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림

• 잘 노는 교회

내일은 야외예배로 드립니다. 1년에 한 번, 교회를 벗어나 자연 속에서 예배

하며 교제합니다. 예배를 마치면 운동회를 해요. 피구 2인3각 이어달리기까지.

우리 성도들, 승부욕이 대단합니다. 예수 믿는 것도 그리 열심이면 좋겠다(?).

경품이 되면 또 얼마나 좋아하는지요. 예배 시간엔 볼 수 없는 기쁨이 충만합

니다.

저는 담임목사로서 그것도 괜찮다 싶습니다. 먼저 잘 놀아야 합니다. 구역에서

선교회에서 교회학교에서 잘 어울리는 것이지요. 그러다 보면 신앙이 생기고

교회 안쪽에도 들어오게 됩니다.

잠언에 이런 말씀이 있어요.

“무리에게서 스스로 갈라지는 자는 자기 소욕을 따르는 자라 온갖 참 지혜를

배척하느니라”(잠18:1)

‘무리에게서 갈라지는 자’, 즉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지 않는 사람은 지혜롭지

못하다는 말씀이지요. 물론 내성적인 분이 있어요. 어울리기 쉽지 않지요. 문

제는 ‘나는 잘났다’ 교만해서 어울리지 않는 자, 소욕(욕심)이 많아서 나누고

섬기는 일을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그런 자는 복이 없습니다.

• 공동체

하나님이 만드신 에덴은 아담 홀로 사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아담과 하와, 온

갖 동식물이 어우러져 ‘함께’ 살아가게 하셨습니다. 무엇보다 주님은 부활을

믿는 성도들이 함께 모여서 마음을 나누고 교제하면서 신앙을 가꿔가게 하셨

으니, 그것이 교회입니다.

사실 혼자 하는 게 쉽고 편할 때가 많아요. 같이 어울리는 거, 어렵습니다. 마

음이 맞지 않고, 눈치 봐야지, 오해도 상처도 받습니다. 그래서 이 시대는 혼

자 하는 게 대세이지요. 혼밥, 혼행(여행), 혼쇼(쇼핑), 혼술?

그런데 성경은 무리, 공동체를 강조합니다. 교회 ‘공동체’예요. 그 속에 지혜가

있습니다. 무리들 속에서 신앙을 키워가지요. 서로 연합하는 법을 배우지요.

위로하고 위로받고, 사랑을 주고받습니다. 장작이 함께 있어야 힘있게 타오르

듯, 함께 예배하면서 힘을 얻게 됩니다.

(전4:12)“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능히 당하나니 삼겹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

• 어울림

그래서 저는 잘 놀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어른들도.

신나게 어울려서 잘 노는 교회, 신기하지요. 그런 교회에 은혜가 많습니다.

점점 사라져가는 풍경 중에 이런 게 있어요.

“현장아 노올~자” “술래잡기 할 사람 여기여기 붙어라”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고 소리치는 모습이 떠오르지요.

어릴 땐 집을 나서면 천지가 놀이터였습니다. 동네 논밭, 산과 들. 거기서 숨

바꼭질(담방고), 구슬비삭치기, 고무줄놀이 칼싸움을 했습니다. 지금은 노는 게

달라졌지요. 다들 혼자 놉니다. 폰질 게임. 스타크래프트 오버워치 어드벤처

포트나이트. 물론 그것도 노는 것이지만 잘 노는 것은 아녜요.

“잘 노는 아이가 공부도 잘한다, 노는 만큼 성공한다”.

요즘 아이들의 문제, 공부를 적게 해서? 어울려 잘 놀질 못해서!

수요일에 예수님의 비유를 보고 있는데, 천국 비유가 많아요. 그 대부분은 잔

칫집입니다. 천국은 어떤 곳인가, 잔치하는 집입니다. 성도들이 함께 어우러져

밥먹고 웃고 울고 노래하며 신나게 노는 곳, 그곳이 교회이고 천국입니다.

• 잘 어울리는 인생

유명한 화가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친구가 물어요.

“자네가 그린 그림이 좋은 작품인지 아닌지 어떻게 평가하나?”

화가가 대답합니다.

“난 그림을 그린 후 그것을 나무나 꽃 옆에 놓아 본다네. 내 그림이 그것들과

잘 어울리면 제대로 된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잘못된 것이지.”

프랑스 화가 샤갈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자연과 잘 어울리는 것이 가장 아름

답다고 말합니다.

오늘 자연에 나왔습니다. 하나님 만드신 꽃과 나무에 잘 어울리는 맑은 인생

이 되시기 바랍니다. 무엇보다 예수님 곁에 잘 어울리도록, 온유하고 겸손한

성도가 되기를 바랍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잘 어우러져서 신나는 교회, 은혜가

넘치는 교회가 되길 바랍니다.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