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브리엘 천사가 되어

• 12월

12월 18일 성탄이 한 주일 앞으로 와 있습니다. 신년 달력을 나눠 드렸는데

새것으로 바꿔 다셨는지요? 사실은 달력 12장 중에 12월이 제일 안 됐어요.

맨 뒤에서 열 한 달을 참고 기다려왔잖아요. 11명 친구들 찢기는 걸 다 겪어

야 했잖아요. 마지막까지 제일 때가 묻고 구겨지다가 감나무 까치밥처럼 혼자

덩그러니 남았잖아요. 마침내 12월이 되어 빛을 보았는데 웬걸요, 덜커덕 내

년 달력으로 대체된다니. “아 내 팔자야”. 그래서 저는 새 달력으로 바꾸려다

가 안 바꿨어요. 12월한테 미안해서. (별 생각 다한다?)

그런데 12월 달력은 홀대받아도 12월은 귀인처럼 중요하지요. 특히 성탄이 송

년에 위치해 있는 것이 의미 있습니다.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

라 합니다. 그래서 지난 몇 주일, 과거현재미래를 맞는 세 가지 신앙원칙을 보

았지요. 에벤에셀 임마누엘 여호와이레. 과거는 에벤에셀, ‘여기까지 도우셨

다’. 현재는 임마누엘, ‘지금도 함께 하신다’. 미래는 여호와이레, ‘주께서 예비

하신다’.

• 성탄의 빛

이런 마음으로 대림절 마지막 네 번째 촛불을 밝힙니다. 기다림의 절기, 강단

에 대림절 촛불도, 빛나는 크리스마스트리도, 빛으로 오시는 예수님을 기다리

고 있습니다.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가 숲속을 산책하고 있었습니다. 평소에 어둡기 그지

없던 전나무 숲인데, 그날따라 숲속이 전등을 켜놓은 것처럼 환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랍니다. 눈이 펑펑 내린 크리스마스이브 밤, 나무 위에 하얗게 쌓인 눈

이 밝은 달빛을 받아 환히 빛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치 어둡던 숲에 빛의

향연이 벌어지고 있는 듯했습니다. 루터가 큰 깨달음을 얻습니다. “인간은 저

전나무와 같구나. 어두운 세상에 초라한 존재일 뿐. 성탄으로 오시는 예수님의

빛을 받을 때 밝고 빛나는 인생이 되는구나!”

루터는 이 깨달음을 사람들과 나누고자, 전나무 하나를 메고 집으로 돌아옵니

다. 가지마다 눈 모양의 솜을 얹고 빛을 발하는 꼬마전구 촛불을 매달았으니,

이것이 크리스마스트리의 기원이 되었다고 전합니다.

그렇습니다. 세상은 참으로 어둡습니다. 인간은 전나무처럼 외롭고 연약한 존

재입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빛이 비치면 어두운 세상이 밝아지고, 희망

없이 죽어가는 인생에 참 생명과 소망의 역사가 일어납니다. 오늘도 성전에

오른 성도들 영혼이 그렇게 환히 비치길 바라면서, 강단의 대림절 촛불을, 크

리스마스트리의 불을 밝혀 봅니다.

• 가브리엘 천사

그 성탄의 빛이 이 땅에 임할 것임을 전한 천사가 있었지요. 가브리엘. 그는

마리아에게 찾아가 은혜와 평강을 빌며 메시아 탄생을 예고합니다.

(눅1:28)“은혜를 받은 자여 평안할지어다 주께서 너와 함께 하시도다

(31)“보라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

수태고지라 하지요. 가브리엘 천사로 인해 마리아는 순종을 고백합니다.

(38)“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눅2장)에도 가브리엘은 목자들에게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전합니다.

(눅2:10)“천사가 이르되 무서워하지 말라 보라 내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

의 좋은 소식을 너희에게 전하노라 (11)오늘 다윗의 동네에 너희를 위하여 구

주가 나셨으니 곧 그리스도 주시니라 (14)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

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하니라”

이 소식을 들은 목자들은 베들레헴 마구간으로 달려가서 아기 예수님을 처음

경배한 은총을 입게 됩니다.

두 천사가 있어요. 가브리엘과 루시퍼. 루시퍼는 천사였다가 교만하여 사탄 마

귀가 되었습니다(사14:12). 마귀는 갈라지게 하고 미움과 거짓으로 어떻게든

좋은 소식을 막습니다. 그러나 가브리엘 천사는 하나님의 메신저로서 하늘의

소식을 전합니다. 그 소식은 생명의 소식이요 세상에 희망을 주는 복된 소식

입니다. 가브리엘을 통해 마리아와 목자들은 두려움을 몰아내고 은혜와 평안,

임마누엘 확신 속에 순종합니다. 그리하여 온 땅에 성탄의 은총이 전해지게

된 것이지요.

• 가브리엘 천사가 되어

가브리엘, 목자들, 베들레헴, 마구간. 첫 성탄의 모습들을 묵상하다, 우리가 다

름 아닌 가브리엘 천사가 되어 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교회에 만 80세 이상

어르신들이 계십니다. 혼자이신 분들, 자식이 멀리 있는 분도, 혹은 요양원에,

말벗 하나 없이 적적하게 사시는 분들이 태반입니다. 저들에게 성탄의 기쁜

소식을 전하고 아울러 작은 선물을 전하는 일입니다. 양말 속옷 장갑 목도리

등도 좋고, 과일이나 팥죽 떡 같은 먹거리도 좋습니다. 우편으로 전해도 좋고,

직접 전화 드린 후 찾아 뵙는 것은 더욱 좋습니다. 서로 손을 잡고 마음을 전

하며 기도해 드린다면 정말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이 될 것입니다. 한 어르신에

게 중복 되어도 좋습니다. 속옷이 두 벌 되면 또 어떻겠어요. 더 따스한 겨울

을 나시게 될 것입니다. 어디 멀리 가서 봉사하는 것도 귀하겠지만, 내 교회

울타리 안에 계신 어르신들에게 성탄의 소식을 전하고 섬긴다면, 오늘의 가브

리엘 천사가 될 것입니다.

열매에는 수고가 따르지요. 수고가 따르지 않는 믿음과 사랑은 울리는 꽹과리

일 뿐입니다. 사랑의 열매를 위해서는 기도와 마음, 물질과 시간의 수고가 함

께 가야 합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하늘 보좌 버리고 사람 되어 마구간에 오신

수고에 비한다면, 죄 없으신 분이 내 죄를 대속해 십자가의 고통을 당하신 수

고를 생각한다면, 우리의 수고는 너무나 작은 것이겠지요. 그러나 그 수고를

통해 성탄으로 오시는 예수님을 전한다면, 주님의 수고를 닮은 아름다운 일,

의미 깊은 성탄절이 될 것입니다.

많은 성도가 참여했으면. 이 글 읽고 다들 “아 참 좋겠다” 하셨으면. 그 옛날

기쁜 소식을 안고 베들레헴 들녘을 향하던 가브리엘 천사처럼, 목자들처럼 말

입니다.

<방법>

예배 후 나가면서 카드를 한 장 가져간다.

그 안에 어르신 한 분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를 확인한다.

그분 위해 기도해 드리며 선물을 준비한다.

<전달 방법>

전화 드린 후 우편으로 부친다.

혹은 전화 드린 후 집으로 찾아뵙고 전한다.

전달 전에 선물 사진 한 컷, 구역장께 보고드린다.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