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과 발로 무엇을 할까?”

⦁ 하나님이 수지 맞는 일

며칠 전 점심때쯤 이규문 집사님께 전화가 왔습니다.

“목사님, 식사하셨어요? 여기 교회옆 국수집이에요”

갑자기 점심 먹자는 말씀이셨어요. 제가 노회 참석 중이어서 함께 하지 못

했지만, 사연을 듣고는 마음에 감동이 되었습니다.

집사님은 그때 거기 봉순네(?) 국수집에서 전도하고 계셨더군요. 그것도 한

스무 명 정도나 되는 분들에게 국수를 사드리면서 애면글면 교회 한 번 가

자고 권면하는 중이었습니다.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지요. 집사님은 언제

어디에 있든지 전도하기를 힘씁니다. 교회에서도 보는 바, 얼굴이 얼마나 밝

고 서글서글 하신 지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쉬 손을 내미십니다. 얼마 전에도  

봉산동 노인정을 비롯해 이곳저곳을 돌면서 전도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발품 

만 파나요? 시간도 돈도 만만치 않게 들어갑니다. 그래도 열심이십니다. 오늘 

은 동네 휠체어 장애인 집에 계단 난간을 고쳐 주고 계세요. 그러면서 그리스 

도의 사랑을 전하니 정말 대단하시지요. 우리 교회에도 수요 전도대 중심으로  

열심히 전도하는 분들이 계시는데요, 모두가 다 한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힘쓰고 계신 것입니다.  

“목사님, 내 꺼 가지고 쓰나요? 다 아버지 껀데요. 하나님께서 추수하라 하

시잖아요. 이 동네 봉산동이 너무 좋아요. 요즘 아파트는 문 열어 주기도 힘 

든데 여긴 대문이 다 열려 있어요. 그런데도 전도 안하면 되겠어요?”

한 마디 한 마디가 복음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지난 전교인 여름수련회 때를 기억합니다. 강사 목사님께 공개적으로, “우리 

나라 전도왕이 되고 싶습니다”  하셨지요. 외지에 사업터가 있어 늘 바쁘게  

오가시지만, 틈나는 대로 전도해서 생명구원의 큰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계 

십니다.   

“목사님. 인천의 사업터도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렁찬 집사님 목소리에 제가 이렇게 대답했어요.

“집사님, 하나님이 복 주시지 않을 수 없겠어요. 집사님께 복 주셔야 하나님

이 수지 맞으실 테니까요”

집사님 마지막 말이 마음에 남습니다.

“목사님, 이 마지막 때에 추수군으로서 할 일을 다 하지 않는 것, 게으른 것

이잖아요. 우리 예수 이름으로 생명의 불을 붙여요”

그런 마음으로 11월 2일 추수감사주일, 전도한 분들이 얼마나 교회에 올지

모르지만 기도하며 기다리고 있다고 하십니다.

⦁ 구원의 감격이 있으신가요?

사실, 요즘 전도하기가 얼마나 어려워요. 전도하자는 말씀 드리기도 어렵습

니다. 그냥 제 한 몸 오는 것도 겨우 하는데 누굴 데리고 오시나요?

또는 우리 시대 예전처럼 ‘예수천당 불신지옥’ 하는 노방전도는 오히려 교회

문을 닫는 일이어서, 생활전도나 관계전도가 중요함을 모르는 바 아닙니다.

현실적으로도 문 열어 주는 아파트도 없는 실정에 무슨 전도를 하자고 하겠

어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구령(救靈)의 열정을 가져야 합니다. 어려 

운 여건들이 전도하지 않는 핑계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전도의 방식은 달라 

질망정 생명구원의 불꽃까지 사그라 들어서는 안되겠지요.

그것을 위해서는 구원의 감격이 있어야 합니다. 구원의 감격! 있으신가요?

제게 있는 구원의 감격은 이런 것인데요, 점검해 보세요.

첫째, 죄로 인해 죽을 수밖에 없는 날 위해 주께서 십자가에 피 흘려 죽으

심으로 구원하셨습니다. 이제 내가 더 이상 사단의 종노릇 하지 않고 하나

님의 자녀, 천국 백성이 되었습니다.

둘째, 삭개오처럼 돈만 쫓던 내게, 다윗처럼 간음한 여인처럼 욕망으로 사는

내게, 베드로처럼 고기 잡다 끝날 내게, 인생의 참된 행복을 알게 하셨습니

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죽어도 다시 사는 영생의 소망을 주셨습니다.

셋째, 오늘도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세상에 나 혼자가 되어 외로울 때마다,

저 십자가를 바라보며 ‘나와 함께 하시마’ 약속하신 주님으로 인해 위로받고

소망과 새 힘을 얻습니다. 그래서 다시 시작하게 하십니다.

넷째, 어둡고 썩어가는 세상을 보면서 ‘길이 어디 있나?’ 희망이 없어 보이

지만, 참 생명의 길, 정의와 평화의 길, 세상을 살리는 길을 주의 말씀과 십

자가를 통해 보여 주셨습니다.

이것이 구원의 감격, 복음의 능력입니다. 사도바울은 그 구원의 감격이 있기

에 사람을 얻는 일에 열심 낸 것입니다. 이 구원의 감격이 없다면, 있어도

희미해져 간다면, 그 구원의 기쁨을 내게 회복시켜 달라고 기도하십시오.

“제가 전도를 권하는 이유는 교회의 사명이기도 하지만 전도할 때 구원 받은  

자로서의 감격과 기쁨이 크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중심 말씀 중심으로 세워 

지고 날마다 하나님과 동행하므로 신앙생활이 생동감이 넘치고 체험적인 생 

활로 교회를 사랑하고 봉사하며 성도를 섬기게 됩니다.” 

(예정교회 조현철 집사 간증 중에서)

⦁ 본회퍼의 회개

본회퍼(Dietrich Bonhoeffer)는 2차 대전 때 일생을 바쳐 히틀러에 저항했던

신학자입니다. 그의 설교 중에 유명한 예화가 있지요.

“어느 미친 운전사가 차를 몰고 있습니다. 그는 전진하면서 많은 교통사고

를 일으키며 달리고 있습니다. 만일 당신이 기독교인으로서 그 자리에 있었

다면 계속 따라가며 치료만 해주고 기도만 해주겠습니까? 아니면, 미친 운

전사를 끌어내리겠습니까?”

그렇지요. 여기 미친 운전사는 히틀러를 비유합니다. 그러니 히틀러가 본회

퍼를 그대로 놓아둘 리 없지요. 결국 본회퍼는 붙잡혀 1945년 4월 9일 39

세의 나이로 순교하고 맙니다.

그런데 그가 죽음 직전에 꾼 꿈 하나가 전설처럼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재판장이신 하나님이 앉아 계시고 그 앞에 원수인 히틀러가 서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엄중히 판정하셨습니다.

“너 히틀러는 그동안 많은 사람을 괴롭히고 무고한 피를 많이 흘리게 했으

니 지옥으로 가서 영원토록 고통을 받아야 하리라.”

이때 히틀러가 부르짖었습니다.

“하나님, 저는 죽어서 이러한 세계가 있는 줄을 알지 못했습니다. 만일 알았

다면 저는 그러한 죄를 범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누구 하나 저에게

이런 것을 알려 주지도 않았고 또 전하는 자도 없었습니다.”

꿈을 깬 본회퍼는 가슴을 치며 회개했습니다. 유대인에 대한 열등의식을 가

지고 자란 히틀러에게 누군가 예수님의 복음을 전했더라면 수백만 유대인들

을 학살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2008년 11월 14일, 국민일보 겨자씨 참고)

하나님도 에스겔을 통해서 똑같이 말씀하시네요.

“가령 내가 악인에게 이르기를 악인아 너는 반드시 죽으리라 하였다 하자  

네가 그 악인에게 말로 경고하여 그의 길에서 떠나게 하지 아니하면 그 악 

인은 자기 죄악으로 말미암아 죽으려니와 내가 그의 피를 네 손에서 찾으 

리라”(겔33:8절)  

⦁ 내 손과 발로 무엇을 할까

어느새 10월 하순입니다. 올해도 몇 주 남지 않았습니다. 특히 가까이는 11

월 첫 주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 날은 온 교우들이 함께 모여

총출석주일로 지키고자 합니다.

그 날 어떻게 감사하시겠습니까? 무엇으로 감사하시겠습니까?

안도현이 우리에게 “내 손과 발로 무엇을 할 것이냐”고 묻습니다.  

<내 손과 발로 무엇을 할까>

-안도현-

세끼 밥 굶지 않고

나 혼자 등 따뜻하다고 행복한 게 아닙니다.

지붕에 비 안 새고

바람 들이 치지 않는다고 평화로운 게 아닙니다.

내가 배부를 때 누군가 허기져 굶고 있습니다.

내가 등 따뜻할 때 누군가 웅크리고 떨고 있습니다.

내가 아무생각 없이 발걸음 옮길 때

작은 벌레와 풀잎이 발밑에서 죽어갑니다.

남의 허물을 일일이 가리키던 손가락과

남의 멱살을 무턱대고 잡아당기던 손아귀와

남의 얼굴을 함부로 치던 주먹을 거두어야 할 때입니다.

가진 것을 나누는 게 사랑입니다.

사랑해야 우주가 따뜻해집니다.

내 손을 행복하게 써야 할 때입니다.

내 발을 평화롭게 써야 할 때입니다.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