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기도”
• 광장에서
신앙생활은 주일과 예배때 뿐만 아니라, 매 순간 삶 속에서 ‘영이신 하나님과
사귐’ 입니다. ‘어미 품에 안긴 젖 뗀 아이’(시131:2)처럼, 엄마의 따스한 체온
과 향기와 넉넉한 품을 느끼며 누리며 즐거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많은 말
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주여...!’ 새벽 기도때 눈물로 부르짖는 외마디 탄식이 가슴에 깊이 와 닿을
때가 있습니다. ‘아버지!’... 평일 대낮에 고요한 성전의 적막을 깨는 기도자의
외침이 있을 때도 있습니다. 그 짧은 말 속에 어떤 아픔과 어떤 마음이 담겨
져 있을까. 어미는 말 못하는 자식의 몸부림에 담긴 의미를 알아 차리는 법,
하나님 역시 짧은 한 마디에 담긴 ‘내뱉지 못한 말’을 알아 들으시리라. 화살
기도 혹은 순간기도입니다. 프란시스 가드너 헌터는 화살기도를 ‘천국 핫라
인’(Hot Line to Heaven)이라 말합니다. 중세이전부터 사막의 교부들이나 수
도자들에 의해서 발전되어 온 기도의 한 형태입니다.
(사65:24)“그들이 부르기 전에 내가 응답하겠고 그들이 말을 마치기 전에 내
가 들을 것이며”
물론 성도는 하루에 특별히 정해진 시간, 정해진 장소가 있어 하나님과 교통
해야 합니다. 그러나 하루 종일 골방에만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됩니다. 광장
에 나와서 일해야지요. 골방은 광장을 위함이요, 광장은 또 골방을 향해야 합
니다. 그 광장에서 필요한 것이 ‘화살기도’입니다. 골방에서 길고 많은 말로서
기도를 올렸다면, 정신없이 일하는 광장에서는 순간에 드리는 짧은 기도가 필
요합니다. 긴 기도가 자칫 장황해 질 수 있다면, 화살기도는 짧은 순간에 간절
함을 담을 수 있습니다. 규칙적인 골방기도가 있는 사람이 화살기도를 병행할
때 강력한 기도의 열매를 거둘 수 있습니다.
• 성경에서 화살기도
성경에는 화살기도의 보고 역할을 한 짧은 기도문들이 많습니다. 최초의 형태
를 느헤미야라 봅니다. 그가 멀리 바사 땅에서 황폐한 예루살렘 소식을 듣고
는 성벽 재건을 위해 골방에서 기도합니다. 그리고는 때가 되어 아닥사스 왕
이 물을 때 잠시 묵도한 후 대답합니다.
(느2:4)“... 그러면 네가 무엇을 원하느냐 하시기로 내가 곧 하늘의 하나님께
묵도하고”
그 하늘을 바라보며 잠시 ‘묵도’한 것이 화살기도라 볼 수 있습니다. 이에 왕
의 즉각적인 허락을 받게 됩니다.
성경의 대표적인 화살기도를 보면,
(마19:26)“사람으로는 할 수 없으나 하나님으로서는 다 하실 수 있느니라”
(마26:39)“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막9:24)“내가 믿나이다 나의 믿음 없는 것을 도와 주소서”
(눅18:37)“다윗의 자손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요21:17)“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
(계22:20)“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
(시25:4)“여호와여 주의 도를 내게 보이시고 주의 길을 내게 가르치소서”
(시51:10)“하나님이여 내 속에 정한 마음...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
(시70:1)“하나님이여 나를 건지소서 여호와여 속히 나를 도우소서”
• 화살기도1
아침에 일어나며,
“주님, 하루를 당신께 맡기오니 뜻대로 하소서”
커튼을 걷으며,
“마음의 어둠을 거두어 주시고 빛으로 채우소서.”
이를 닦으며,
“내 입술을 맡기오니 깊이 생각하고 말하게 하소서”
머리를 감을 때,
“세상으로 향하는 잡념을 말갛게 씻어 주소서”
세수할 때,
“내 얼굴로 주님 얼굴 보여 주게 하소서”
설겆이를 하며,
“내 안에 이 더러움도 깨끗게 하소서”
옷을 입으며,
“주님, 겸손과 정결의 옷을 입혀 주소서”
현관문을 열며,
“모든 이들에게 내 마음의 문을 열게 하소서”
돌아와 문을 닫으며,
“세상으로 향했던 마음을 닫게 하소서”
옷을 벗으며,
“주님, 하루종일 수고와 무거운 짐도 벗겨 주소서”
커튼을 치며,
“이 밤도 당신 품안에서 편히 쉬게 하소서”
베게를 베며,
“꿈속에서도 당신의 팔로 안아 주소서”
• 화살기도2
특히 위급한 상황에서 화살기도는 마음에 평안과 소망을 줍니다.
수술실 앞에서,
“주님, 저를 붙드소서”
운전하다 아찔한 순간에,
“주여!” (이건 경험이 많죠? 주여 아부지...^^)
그 고비를 넘긴 후에,
“하나님 은혜입니다”
단순한 일을 할 때도,
“주여, 함께 하소서”
화가 치밀어 오를 때,
“오-래 참으신 주님 닮게 하소서”
손님을 대할 때,
“주께 하듯, 주께 하듯”
• 주님과 깊은 사귐을 위하여
이런 짧은 기도문은 한 번 하고 끝이 아니라 자꾸 반복하는 것입니다. 카톨릭
영창(chant), “키리에 엘레이손(kyrie eleison)”은,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를
가락에 실은 것으로, 계속해서 반복하는 찬양입니다. 빈 시간을 화살기도로 채
우면 삶의 보람과 일하는 기쁨이 더해집니다. 죽어 있는 허드렛 시간을 화살
기도로 채우면 살아 있는 시간이 됩니다. 그래서 어거스틴은 “화살기도는 우
리 사랑을 하나님께 신속히 전달하는 가장 충실한 전령이다” 라고 말합니다.
어떤 경우라도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주님과 교통하는 사귐이 있으면 좋겠습
니다. 중요한 것은 말의 길고 짧음이 아니라 마음을 담아 내는 것이겠지요. 하
나님은 우리 말을 받으시는 것이 아니라 그 말에 담긴 마음을 받으십니다. 화
살기도를 내 몸에 배게 해서 삶에 더 풍성한 은혜가 있기를 바랍니다.
(눅18:7-8)“하물며 하나님께서 그 밤낮 부르짖는 택하신 자들의 원한을 풀어
주지 아니하시겠느냐 그들에게 오래 참으시겠느냐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속
히 그 원한을 풀어 주시리라”
/사랑으로 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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