의 언어를 잊고 살아가기 때문은 아닌지. 신앙은 감탄사이라.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