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 세상을 보는 눈

인생을 보는 견해 중에 운명론(Fatalism)이 있습니다. 세상일은 미리 정해져

있다는 것이지요. 신의 운명, 운명적인 사랑, 머피의 법칙(?). 그 옛날 스토아

학파(Stoicism)의 주장이요 이슬람교의 대전제이지요. 우리 생활 가까이에도

들어와 있지요. 많은 사람이 점을 치는 것, 내 운명을 알고 싶어서입니다. 심

지어 대통령 부인도 공개적으로 점과 사주팔자를 신봉합니다. 기독교인들이라

도 칼빈의 예정론을 오해하면, 숙명론 기계적인 결정론(Determinism)이 됩니

다. 하나님이 모든 것을 정해 놓았으니 인간은 이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믿는 것이지요.

또한 우연론이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일은 인간의 노력이나 어떤 법칙이 없

이, 저절로 혹은 우연히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우연 가치관의 대표는 진화론입

니다. 단세포에서 다세포로, 원숭이에서 인간(Homo sapience)으로 진화된

것, 내가 이 세상에 온 것도 우연(偶然)입니다. 진화론에서 우연이 중심적 역

할을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성경은 어떻게 이야기할까? 성경은 운명이나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

의 섭리(攝理)를 말합니다. Providence. 하나님이 인생과 만물을 다스리시고

이끌어 가십니다. 칼빈은 <기독교강요> 섭리론에서 말합니다.

“하나님은 자신이 창조하신 세상을 섭리로써 돌보시고 보호하시며 각 부분을

다스리신다. 창조주 하나님은 곧 섭리자 하나님이시며, 하나님의 섭리란 신앙

의 눈으로만 통찰할 수 있는 하나님의 활동이다”.

하나님은 태초에 창조하시고 손 놓으신 것이 아니라, 지금도 모든 피조물을

다스리시고 보존하시며 인도해 가십니다. ‘태초의 창조’(creatio originalis)와

‘계속된 창조’(creatio continua). 무엇으로?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가지고.

• 우연이나 운명은 없다

그러므로 인간과 그 미래는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미 결정된 어떤 운명

은 없습니다. 시험이나 결혼을 앞두고 점을 치거나 사주팔자를 볼 이유 없습

니다. 더욱이 아무렇게나 우연히 이루어지지도 않으니 괜한 요행을 바라지도

말 일입니다. 물론 우연처럼 일어나는 일들이 많습니다. 알렉산더 프레밍은 세

균배양 실험하다가 우연히 페니실린을 발명하였습니다. 뉴턴은 우연히 사과나

무 아래서 사과가 밑으로만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하였

습니다. 룻은 보아스 밭에 ‘우연히’(룻2:3) 가서 이삭을 줍습니다. 그때 ‘마침’

(룻2:4) 보아스가 그곳으로 나왔습니다. 소가 뒷걸음치다 쥐를 잡듯, 기막힌

우연이지요

그러나 사람이 보기에 우연으로 보였을뿐 하나님의 뜻과 계획이 있으십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섭리라. 지난 주일 야외예배 때 말씀이었지요. “까마귀를

생각하라 하나님이 기르시나니”(눅12:24). 사람들이 싫어하고 율법에서조차 부

정하다 한 까마귀도 하나님께서 돌보십니다. “참새 한 마리도 아버지께서 허

락하지 아니하시면 그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아니하리라”(마10:29).

• 섭리를 따라 산 사람들

성경은 그렇게 하나님의 섭리하에 살고 그것을 고백한 사람들 이야기입니다.

요셉이 형들에게 팔려서 애굽에 감옥에 십수년간 고생한 것, 세상적으로는 슬

픈 운명입니다. 그러나 요셉은 이것이 하나님의 섭리라고 고백합니다(창45:5).

섭리 신앙이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욥이 재산 자녀 건강을 모두 다 잃는 고난

을 맞았지만 이렇게 고백합니다. “주신 이도 여호와시요 취하신 이도 여호와

시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지니이다”(욥1:21). 섭리 신앙에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세상 모든 일에 우연이란 없습니다. 성도는 재수나 운명을 믿지 않

습니다. 세상의 모든 일과 만물에는 하나님의 작정하신 일을 이루시기 위한

하나님의 역사하심만이 있습니다. 저 멀리 우주의 질서에서부터 인간의 생사

화복, 내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까지 하나님의 섭리에 의해 운행됩니다. 그것이

이해되는 일도 있고 이해되지 않는 일도 있을 뿐이지요. 우리가 요셉이나 욥

처럼 하나님의 섭리를 인정할 때, 내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통해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영어에 세렌디피티(Serendipity)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우연적으로 뜻밖에 얻

게 된 행운을 말합니다. 신앙적인 세렌디피티가 있습니다. 기대하지 않은 하나

님의 은혜를 말합니다. 뜻밖의 일, 우연인 것 같지만 하나님의 계획과 뜻, 섭

리와 경륜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 성도의 할 일

그렇다면 하나님의 섭리가 있으니 사람은 할 일이 없을까요? 그렇다면 그것은

또 다른 운명론에 불과할 것이지요. 세렌디피티, 우연 같은 하나님의 섭리는

그냥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우연히 넝쿨째 들어오는 호박 덩어리가 아닙니다.

성경에도 우연 같은 일들이 많다고 했지요. 여리고 성에 소경 바디매오가 눈

을 뜬 것, 우연히 지나가시는 예수님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날 바디

매오가 게을러 그 성문에 나오지 않았다면, 다른 소경들처럼 예수님에 대한

소문을 한 귀로 듣고 흘려 버렸다면, 우연 같은 기적을 경험하지 못했을 것입

니다.

보아스를 만나 인생이 변한 룻과 나오미, 물론 성경에 쓰인 그대로 ‘우연’은

우연입니다. 그런데 만약 룻이 낯선 이방 땅이라고, 밭에 나가는 것이 무섭다

고, 혹은 게을러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서 방에 처박혀 있었다면. 그녀는 이

삭을 줍지도 보아스를 만나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룻은 하나님께 맡기며 밭으

로 향하니다. 시어미도 그 믿음을 가지고 “내 딸아 갈지어다”(룻2;2) 합니다.

그러자 길이 열렸습니다. 그 결단과 믿음에 하나님이 선한 길로 인도하신 것

이지요. 룻이 보아스를 만난 것, 우연이나 운명이 아니라 룻의 믿음과 순종이

하나님의 섭리를 이끌어 냈습니다. 그러므로 우연처럼 보이지만 우연은 없습

니다. 우연을 가장한 필연. 준비하며 노력한 사람, 믿음으로 순종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선물 보따리입니다.

C.S.루이스가 기도에 대한 강연을 마친 후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이 말하는 기도의 응답은 결국 우연의 일치가 아니겠느냐?”

루이스 교수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우연일지도 모르지요. 그런데 이상한 것은 제가 기도를 그치고 노력을 그치

면 그 우연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 우리 만남은~

노사연의 국민가요가 있지요. <만남>.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라 바람이었다

고 노래합니다. 그런데 바람이 있다고 그 만남이 이루어지는 건 아니지요. 만

남도 헤어짐도 정해진 운명 같은 것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믿고

노래합니다.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그것은 하나님 섭리 이었어”

(시33:13-14)“여호와께서 하늘에서 굽어보사 모든 인생을 살피심이여 곧 그가

거하시는 곳에서 세상의 모든 거민들을 굽어 살피시는도다”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