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사(Charisma)에 대하여

• 한얼산 기도원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교회 부흥회 전단지에는 ‘은사집회’ 라는 대문짝만

한 제목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목사, 신유 성령 은사 집회”

여러분들도 신앙생활해 오면서 이런 질문을 해 본 적이 있을지 모릅니다.

“나는 어떤 은사가 있나? 은사를 따라 섬기며 있나?”

그 만큼 한국교회 성도들은 은사에 관심이 많고 은사를 사모합니다.

저도 중학교 고등학교 때 특별한 은사를 얼마나 받고 싶어 했는지 모릅니

다. 급기야 방언을 받고 싶어 멀리 한얼산 기도원에 갔습니다. 당시 어린 저

로서는 파격적인 일이었지요. 어떻게 그 멀리 어딘지도 모르는 경기도에 있

는 한얼산을 찾아 갔겠어요?

알다시피 저는 어릴 때부터 목사로 서원했기에, 다른 교회 친구들에 비해

이런 은사가 갈급했습니다. 뭔가 눈에 보이는 표적을 소원했던 것이지요. 그

래야 분명한 확신으로 목사라는 장래희망을 부여잡고 갈 수 있었기 때문입

니다.

그런데 웬일인지 하나님은 그 흔하디 흔했던 은사를 주시지 않으셨습니다.

당시 70년대는 은사 시대라 할 정도로 각종 집회 때마다, 혹은 유명한 기도

원마다 신비한 은사들이 나타나곤 했지요. 병을 고친다든지, 방언을 한다든

지, 그 방언을 통변하고, 다른 사람의 앞날을 예언하고, 입신을 하는 등...

그때 마침 교회 권사님들이 은혜 받는다고 특별한 행차를 했었습니다. 한얼

산 기도원에 가셨던 것이지요. 그 차에, 그렇게 소심했던 제가 덜렁 타버리

고 말았던 것입니다. 거기서 며칠 동안 소위 ‘방언’을 받는다고 난리법석을

떨었지요.

• 충청도는 방언도 늦다?

아직도 기억에 아스라이 남아 있습니다. 청평댐 못 미쳐 경춘선 철길을 건

너 기도원으로 올라가는 길. 마침내 다다른 넓은 소나무숲. 거기에는 여름방

학때여서인지 전국에서 몰려온 인파로 가히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그 기도원에는 아주 유명했던 목사님이 계셨습니다. 이천석 목사님. 상이군

인으로 한 쪽 다리를 잃어 고무다리를 질질 끌면서 수천수만의 신도들에게

설교를 하고 안수를 했습니다. 안수가 끝나면 고무다리와 살갗이 닿은 부분

에 피가 줄줄 흘렀다고 하지요.

듣던 소문 그대로 욕을 참 많이 하셨어요. 그것 때문에 말도 많이 들었지만

특별한 은혜와 은사가 갈급한 뭇성도들에게는 문제가 될 것이 없었습니다.

차범근 선수는 현역 시절,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이 있었습

니다. 그때 이 목사님을 만나 20여분간 안수기도를 받고 완치되어 독일에도  

갈 수 있었다는 것은, 아주 유명한 간증이지요. 이건 틀림없는 사실이었고  

그가 크리스찬이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병을 고치고자 하는 사람들이 수도 없이 그 기도원에 몰려 들 

었습니다.

무엇보다 그 기도원은 방언 기도원이었습니다. 이목사님은 거기에서 방언

못 받으면 ‘개만도 못한**’라고 했습니다.

어떻게 되었을까요? 어린 중학생 최현장이 방언을 받았을까요?

웬걸요. 방언에 ‘방’자도 받지 못했습니다. 나중엔 방언 못 받은 개(?)들은

따로 모아서 방언특별레슨까지 받았는데도 소용없었습니다.

‘할렐루야’를 거꾸로 빨리 해보라나요? “야루렐할 야루렐할...”

방언의 은사를 받고 싶은 갈급한 마음이 있어 따라 해 보긴 했지만, 어린

마음에도 왠지 이건 아니다 싶어 끝내 돌아 섰습니다.

“충청도 사람은 방언도 늦게 받는 겨...”

그저 이 말에 위로 받으며 청주로 돌아 왔던 것이지요.

물론 그 후 교회에서 함께 모여 밤새 기도하던 중에 방언을 받긴 했지만,

그때의 갈급했던 마음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 어머니의 입신(入神)

방언뿐만이 아니었지요. 그땐 예언하는 성도들도 많았고 통역하는 분들도,

좀 조심스럽지만 입신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제 어머니는 부흥집회에 가시면 입신을 하곤 하셨습니다. 그때 개교회 목사

님들은 위험하다고 이단시해서 금하셨지요.

그런데도 어머니는 그 은밀한(?) 은사를 기뻐 받으셨습니다.

아직도 기억납니다. 어느 시골 교회 부흥회인데, 제 옆에서 기도하시던 어머

니가 목사님 안수 한방(?)에 그대로 누우셨습니다. 머리에 손을 대시니 아무

힘이 없이 잠자는 상태에 들어가신 것입니다. 어린 제가 얼마나 놀랐는지요,

어머니를 불러 보았지만 목사님께서 제재하셨고 한 30여분이 지난 후에 어

머니는 깨어 나셨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어머니에게 물었습니다.

“엄마, 잠 잔 겨?”

“응, 깊은 꿈을 꾼 거여”

“꿈?”

“응, 너무나 밝은 빛이 있어서, 그 빛을 향해 훨훨 날아가는 환상이여. 아마

거기가 천국이겠지?”

먹고 살기 힘들고 기댈 곳 없던 그 시대, 어머니와 같은 분들에게 그 환상은  

큰 위로와  희망이 되셨으리라.

• 귀신들린 친구 정성모

고등부때는 <정성모>라고 귀신들린 친구도 있었습니다. 착하고 순한 아이였

는데, 철야기도회 중에 갑자기 눈이 돌아가고 간질증세가 나타나서 입에는

거품을 물고 이상한 말을 해댔습니다. 당시 귀신 쫓는다면 한가락 하신다는  

신령하신 권사님들이 달려들어 밤새도록 기도하며 씨름을 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마귀야 물러갈지어다! 지어다! 지어다!”

권사님들은 그 친구를 가운데 놓고 방언을 비롯해 온갖 기도를 하면서 사단

을 쫓으셨습니다.

그런데요, 그렇게 능력의 권사님들이 포효하시는데도 그 마귀란 놈은(?)  

끄떡도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순하디 순한 친구의 입에서 이런 말들이  

터져 나왔습니다.  

“못가! 내가 왜 나가! 못나가!...”

전설의 고향에 귀신 씨나락 까먹는 여자 목소리로 버티는 그 친구의 변신에,

우리 모두는 놀라자빠질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건 뭐 정말 누가 꾸밀 수도,

만들어 낼 수도 없는 실제 상황이었지요.

밤새 그렇게 씨름하다 새벽이 되니까 언제 그랬냐는 듯, 귀신인지 뭔지 물

러가고 온순한 친구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 왔습니다. 밤새 있었던 일들을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순둥이로.

저는 그때 알았습니다.

“아, 눈에 보이지 않는 신령한 세계가 분명히 있구나, 사람이 이해할 수 없

는 신령한 은사가 분명히 있구나”.

그래서 저는 지금도 성령의 신비한 은사들을 부인하지 않습니다. 오순절 교

단만 성령운동 은사운동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버드대 하비 콕스(Harvey Cox) 교수는 <영성 음악 여성 Fire from  

Heaven>이라는 책에서 1906년부터 시작된 LA근교 아주사 스트리트 부흥운 

동(Azusa Street  Revival)을 소개하지요. 시모어(W. J. Seymour)와 흑인들을  

중심으로 성령 충만해서 신비로운 기적과 능력이 나타났습니다. 그게 오순절  

운동으로 이어지게 되었던 것이지요.  

문화신학자 폴 틸리히(P. Tillich)도 이러한 신비적 경험은 무슨 감정, 비이성

적 상태가 아니라, 인간 심연에서 심연으로 전달되는 하나님 지각의 한 방

법이라고 인정합니다.

아씨시 성 프란체스코의 저 유명한 ‘구비오의 사나운 늑대를 길들인 사건’은  

교회 역사에서 찾는 카리스마의 모범으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생수의 강>,  

리처드 포스터. 150쪽) 

우리 성도들 가운데도 이런 은사에 대해 할 말 많으신 분들 계십니다. 70년대  

우리 교회도 ‘성령충만 말씀충만 은사충만’ 했던 한국교회의 한 편에 있었을 

테이니까요.  

• 신비주의? 성령의 선물들

이런 말을 하면 어떤 분들은 저 보고 신비주의(mysticism)라 할 것입니다.

맞습니다. 방언, 신유, 예언, 이러한 가시적(可視的) 능력이 나타나는 은사에

만 너무 천착하면 신비주의에 흐를 수 있습니다. 시몬주의(Simonism)라 말

하기도 하지요(행8장). 신비한 현상만을 바라는 은사주의는 성경적이지도 않

고, 교회를 분열과 그릇된 열광주의에 빠지게 만듭니다.

사실, 어거스틴을 비롯해 칼빈, 루터, 낙스, 웨슬레, 스펄전 등의 영적인 거

장들은 방언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신비주의가 문제가 있다고 해서 신령한 은사들을 거부해서는 안 됩

니다. 하나님의 은사에는 분명히 이해할 수 없는 것들도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지성으로 평가하기에는 너무나 놀라운 현상입니다.

주의 성령께서 역사하실 때 그 은사(Charisma)들이 나타납니다. 은사는 성

령의 선물(Gifts)입니다. 무엇보다 은사를 초자연적인 현상이나 특수한 현상

으로 국한시킬 수 없습니다.

• 다양한 은사들

성경에는 아주 다양한 은사들이 나오지요. 성령님의 임재나 열매로 나타나

는 것은 모두 은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구약에는 꿈 해몽이 은사로 나타납니다. 명철이나 지혜와 연관되어 나타나

는 경우도 많습니다. 탁월한 지도력으로, 강한 힘이 은사로 나타나기도 하

고, 선지자들에게는 예언의 은사로 나타납니다.

신약에는 더욱 폭넓게 언급되어서, 사랑 생명 화평 의로운 행위 온유 절제  

인내 신유 예언 방언 지혜 등이 자주 나타나는 은사입니다. 이 은사들은 모

두 성령님의 열매들입니다. 의, 소망, 화평, 인내, 자비, 온유, 절제 등도 귀

한 은사로 나옵니다. 그리고 바울은 무엇보다 ‘사랑’의 은사를 강조했습니

다.  

그러므로 일반적으로 어떤 초능력적인 힘을 가진 사람에게 이 카리스마(은 

사)라는 단어를 쓰지만, 성서 개념으로 본다면 아주 평범한 일과 평범한 직 

책모두에게 해당됩니다. 좀 더 실제적으로 말한다면, 우리가 성령의 공동체 

인 교회 안에 들어와 있다면 이미 그 은사의 범주 안에 들어와 있는 것입니다.

영남신학대학교 김동건 교수는 특별히 '일상생활에서 체험되는 은사'를 말 

합니다.  

"성령님의 은사는 우리 자신을 넘어서는 선한 결단과 행위로도 나타납니다.

평화, 생명, 사랑, 절제, 정직, 지도력, 헌신 등이 성령님의 은사입니다. 인

간으로서 망설일 수밖에 없을 때, 진리의 편에 서게 인도해 주시는 분도 성

령님입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받는 잘못된 유혹을 이기는 것, 정직한 영

을 따라 사는 것도 은사입니다.

헐벗은 형제를 위한 작은 도움, 고통 받는 자를 위한 헌신, 멀리 북한의 동

포를 향한 기도도 성령님의 훌륭한 은사입니다. 이웃을 향한 관심과 사랑

의 행위, 평화를 위한 헌신, 이 역사와 정의를 위한 기도는 ‘나’를 넘어서는

성령님의 인도하심으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이 사회 안에서, 여러분의

삶 속에서 나를 넘어서는 선한 일을 위한 작은 행동과 기도가 행해질 때마

다 성령님의 은사가 그 순간 여러분과 함께하고 있는 것입니다. 성령님의

은사는 이렇게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체험됩니다."

<현대인을 위한 신학강의>, 김동건. 159-167쪽 참고.

• 전통적인 견해로서 은사

전통적으로 훌러신학교의 피터 와그너 교수는 27가지 은사를 이야기합니다.

시카고의 윌로우 크릭 교회의 빌 하이벨 목사는 24가지 은사를, 맥코믹 신

학교의 토마스 호킨스 교수는 22가지 은사를, 온타리오 성서대학의 리차드

후츠 교수는 26가지 은사를 이야기합니다.

아래는 피터 와그너 교수가 분류한 27가지 은사의 종류입니다. 나의 은사는

어느 것들이 있는지 자신의 은사찾기를 해 보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됩니다.

□(롬12:6-8) 7가지.

1)예언(설교,말씀전달) 2)섬기는일(헌신봉사도움) 3)가르치는 일(요약,설명)   

4)권위(권면,격려) 5)구제(헌금,나눔) 6)지도력(리더쉽) 7)긍휼(어려운사람 

관심,사회문제) 

□(고전12:8-10,28) 11가지.

8)지혜(문제해결,통찰력) 9)지식(공부,학구적,이해력) 10)믿음(확신,긍정적)  

11)병고침(몸마음영적) 12)이적(초자연적능력) 13)영분별(영적인일,선악분별)  

14)방언 15)방언통역 16)사도(교회 다스림) 17)서로 돕는 것(배후에서협력)  

18)다스림(행정,조직) 

□(엡4:11) 2가지.

19)전도자 20)목양(성도 돌봄,지도)

□그외 신약성경에서 5가지.

21)독신(금욕,고전7:7) 22)자발적 빈곤(고전13:3) 23)순교(고전13:3) 24)선교(엡 

3:6-8) 25)대접하는 일(친교음식인정,벧전4:9) 

□신앙생활 및 사역을 통해 2가지.

26)중보기도 27)축귀(귀신축출)

• 당신의 은사목록은?

이러한 은사들만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믿는 사람들에게 각각 필

요한 은사들을 주시기 때문에, 우리는 더 많은 은사 목록을 작성할 수 있습

니다. 성도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재능과 경험들은, 다 하나님께서 주신 은

혜의 선물이므로 하나님의 사명을 수행하기 위하여 구별하여 사용된다면 은

사목록에 첨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테면, 하나님의 의를 추구하는 것(갈5:5), 평화를 위한 삶(갈5:22, 롬

15:13), 진정한 기쁨(살전1:6, 갈5:22), 희망(롬15:13),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랑(롬5:5, 고전13:13)...

물론 모든 은사의 기초는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고백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 성령으로 아니하고는 누구든지 예수를 주시라 할 수 없느니라”(고전12:3)

하나님의 교회에 풍요로운 은사가 없으면 냉랭해 집니다. 서로 받은 은사에

대해서 놀라워하고 기뻐하고 서로 섬겨야만 교회에 영적인 활력이 넘칩니

다.

우리 교회는 어떻습니까? 신령한 은사가 넘치는 교회입니까?

당신은 당신이 받은 은사목록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까?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