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점의 힘

• 약점 인생

각자에게 종이를 한 장씩 드리고 반을 나누어 왼쪽에는 장점을 쓰고, 오른쪽

에는 약점을 쓰라, 하면 어느 쪽이 더 길까요? 장점과 단점, 어느 것이 더 쓸

게 많을까요?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약점 쪽이 더 많대요. 사람은 단점이나 부족한 것에 더

집착하는 ‘부정성 편향’(negativity bias)이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대학을 나

왔다면? 나는 왜 키가 난쟁이 똥자루만 할까?”

예, 사람은 누구나 이 약점을 가지고 있지요. 외모에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이

있어요. 건강에 약점, 학력에 가정환경을 핸디캡으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것

때문에 위축됩니다. 자신감이 떨어지고 열등감이 있습니다. 약점을 감추려고

애쓰는 내 모습이 싫습니다.

저희 부부를 주례하신 연동교회 이성희 목사님. 오래전, 예배에 늘 모자를 쓰

고 있는 청년이 있었대요. 목사님이 유심히 봅니다. “너는 왜 모자를 쓰고 예

배드리니?” 까칠한 청년이 까칠하게 대답합니다. “목사님, 눈 나쁘면 뭘 써

요?” “안경을 쓰지” “머리 나쁘면 모자를 써요. 신경 쓰지 마세요”. 알고 보니

머리카락이 적어서 핸디캡을 갖고 있는 청년이었습니다.

이렇듯 사람은 약점을 싫어해서 가리고 싶어 하지요. 약점이 많은 사람, 세상

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약점 보다는 강점이, 단점 보다는 능력이 많은 사람을

좋아합니다.

문제는 성경이지요. 성경의 하나님은 어떤 사람을 부르시고 가까이하실까요?

세상처럼 강한 사람, 잘나고 장점이 많은 사람을 좋아하실까?

• 내가 연약할수록 더욱 귀히 여기사

성경의 하나님은 약점이 있는 자를 찾으십니다. 하나님이 찾고 부르셔서 사용

한 사람들은 모두 약점이 많습니다. 심지어 어떤 이는 강점을 모두 없애신 후

에 부르십니다. 모세입니다. (출2장)그는 강점이 있었어요. 세상을 호령하는 제

국 애굽의 왕자예요. 무서울 게 없는 젊은 나이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런

강점의 모세를 부르지 않았어요. 오히려 강점을 다 내려놓게 하시고 약점을

사용하십니다. 그의 약점은 불같은 성격입니다. 사람을 죽이지요. 도망쳐서 미

디안 광야에서 40년을 삽니다. 이제 그의 장점은 다 사라졌어요. 시골에서 양

치는 목자, 여든 살 힘없어 늙은 모세. 그러나 하나님은 그런 모세를 부르사

이스라엘을 구원하는 출애굽의 지도자로 사용하셨습니다.

사사 에훗은 약점이 있었지요. ‘왼손잡이’. 오른손을 사용하지 못하는 장애가

있었다는 뜻입니다. 베냐민 지파인데, 베냐민은 ‘오른손의 아들’이라는 뜻입니

다. 오른손의 아들이 오른손을 쓰지 못하고 왼손을 써야 했으니, 지파에서 쓸

모가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런 에훗을 들어 모압을 물리치는 위대한

사사로 쓰셨습니다.

예수님 제자들 보세요. 대부분 무식한 어부들입니다. ‘뱃놈’이라 천대받던 사

람들. 그러나 주께서 변화시키시니, 한 성격하던 ‘우레의 아들’ 요한이 사랑의

사도가 됩니다(요한복음 요한1,2,3서 계시록). 충동적이던 시몬은 베드로, 반석

이 됩니다. 의심 많던 도마는 인도에까지 가서 선교를 하고, 예수님 우편을 탐

하던 야고보는 초대교회 기둥이 됩니다.

약점으로 하자면 삭개오를 뺄 수 없지요. 그는 신체적인 약점, 키가 작았어요.

직업의 약점, 로마 앞잡이 세리장입니다. 사람관계에도 약점이 있어서 왕따,

따돌림을 당했어요. 그러나 그 약점 때문에 뽕나무에 올라가니 예수님을 만났

습니다. “오늘 구원이 이 집에 이르렀느니라”(눅19:9)

(찬563장) 3절은 이렇게 고백하며 찬양합니다. “내가 연약할수록 더욱 귀히

여기사 높은 보좌 위에서 낮은 나를 보시네 날 사랑하심 날 사랑하심 날 사랑

하심 성경에 써있네”

“그러나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

(고전1:27)

• 약점(弱點)은 약점(藥點)!

그러므로 내 약점을 하나님 앞에서 인정하십시오. 세상은 약점을 감춥니다. 부

끄러운 흠이니까. 그러나 하나님은 약점을 은혜가 임하는 포인트로 보십니다.

힘을 주는 약점, 능력이 임하는 약점. 이것을 알고 겸손히 엎드려 기도할 때

하나님의 도움이 임하십니다. “약점(弱點)은 약점(藥點)이다!”

사도 바울에게는 심각한 약점이 있었습니다. ‘몸의 가시’, 안질 혹은 간질이라

해요. 더구나 예레미야처럼 말이 어눌했어요. 설교를 얼마나 못했는지, (행20

장)청년 유두고는 졸다가 창문에서 떨어져 죽었어요. 이쯤되면 어느 교회에서

도 목회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런 약점의 사람을 사용하사, 신약

성경 13권을 쓰게 하고 세계 선교의 위대한 업적을 이루게 하셨습니다. 그래

서 바울은 약점을 자랑합니다.

(고후12:9-10)“... 그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머물게 하려 함이라... 내가

약한 그 때에 강함이라.” 내 약점 속에 하나님의 뜻이 숨겨져 있습니다. 약점

이 하나님 은혜가 임하는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신학자 브루너는 이렇게 기도합니다.

“주님 내게 고칠 수 있는 것과 고칠 수 없는 것을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

시옵소서. 고칠 수 있는 것은 고칠 수 있는 용기를 주시고, 고칠 수 없는 것

은 담대히 받아 들일 수 있는 평온함을 주소서. ”

약점을 가지고 하나님 앞에 나오십시오. 도와 주시길 기도하십시오. 약하게 하

는 약점(弱點)이 약이 되는 약점(藥點)이 됩니다.

• 약점을 만지시는 하나님

하나님이 불러 선지자를 삼고자 했던 예레미야도 약점이 있었습니다.

“내가 이르되 슬프도소이다 주 여호와여 보소서 나는 아이라 말할 줄을 알지

못하나이다 하니”(렘1:6)

‘말할 줄을 알지 못하나이다’. 아직 어려서인지 선천적인지, 예레미야는 말하

는 것에 뭔가 문제가 있었어요. 어눌했다? 더듬었다? 울렁증? 선지자는 사람

들 앞에서 말로 예언하는 게 일인데, 말을 잘 못하니 치명적인 약점입니다. 예

레미야, 그는 약점이 있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예레미야의 약점을 만지시사 강점이 되게 하셨습니다. ‘그의

손을 내밀어 내 입에 대시며’(렘1:9). 하나님 앞에 나와 약점을 인정하고 기도

하자 주께서 예레미야의 입에 손을 대십니다. “왜 하필 입에? 보통은 머리에

안수하는데”.

그 입은 콕 집어 약점의 입이지요. ‘내 말을 네 입에 두었노라’. 주께서 가만

히 그 입에 손을 대십니다. “약점 때문에 물러서지 마라, 주눅들지 말고 일어

서라”. 주께서 예레미야의 입이 되시사 선지자의 사명을 감당케 하셨습니다.

오래전에 심방하는데, 노년의 권사님 안수기도를 해 달래요. 머리에 손을 얹고

간절히 기도하는데, 갑자기 제 손을 잡더니 머리에서 어깨로 가져가세요. 왜?

그쪽이 아프셨나 봐요. 나았을까요? 그건 모르겠어요. 단지 아직도 건강히 살

아 계십니다. 오늘도 교회 나오셨어요. 중요한 건 믿음이지요. “하나님이 손대

시면 약점이 강점이 된다”.

저는 (렘1:9)을 보면서, 성경 속에 들어가 하나님의 손을 꺼내서 내 몸에 대고

싶었어요. ‘그의(하나님의) 손’, 이 글자를 칼로 오려내서 내 몸에 대고 싶어

요. 내 평생 가지고 있는 연약한 부분에 대고 싶어요. 나도 약한 곳이 참 많

습니다. 주께서 그곳을 아십니다.

“최목사 여기가 약점이지. 내가 안다. 근데 이 입조차 누가 만들었니. 내 손으

로 만들었다 이 손으로 약점을 감싸 주겠노라. 내가 십자가에서 약점을 담당

했으니 일어서라. 내가 너와 함께 하니 두려워 말라 힘을 내라”

주의 손이 여러분 약점을 만져 주시기 빕니다. 내 약한 곳에 은혜가 임하기

바랍니다. 그곳을 통해 세상을 이길 힘을 얻으시기 바랍니다. 발목을 잡는 약

점이 아니라 힘차게 날아오르는 약점이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