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하 아비의 마음

어두운 계엄의 밤이 지나가고 수습하는 시간입니다. 성도들 모두 평안하신지

요. 여느 때처럼 ‘평안’의 인사를 전하는 것이 새롭습니다. 속속 드러나는 위

헌 위법의 정황들이 온 국민을 경악케 하고 있습니다. 40여년만에 다시 경험

하는 계엄치하, 아들을 군에 보낸 아비의 마음으로 그 순간을 돌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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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이 선포된 그날 밤,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는 다 같은 마음이었을 것입니

다. “지금 어떻게 하고 있을까?”. 무장을 하고 국회에 오가는 계엄군 얼굴을

면면히 살피는 이유이기도 했지요. “혹여 내 아들 아닐까?”. 영민이 규민이

민기, 다 그 얼굴들로 보였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나중에 아들을 통해 들어보니, 부대에서는 아주 긴박한 순간이

었더군요. 취침 중에 갑자기 사이렌이 울립니다. 요즘 계속 비상대기 하더니,

“또 훈련인가?”

근데 이번엔 분위기가 다릅니다. “비상, 실제 상황이다 실제 상황이다”.

기갑부대여서 탱크며 장갑차가 출동준비를 하고, 완전군장에 포탄을 장전하는

데, 목표지가 북쪽입니다. 훈련이 아닌 것입니다. 그리고 발포 명령을 기다리

는 시간, “전쟁이구나”. 전쟁이 난 줄 알았습니다.

“아빠, 좀 무서웠어요”.

오죽했을까?

애비도 최전방에 있었지만, GOP에서는 전쟁이 나면 그냥 그 자리에서 끝입니

다. 몇 센티 간격으로 포탄이 떨어져서 움직일 이유도 없다고 교육 받습니다.

이번에도 몇몇 접경지역 장병들은 유서를 써서 보냈다지요. 전쟁이 나서 이제

마지막인 줄 알았던 것입니다.

유서를 쓰는 스무 살 청춘들 마음이 어땠을까?

그렇게 완전군장에 대기상황은 그 밤을 지나 다음날 정오에나 상황이 종료되

어 잠을 자게 되었습니다.

다시는, 이렇게 자식을 사지로 모는 사악한 일이 일어나선 안되겠습니다. 그

어떤 이유라도, 생명을 볼모로 일으키는 행위는 사탄이 하는 짓이고 하나님이

결코 용납하지 않으십니다.

그래도 하나님께서 우리나라를 사랑하셔서, 시민들이 몸으로 막고 국회가 신

속히 결의를 해서 사태가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렇지 않고 그 절대절명의

순간, 흥분해서 격해지거나 총성이 울려 유혈사태가 일어났다면, 끔찍한 상황

으로 번졌을 것입니다.

앞으로가 문제이지요. 다시 재현될 수 있습니다. 있을 수 없는 일이 있어났으

니, 상상할 수 없는 더한 일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벌써 육군부대는 일요일까

지 소집 대기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고 하지요. 2차계엄이 의심됩니다. 북측을

자극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두루두루 정말이지 하나님의 특별하신 은

총이 임해야 이 땅에 평화가 지켜질 것입니다.

지난 수요일 저녁, 성도들은 다른 때보다 더 많이 기도회에 오셨습니다. 나라

위해 기도 하는데 그 목소리가 유난히 컸습니다. 이 땅의 희망입니다. 기도하

며 민족을 생각하는 교회를 통해, 하나님의 정의가 강물처럼, 성탄으로 오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평화가 들불처럼 임하길 소망합니다.

(암5:24)“오직 정의를 물 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 같이 흐르게 할지어다”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