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게 하소서

/최현장

“우리 마음이 이 ‘하찮은 음식’을 싫어하노라 하매”

(민21:5)

알게 하소서

구원이 하찮아진 시대

잃은 양 울음소리 사망의 골짜기에 들릴 때,

주를 믿는 그 믿음이

죽음에서 건져내는 생명의 밧줄임을

알게 하소서

만나가 하찮아진 시대

밤새 먹고 마셔도 빈 배만 불러 올 때,

이슬과 함께 내리던 하늘양식으로

굶주린 광야길에 배부름 얻었음을

알게 하소서

교회가 하찮아진 시대

주의 몸이 땅에 밟혀 세간의 조롱거리 될 때,

피값으로 사신 제단에 엎드려

눈물로 통곡하시는 그 분 계심을

알게 하소서

은혜가 하찮아진 시대

우물가 여인처럼 헛된 것을 찾을 때,

주님 주시는 샘물 같은 은혜이면

소망없는 내 인생도 회복될 수 있음을

알게 하소서

감사가 하찮아진 시대

매일 맞는 아침, 늘 곁에 있는 사람이 당연하다 여겨질 때,

기적은 숨 쉬는 코 끝에 와 있음을

서로 마주치는 눈가에 닿아 있고

만지면 아직도 따스한 살결에 있으며

두 발로 걸을 수 있는 발 밑에 와 있음을

이 하찮은 것들이 당연이 아니라 감사임을

알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