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생각>

높고 맑은 가을 하늘 보며 하나님 생각합니다. 온 우주 만물을 만드신 창조주,

나를 만드사 이 땅에 내신 영혼의 아버지. 그 하늘을 향해 가는 발걸음을 인

도하시는 하나님.

“그 하나님께 나를 맡기나이다”

떨어지는 낙엽을 밟으며 예수님 생각합니다. 세상은 높은 곳을 향하지만, 낮은

곳으로 더 낮은 곳으로. 한 잎 낙엽으로 썩으신, 우리를 살리려 거름이 되신.

생명의 싹을 틔우는 부활의 봄을 가르쳐 주신 주님.

“주님과 함께 그 날을 맞을 줄 믿습니다”

붉게 물든 단풍을 보며 인생을 생각합니다. 죽어가는 잎새들이 밝혀 놓은 등

불. 물감을 칠해 놓은 듯, 내 영혼 고운 빛깔로 물들어 가고 있는지. 주변을

환히 밝히고 있는지. 생의 절정을 살고 있는지.

“주님, 날마다 단풍 드는 날 되게 하소서”

잘 영근 열매들 거두며 결실을 생각합니다. 고개 숙인 벼, 그득한 광주리. 예

순 해 내 인생의 나무에는 어떤 열매 맺혔는지. 그 분께서 기뻐하실는지. 잎만

무성한 무화과나무는 아닌지.

“주님, 잘했다 충성된 종이라 칭찬받게 하소서”

텅 빈 들녘 내려 보다 겨울을 생각합니다. 푸르던 못자리도, 황금들판도 사라

지고 휑한 바람만이 떠도는 곳. 봄부터 여름 지나 가을까지, 애썼다 다독이시

는 어머니 손길. 그리고 이제 다가올 추운 겨울.
“주님, 그 날이 따스하도록 오늘 준비하며 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