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불이 사그라들고 있지 않은가?”

-신년 표어(2)

새해 표어로 은혜를 나누고 있습니다.

“성령의 불이 불타는 교회”

이 표어에는 세 가지 질문이 담겨 있다 했지요.

첫째, “내 안에 성령의 불이 있는가?”

둘째, “그 불이 사그라들고 있지 않은가?”

셋째, “주변에 그 불을 붙이고 있는가?”

• “그 불이 사그라들고 있지 않은가?”

저는 밥이나 국이 뜨거운 것을 좋아합니다. 김이 펄펄 나는 밥, 커피도 뜨거운

걸 좋아해요. 국밥은 입천장 뗄 때가 많아요. 아내는 좀 천천히 식혀서 먹으라

하는데, 저는 싫어요. 커피가 식으면 그게 커피에요 숭늉이지. 맹맹한 설렁탕

은 괜히 누린내 냄새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밥이나 국이 뜨거울 때 먹어라?”

아니요. 그건 취향 따라 드시고, 문제는 신앙입니다. 크게는 인생관, 삶의 태

도예요. 성경은 신앙에 대해, 인생에 대해 ‘뜨거우라’ 합니다. 미지근해지면 마

귀의 유혹과 시험이 들끓습니다. 세균도 미지근한 곳에서 마구 번식한다지요.

그 옛날 신동엽 시인은 이런 시를 썼어요.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한라에서 백두까지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오늘날 맹맹한 게 껍데기 아닐까. 이런 말 있지요. ‘영혼 없는 대답’. 마음은

없고 건성으로 대답하는 것입니다. 영혼 없는 예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영혼

없는 기도, 영혼 없는 교제도. “우리 안에 껍데기는 가라”.

• 앗 뜨거워!

저는 영락교회 담임목사로서 새해 결심했습니다.

“미지근한 순서는 하지 않으리라, 맹맹한 곳은 다 없애리라”.

예배 순서도 부교역자들과 고민하고 있어요. 참회시간, 축복송, 통성기도, 영

혼을 담는 것 같지 않다? “뜨겁게 하자, 아니면 하지 말자”.

여러분 올해, 뭘 하든 뜨겁게 하시길 바랍니다. 구역 선교회, 각 기관부서에

서. 교회 밖 삶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일하고 사랑하며 사는 일에서, 운동 하

나를 해도. 맹맹한 구석은 없애고 뜨겁게 열정적으로 합시다. 미지근한 성도는

불을 붙이십시오.

자녀들에게 친구가 중요하지요. 공부 잘하는 아이 사귀라? 뭐든 열심인 아이

를 사귀게 하세요. 그 불이 옮겨붙습니다. 여러분 지금 제 곁에 와 보십시오.

‘앗 뜨거워!’. 데일 것입니다.

초대교회에 그 성령의 불이 붙었을 때 하루에도 3천 명씩 회개하고 돌아오는

부흥의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18세기 영국이 침체하였을 때 요한 웨슬레가 외

칩니다. “영혼에 하나님의 불을 붙이라!”. 옥스퍼드 대학에서 일어난 이 성령

의 불길로 영국이 다시 부흥했습니다.

존 번연 <천로역정>은 크리스천이 천국 가는 길에서 겪게 되는 일을 그리고

있습니다. 하루는 천국을 해석해 주는 해석자 집에 들어갑니다. 방 이름이 ‘난

로가 있는 방’이에요. 거기에서 자꾸 물을 붓는 자가 있어요. 난로에 물을 부

으니 자꾸 불이 꺼지지요. 누굴까? 마귀입니다. 마귀는 어떻게든 불이 꺼지게

합니다. 그런데 한 사람은 기름을 붙습니다. 꺼져가는 불을 살리려고, 불을 더

타게 하려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안간힘을 씁니다. 누굴까요. ‘그리스도’ 주님

이십니다. 오늘도 주님은 사그라드는 심령에 기름을 부으십니다.

“뜨겁게 살아야지. 포기하지 말라 다시 해야지. 불타는 인생이 돼야지.”

• 사그라들지 마라

혹 내 ‘신앙의 난로’에 불이 꺼져가는 것은 아닙니까? 부부라는 난로 속에 잿

더미만 남은 것은 아닙니까? 한때는 천장에 닿도록 헬륨가스 가득한 풍선이었

는데, 어느새 바람이 빠져서 바닥에 뒹굴고 있진 않은가?

교회는 불타는 장작더미입니다. 뜨겁게 타는 장작이라도 하나를 떼어 내면 연

기를 내면서 꺼집니다. 다시 불더미에 넣으십시오. 불이 붙습니다. 사그라드는

인생의 불을 붙이라. 우리에게 교회를 주신 이유입니다.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