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전문>
행복한 가정(4) 잘 먹는 집
(눅7:33-35)
□들어가는 말
5월부터 <행복한 가정>이라는 주제로 말씀을 나누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행복한 가정을 만들까?
첫째는 ‘잘 듣는 집’이라 했습니다. 경청이지요. 하나님 말씀을, 또 그의 말을.
그 말에 담긴 마음 감정 메시지를 듣는 것이지요.
둘째 행복한 가정은 ‘잘 말하는 집’입니다. 긍정적인 말, 감사 축복 칭찬 기도
의 말입니다. 바른 말이라도 덕과 은혜가 되도록 하는 것이지요.
셋째는 ‘잘 자는 집’. 베드로가 자는 중에 옥문이 열렸습니다. 기도하며 주님
게 온전히 맡기니 평안이 자리했기 때문이지요. 잠은 믿음으로 자는 것이라.
이렇게 잘 듣고 잘 말하는 집, 잘 자는 집이 행복하다 했습니다.
6월로 넘어 왔지만, 오늘 행복한 가정 네 번째입니다. ‘잘 먹는 집’.
□본문
본문에는 바리새인들이 예수님을 세례요한과 비교해서 모함합니다.
(33절)이지요 세례요한은,
“(세례요한이 와서) 떡도 먹지 아니하며 포도주도 마시지 아니하매 (너희 말이
귀신이 들렸다 하더니)”
그런데 예수님은?
(34절)“인자는 와서 먹고 마시매 너희 말이 보라 먹기를 탐하고 포도주를 즐
기는 사람이요 세리와 죄인의 친구로다 하니”
일단 팩트체크 하자면, 바리새인들의 비방이에요. 예수님도 40일씩이나 먹지
도 마시지도 않고 금식하셨지요. 항상 절제 하시며 기도로 경건에 힘쓰셨습니
다.
문제는 예수님이 세리 죄인들과 어울려 밥을 먹는 거예요. 바리새인들은 그런
자들과는 상종하지 않았습니다. 거룩하지 못하다고.
(눅5:39)에도 “... 너희가 어찌하여 세리와 죄인과 함께 먹고 마시느냐”
그러나 예수님은 그 누구도 차별하지 않으십니다. 세리를 제자까지 삼으셨지
요. 그의 집에 들어가 밥을 같이 드십니다. “내가 죄인을 부르러 왔노라. 병든
자에게 의원이 필요하다”. 사람들이 무시하던 세리 죄인이라 할지라도, 소망
없는 병자라도 구원 받아 천국 잔치에 들어가기를 원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말씀이 귀해요. ‘인자는 와서 먹고 마시매’. 하나님 아들 예수께서
세상에 오셔서 뭘 하셨나? “애걔, 인간들과 한 상에서 먹고 마셨대. 그게 무
슨 메시아래? 세리와 죄인의 친구, 포도주를 즐기는 사람, 먹기를 탐하는 자
이지”
그래서 감사입니다. 우리 인생이 배고프잖아요. 목마르잖아요. 영적으로 또한
육적으로. 주님이 베풀어 주시는 은혜의 식탁이 필요합니다.
(계3:20)“볼찌어다 내가 문밖에 서서 두드리노니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
을 열면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 그로 더불어 먹고 그는 나로 더불어 먹으리라”
∴주께서 오늘도 세리 죄인같은 나를 당신의 식탁에 초대하십니다. 여러분 가
정이 주님과 함께 먹고 마시는 천국의 집이 되시길 바랍니다.
□예수님과 밥
그만큼 주님은 먹는 것을 중시하셨어요. (요2장)예수님의 첫 이적은 가나의 혼
인잔치였지요. 먹는 곳입니다. 4복음서에 공히 기록된 오병이어 사건, 굶주린
무리들을 먹이신 일입니다. 친히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신 주기도문에,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 하십니다. 십자가 전날 밤에도 두려워하는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 떡과 잔을 나누셨습니다. (요21장)부활후에 갈릴리 바
다 제자들에게 오셔서는, 하찮게도 생선을 구워 먹이십니다. 그것도 숯불에.
숯불구이 원조이세요.
(요21:9)“숯불이 있는데 그 위에 생선이 놓였고 떡도 있더라”
그렇게 함께 먹는 것을 기뻐하신 예수님을 따라 초대교회는 함께 모여 떡을
떼는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실로 예수님 사역의 반은 먹는 것입니다. “먹는 얘기를 빼면 복음서가 얇아진
다(?)”. 요즘으로 하면 이런 말 잘하셨을 것 같아요. “얘들아 밥 먹고 하자.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저는 이런 예수님이 참 좋습니다. 죽어서 천국가는 말씀 뿐아니라, 거룩하고
신령한 말씀 뿐 아니라, 이 땅의 진저리나는 먹고사는 일, 먹고사니즘(?)의 일
을 관심하셨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무엇을 먹을까 마실까 염려하십니까? 주께서 아십니다. 주님께 맡기
고 믿음으로 열심히 일할 때 앞 길을 열어 주실 줄 믿습니다.
□밥의 미학
이 시간 밥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밥’처럼 많은 의미로 사용되는 단어가 있
을까요? 일을 ‘밥벌이’라 하지요. ‘밥심’으로 일한다. ‘밥값’한다. ‘밥이 넘어가
냐’. ‘밥줄’이 끊겼다. ‘밥맛’ 없는 세상. ‘한솥밥’ 먹는 부부라. 심지어 죽으면
‘밥숟가락 놓았다’ 말합니다. 사는 게 곧 먹는 일이요 먹는 게 곧 사는 일입니
다.
요즘 먹방이 대세이지요. 냉부 냉장고를 부탁해, 삼시세끼 편스토랑 등 수많은
요리들이 보암직도 먹음직도 하게 합니다. 외식은 보편화 되었지요. 전화 한
통이면 온갖 음식이 안방으로 배달됩니다. 문제는 달고짜고매운 외식이나 배
달음식을 너무 많이 먹으면 몸을 해치게 됩니다.
그래서 꼰대같은 말이지만 저는 ‘집밥’을 좋아합니다. 외식 몇 번 하면 집밥이
그리워요. 주부들, “무슨 집밥이냐. 가장 맛있는 밥은, ‘남이 차려준 밥’인데
(?)”. 대신 김치 하나만 놔도 맛있게 먹습니다. 거기에는 정과 사랑이 담겨 있
기 때문이지요.
아직도 생생해요.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서울생활 시작했으니 참 오래 했지
요. 고향 어머니께 전화 드리면 항상 첫 마디가, “밥은 먹었니?”. (아 엄마 요
즘 밥 못먹는 사람 있대요?). 저도 세 아이들 외지 보내고는 카톡에 습관처럼
하는 말, “오늘 밥 잘 먹었니?”.
전자렌지는 커녕 전기밥솥도 신기했던 시절, 고된 일 하고 들어오신 아버지를
위해 아랫목에 밥 한 그릇, 연탄불 아궁이에서 끓던 된장찌개, 조미료라곤 미
원이 전부였지만 시장기로 맛있게 드시던 아버지. 집밥입니다.
군대 가는 날, 입맛은 없는데 따순 밥 한 술 먹이려고 밤을 새신 엄마 얼굴
에, 고개 푹 숙이고 눈물 반 비벼 먹던 집밥.
그 집밥을 지금도 먹고 있지요. 아내는 나와 아이들을 잘 압니다. 좋은 재료로
짜거나 매운 한 음식은 자제합니다. ‘맛있는 밥’ 보다 ‘살리는 밥’을 차립니다.
집밥은 그냥 밥이 아니라 사랑이지요. 그 밥 먹고 우리가 자랐고, 지금도 그
밥을 먹고 몸성히 살아 있습니다.
∴우리에게 밥을 주신 하나님과 모두에게 감사하겠어요. 할렐루야.
□어떻게1
자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엇이 ‘잘 먹는 집’일까?
첫째는 하나님 말씀을 잘 먹어야 합니다.
(요6:35)“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는 생명의 떡이니 내게 오는 자는 결코 주리지
아니할 터이요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라”
예수님은 자신을 ‘밥’이라 하셔요. ‘떡’은 헬)아르토스, 우리로 하면 ‘밥’이에
요. 예수님은 생명을 주고 생명을 살리는 밥입니다. “내 살과 피를 먹어라. 나
를 먹고 네가 살아라”. 십자가를 통해 생명을 살리는 밥상에 초대하십니다. 예
배하는 지금 이시간이지요. 예배는 주께서 차려 놓으신 구원과 생명, 은혜와
축복의 식탁에 참여하는 시간입니다. “말씀의 밥을 먹으라”.
저는 이 예배가 ‘집밥’ 먹는 시간이라 생각해요. 설교는 밥이지요. 부족하지만
우리 교회 성도들에게 집밥이라 생각하고 준비합니다. 물론 설교의 홍수 시대
입니다. 유튜브에 들어가면 내 입맛에 맞는 설교를 쇼핑할 수도, 듣다가 쉽게
갈아 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 교회에서 오래 담임하는 목회자는 내 교회 형편을, 양떼들 영적인
상태를 누구보다 잘 압니다. 2023년 6월 첫 주일 오늘, 어떤 음식이 꼭 필요
한지, 어떤 말씀의 밥상을 차려야 하는지,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께 듣습니
다. 성도들을 생각하며 설교 한 줄을 썼다 지웠다 수도 없이 합니다. 혀를 기
쁘게 하는 조미료들은 자제하고, 몸과 영혼을 소생케 하는 생명의 말씀밥을
짓습니다.
여러분, 무익한 종이지만 이 설교로 은혜 받고 힘을 얻으시기 바랍니다. 대신
저도 남의 밥이나 식은 밥, 입만 즐거운 밥은 짓지 않겠습니다. 가장 좋고 필
요한 재료로, 몸과 영혼에 유익한 밥을 짓겠습니다.
∴가정에서 교회에서, 말씀의 밥을 잘 먹는 성도가 되시기 바랍니다.
□어떻게2
둘째, 실제로 가정에서 밥을 잘 먹어야 행복한 가정이 됩니다.
어떻게? 한 가지만 하세요. 감사함으로 드십시오. “감사함으로 먹자”.
이 음식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십시오.
음식을 만든 분께 감사하십시오.
내가 이 음식을 먹을 수 있음에 감사하십시오.
누구랑 같이 먹는다면 그에게 감사하며 축복하십시오.
(잠17:1)“마른 떡 한 조각만 있고도 화목하는 것이 제육이 집에 가득하고도 다
투는 것보다 나으니라”
우리 경험하지요. 불편한 사람과 밥먹는 것은 고역입니다. 밥이 코로 들어가는
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게 얼른 구겨 넣습니다. 집에서도 마찬가지이지요.
식구들이 다투면 식사시간이 불편해요. 각자 방에 있더라도 밥은 같이 먹어야
지요. 싸웠다고 밥까지 방으로 가져가서 먹진 안으니. 그럼 고개 푹 숙이고 서
로 말이 없지요. 지옥이 딴 곳이 아닙니다.
이런 말 있어요. 어떤 분이 천국과 지옥을 보게 되었대요. 천국 사람들은 행복
하고 포동포동 얼굴이 환합니다. 지옥은 못먹어서 바싹 마르고 어둡습니다.
무엇 때문일까? 식사시간이 되었어요. 놀라운 건 차려진 음식은 천국이나 지
옥이나 똑같아요. “그런데 어찌 한쪽은 통통하고 한쪽은 파리할까”.
숟가락이 팔보다 길어서 제 입으로 넣기가 어려워요. 천국은 긴 숟가락으로
서로에게 밥을 떠먹여 줍니다. 얼마나 좋아요. “고마워요. 이젠 제가 드릴게
요. 맛있어요. 잘 먹었어요”.
지옥은 긴 숟가락 제 입으로만 가져 가려니 잘 안됩니다. 옆 사람 맞고 머리
에 떨어지고 서로 싸움질하고. 음식은 가득한데 하나 먹질 못해서 배가 골습
니다.
세상에 평화가 없다 하는데 왜일까? 우리 가정이 행복하지 못하다면 왜일까
요? 잘 먹지 못하기 때문아닐까? 육선이 가득하지 못해도, 마른 떡 한 조각만
있어도, 화목해서 사랑과 감사로 먹는 집, 행복합니다.
□결론
행복한 가정, 시리즈 설교 마칩니다. 잘 듣고 잘 말하는 집, 잘 자고 잘 먹는
집, 그래서 행복한 가정을 세워 가시길 축원합니다.
예배와 말씀 > 목자의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