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날을 위해

새해 첫 주일입니다. 2024년 긴 강물을 건너는 첫 주일, 오십 두 개의 징검다

리에 첫 발을 내딛고 있습니다. 기대감 설레임이 있지요. 조심스럽기도 하고

염려도 있습니다. 정치경제 남북외교 사회문화 교육취업, 모든 현실지표가 어

둡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기도합니다. “새해에는 여러분 가정에 주님 주시는 은혜와 복이 충만

해서 웃는 날 많으시길 빕니다. 새해에는 우리 교회가 지피는 사랑과 희망의

촛불로 인해 주변이 따스해지길 빕니다. 새해에는 이 땅에 그리스도의 의와

평화가 가득하길 빕니다. 만물을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의 보살피심이 온누리

에 임하길 축복합니다”.

그런데 새 날은 가만히 있는 자에게 오지 않지요. 박두진 선생님이 오래 전

새해때 <해야 솟아라> 시를 쓰셨어요. “해야 솟아라 산너머 산너머서 어둠을

살라 먹고... 고운 해야 솟아라”.

그런데 치악산에서 뜨는 해는 가만 있어도 솟지요. 문제는 내 인생에 뜨는 진

짜 ‘새해’입니다. 그건 새 마음으로 준비한 자에게 옵니다.

지난 주간, 부목사님 사택과 사무실을 리모델링 했습니다. 다른 집 다른 공간

이 되었습니다. 그냥 된 게 아녜요. 마음을 들이고 무엇보다 얼마나 버렸는지

요. 그간 오래 된 것들 끌어 안고 살았어요. 그러고 좁다 좁다 했어요. 버렸더

니 새 것을 담을 공간이 생겼습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 아닐까. 새 날은 하나님께서 주시지만, 내가 준비할 게

있습니다. 변화는 마음에서 시작되지요. 마음의 빈 공간을 만드는 일입니다.

썩은 물을 내보내야 맑은 물을 들입니다. 낡은 것과 결별해야 좋은 것을 들입

니다. 그리할 때 새 해 새 날을 살 것입니다.

(고후5:17)“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

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