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션샤인과 오네시모

저마다 인생 드라마가 있지요. 얼마 전에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보았습니

다. 요즘 넷플이 있어 참 좋지요. 추천합니다. 무슨 막장 패륜 드라마 같은 건

보지 마시고, 이거 꼭 보시면 좋겠어요. 특히 자녀들이. 정말이지 사랑 우정

정의 민족 애국심 등이 불끈 솟아오르게 합니다.

시대는 구한말입니다. 일본에 조선이 망해갈 때, 미국 일본을 비롯한 열강들이

득실댈 때, 힘없고 부패한 조정, 이완용을 비롯한 매국노들, 여기에 맞서는 민

초들 의병들 이야기입니다. 천민 가정에서 태어나 부모가 눈앞에서 죽는 걸

보고 도망친 어린 유진, 한 선교사의 도움으로 우여곡절 끝에 미국으로 갔다

가 미군 장교로 다시 조선 땅에 돌아옵니다. 그리고 일제에 항거하는 의병 애

신(김태리)와 사랑을 하다 목숨을 바치는 내용입니다.

실제 역사를 배경으로 하는데, 불과 100여 년 전 우리 증조 할아버지 때입니

다. 안타까운 것은 노비 천민들이에요. 당시 철저한 계급사회였지요. 양반 중

인 상인 천민. 이 노비들의 삶이란 참으로 비천했습니다. 주인이 마음대로 부

리는 짐승과 다를 바 없었지요. 주인공 유진, 어릴 때 노비인 부모의 억울하고

비참한 죽음을 경험합니다. 주인집에 온 어느 대감이, 시중드는 젊은 여자가

반반하니까 빼앗으려 합니다. 천하에 몹쓸 놈들이지요. 노비이지만 여자의 남

편이 막아서자 그 자리에서 맞아 죽습니다. 여인은 어린 아들을 도망치게 하

고 우물에 빠져 죽습니다. 한순간에 집안이 풍비박산 난 것이지요. 어린 아들

유진(이병헌)의 홋날 고백대로, ‘심장이 뜯겨 나간 사람의 고통’이었습니다.

그렇게 소 돼지처럼 살다 가는 바닥 인생 노비들, 혹여 노비에서 상민으로 자

유함을 얻을 수 있다면, 만약 궁궐의 귀족이 될 수 있다면? 이건 뭐 있을 수

없는 일이겠지요. 그런데 성경에 그런 사람이 나옵니다. 오네시모. 그는 무익

한 자에서 유익한 자가 되었습니다(몬1:11). 옥에 갇힌 자에서 아들로(10), 죄

인이 동역자 ‘심복’으로(12), 종이 형제가 되었습니다(16).

혹 오네시모 같은 인생 아닙니까? 무익한 인생, 어느 때부터 쓸모없어 보입니

다. 갇힌 인생, 자유로운 세상이지만 감옥 속에 갇혀 삽니다. 죄인 인생, 매일

죄짓고 주일이면 회개하고, 이젠 죄책감도 없이 죄 속에 뭉개며 삽니다. 종의

인생, 돈의 노예로 죽음에 두려워 떨며 종노릇 하며 삽니다.

그렇다면 나도 오네시모 인생 아닌가? 오네시모에게 임한 자유와 구원, 역전

의 은총이 내게도 임하길 소망합니다.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