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만드는 교회

• 신비한 창조세계

하나님이 만드신 처음 세상은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창1:31),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창조질서를 따라 모든 만물을 만드셨기

때문입니다. 마치 거대한 숲과 같지요. 숲에는 나무와 나무가 뿌리를 묶고 있

습니다. 식물인 꽃과 곤충인 벌이 연결되어 서로 공생합니다. 바람과 풀이 속

삭입니다. 무수한 짐승들이 숲속에서 뜯어 먹고 똥을 싸고 오줌을 갈겨대며

빠대고 다닙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숲 속의 물은 맑고 공기는 깨끗하며 열

매가 풍성합니다.

제 세광고등학교 동창인 반칠환 시인, 그의 <시치미>라는 시입니다.

<시치미>

-반칠환-

“저 맑은 거짓말 좀 보게나

치악산 능선마다

새똥 곰똥 달팽이 오줌

다 씻어내린 계곡물이

맑다”

온갖 짐승들의 똥물 오줌이 섞여 흘러내리니, 그 물이 더럽다? 아니 맑다! 시

치미 뚝 뗀 거짓말처럼. 하나님 창조의 신비입니다. 그 치악산 숲에서 산소를

품어내고 이산화탄소를 가져갑니다. 지구온난화를 가속하는 온실가스의 주원

인 탄소를 흡수하는 곳, 대신 생명체에게 꼭 필요한 산소를 만드는 산소공장,

숲입니다. 숲이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들을 살립니다. 그 안에서 인간을 비롯해

동물 식물 하찮아 보이는 돌들이 다 소중합니다. 서로 어깨동무하듯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나가 잘못될 때 삐그덕’, 하나님이 그렇게 만드셨어요.

제주도에 가면 꼭 보고 싶은 것, 돌담입니다. 무심하게 지나쳤지만 <세계농업

유산>으로까지 지정되어 있더군요. 집에도 밭에도 길가 무덤에도. 돌담이 거센

바람과 짐승들로부터 보호해 줍니다. 제주 돌담이 얼마나 많고 긴지 지구 반

바퀴를 돌고도 남는대요. 잘 생긴 돌, 못 생긴 돌, 어린 돌, 늙은 돌, 큰 돌

작은 돌, 삐죽빼죽 모난 돌, 어느 것 하나 필요 없는 게 없어요. 그 중 하나를

빼면? 와르르 무너집니다. 적재적소에 촘촘히 박혀서 하나의 담을 이루고 있

습니다. 하나님이 만드신 숲, 자연 세계 또한 그러합니다. ‘너 없이 나 없다’,

각 지체가 맡은 분량대로 잘 연결되어 있을 때 건강한 몸을 이룰 수 있습니

다.

• 신음하는 세상

그런데 그렇게 아름답게 연결된 주님의 숲인 세상이 신음하고 있습니다. 전세

계 20억명이 물부족을 겪고 있습니다. 사막화가 급속합니다. 지구온도가 올라

갑니다. 북극 빙하는 2/3가 녹았습니다. 2만년동안 녹지 않던 빙하인데 1/3만

남았습니다. 10년후면 다 없어진대요. ‘북극의 눈물’이라? 하나님의 눈물이라!

“그깟 빙하 녹는다고 무슨 문제에요? 관광 안가면 되지?”. 빙하가 녹으면 해

수면이 높아져서 태풍과 해일 홍수가 사나워집니다. 겨울추위 여름더위가 극

심해 집니다.

얼마 전에 동해쪽을 갈 일이 있었어요. 옆에 바다를 끼고 고속도로와 산천이

너무나 멋지고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삼척 즈음에 들어서니 산들이 시커멓습

니다. 지난 봄 울진에서 시작되어 10여일간 타들어 갔던 산불의 흔적들입니

다. 우리나라만이 아닙니다. 사람의 실수 때문만이 아니에요. 전세계가 대형

산불로 불타고 있습니다. 미국 호주 이태리 아프리카에서. 궁극적으로 온난화

가 주원인입니다. 지구 한쪽은 홍수로 신음하고 다른 쪽은 고온과 산불로 고

통 당합니다.

환경문제 그 중심에 인간이 있습니다. 숲에 사자든 호랑이든 어떤 맹수가 들

어가도 괜찮은데, 사람만 들어가면 망가집니다. 인간의 죄와 욕심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용서하시지만 자연은 용서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어요. 자연이 가

만 있지 않고 인류에게 좋은 것을 주지 않습니다.

• 주님의 숲을 만들라

교회가 영혼구원과 함께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주님의 숲을 회복하는데 힘써야

합니다. 다른 것 없어요. 삶에서 성경 말씀대로 신앙적으로 살면 됩니다. 욕심

과 낭비를 줄이고 경건절제하는 삶이에요. 주신 것에 감사하고 자족하며 사는

일입니다. 그렇게 할 때 세상은 조금씩 주님의 숲이 될 것입니다.

나아가 교회가 무엇을 할 것인가? 오늘 <환경부>라는 이름으로 처음 모입니

다. 교회를 어떻게 하면 주님의 숲으로 만들 수 있을까? 실제 꽃과 나무가 있

는 주님의 숲으로 가꾸는 일입니다. 올해 표어 ‘복음으로 교회를 새롭게 세상

을 이롭게’, 어떻게 교회가 이 지역을 주님의 숲이 되도록 이롭게 쓰임 받을

수 있을까? 기도하며 길을 찾고자 합니다.

제가 지원하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있어요. 10여년 전부터 몽골 <은총의

숲>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몽골은 한국의 7배 면적인데 사막화가 90%나 진

행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황사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요. 몽골

아르칼란트 지역, 지금은 2만그루가 넘는 나무들이 자라는 거대한 숲을 이루

었습니다. “나무 심은 뒤 먼지가 확 줄었어요”. 동네 주민의 말입니다. 그러니

그 나무들, 그 숲은 하나님의 은총을 머금은 곳이지요. 그래서 은총의 숲입니

다.

케냐의 왕가리 마타이(Wangari Muta Maathai). 2004년에 아프리카 여성 최

초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합니다. 대학교수이자 환경운동가인 그녀는 사막화 되

어 가는 아프리카 땅을 살리기 위해 나무 3000만 그루를 심었습니다. 아프리

카 그린벨트 운동의 창시자, 그녀가 죽은 이후에도 많은 사람들이 나무 심기

운동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노벨상 수상 기념 연설은 많은 사람들을 감

동케 했습니다.

“숲에 불이 나면 모든 동물이 도망갑니다. 그런데 달아나지 않고 숲을 지키는

동물이 있습니다. 벌새, 손가락 한 마디 정도밖에 되지 않는 이 작은 새는 숲

에 불이 나면 개울가에서 그 작은 부리로 물을 머금고 와서는 불붙은 나무에

뿌립니다. 숲을 집어 삼킬 수도 있는 큰 불에 비하면 벌새의 이런 행동이 하

찮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나는 이 벌새에게서 인류가 가야 할 길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60억 인류가 벌새가 되어 한 사람 한 사람이 평생 나무

열 그루를 심는다면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저는 이 글을 보며 예수님을 생각했어요. 골고다 십자가는 별 거 아닙니다.

“그 작은 십자가로 세상을 어떻게 해, 무슨 소용이 있어?”. 그러나 그 십자가

가 세상에 구원과 생명,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임하게 합니다. 주께서 오늘날

이 땅에 오신다면 벌새가 되시리라. 벌새 예수님! 물을 한 모금 머금고 산불을

끄시고 숲을 만드사, 아프리카 오염된 물을 먹는 아이들에게 깨끗한 물을 주

고, 황사로 미세먼지로 죽어가는 인생들에게 맑은 공기를 주셔서 생명을 살리

는 일을 하십니다. 그리고 그 주님의 숲으로 지친 인생들을 초대하셔서 쉼과

평안을 주실 것이라.

그 주님께서 오늘 말씀하십니다. “영락교회가 이 일에 함께 하자. 주님의 품이

되고 주님의 숲을 만들자”.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