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는 말 

-수진 집사 보내며 

 

• 고맙다는 말1

요즘 트위터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사랑이야기 입니다.

짧은 몇 줄의 글이지만, 한여름 태양빛보다 더 강렬하지요.

아이디 oddcat. 내과 전문의 같은 데요, 그 분의 환자였던 한 할아버지가  

임종의 순간이셨나 봅니다.  

마지막 응급조치를 하는데, 옆에 계신 할머니가 중얼대듯 고백하십니다.

“나랑 결혼해 줘서 고마워요... 사랑해요”

아~ 지긋한 사랑이여!

두 분이 몇 년이나 함께 살아 오셨을까? 뭇세월들이 얼마나 깊었을까?

결혼을 해서 아이들을 낳고, 그 아이들을 기르며 함께 늙어 온 세월.

이젠 한 몸처럼 편안해진 한 쪽이 서서히 사그라 드는 그 순간에,

마지막임을 직감하신 남은 한 쪽 할머니의 담담한 고백이지요.

“나랑 결혼해 줘서 고마워요 내 자식의 아버지가 되어줘서 고마워요...”

세상을 떠나는 그 할아버지, 이 말을 들으셨을까요?

청각은 가장 늦게까지 남는다 했으니, 평안히 눈 감으셨으리라.

고맙다는 말, 참 가슴 아픈 말이었습니다.

• 고맙다는 말2

“여보! 그동안 고마웠어 편히 쉬고 있어요 애들 잘 키워서 갈게”

저 멀리에서 들려 온 말도, 노인네의 마지막 고백도 아닙니다.

엊그제 그 오열의 입관실, 아직도 곱디 고운 마흔 넷 아내에게 세마포 옷을

입혀 주고는, 그렁한 눈물로 마지막 보내는 남편의 고백이었습니다.  

“여보! 그동안 고마웠어...”

하늘나라로 떠나는 아내가 이 말을 들었을까요?

정녕 그 말을 들었을까요?

그랬다면 차마 떠나지 못했을텐데 말입니다.

고맙다는 말, 참 가슴 저미는 말이었습니다.

“아버님 죄송해요. 수진이 더 살게 하지 못해서...” 

임종의 그 병실에서, 허망히 막내딸을 보내고 상심해 계신 아버님께 드린

말.

눈물로 전하는 이 말을 떠나는 고인은 들었을까요?

정녕 그 말을 들었을까요?

그랬다면, 그랬다면 차마 떠나지 못했을텐데 말입니다.

사위의 두 손을 꼬-옥 쥔 노인네의 젖은 눈이 말합니다.

“(아니다 강서방) 고맙다 고마워”

고맙다는 말, 참 가슴 저리는 말이었습니다.  

“엄마 고마워요. 거기서 기다려 나도 이제 교회 다녀서 나중에 죽으면 보러  

갈게. 그럼 거기서 행복하게 있어” 

장례 후 첫 성묘예배, 요 며칠 훌쩍 커버린 성민이가 엄마 묘지 앞에서 읽 

은 편지.  

그렇게 사랑하던 어린 아들의 편지를 하늘나라에 엄마가 받았겠지요.   

받고는 펑펑, 아주 펑펑 울었겠지요.  

고맙다는 말, 참 소망의 말이었습니다.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