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도전 감사 100선! 

⦁ 감사한 죄?

주중에 본 어느 목사님의 글에 마음이 아려옵니다.  

“나라가 이 모양인데 기독교인들은 ‘감사릴레이’나 하고 있다!”

아닌 게 아니라, 감사 100선을 작성하며 마음 한 구석이 무겁습니다.

가까이, 교회를 둘러보면 정말이지 감사로 우겨 넣을 수 없는 성도들이 떠 

오릅니다. 먹고 사는 게 깜깜해서, 심신에 깊은 질병으로, 앞길에 큰 문제 

로... 그에게 무슨 감사가 있을 수 있을까요.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더더욱 감사릴레이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습 

니다. 천덕꾸러기로 만들어 버린 세월호 사건, 군사 정부 때로 되돌려진 시 

간, 정의는 사라지고 감춰진 진실, 끝없이 추락하는 한국교회며... 

이런 가운데 감사한다는 것이 혹여 현실에 눈을 감게 하여 칼 마르크스(K.  

Marx)의 말대로 ‘인민의 아편’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닐까요?  

그래서 시인 박노해는 ‘감사한 죄’ 를 읊조리고 있는 것이리라.   

다른 사람들이 단속반에 끌려가 벌금을 물고

일거리를 못 얻어 힘없이 돌아설 때도

민주화운동 하던 다른 어머니 아들딸들은

정권 교체가 돼서도 살아 돌아오지 못했어도

사형을 받고도 몸 성히 살아서 돌아온

불쌍하고 장한 내 새끼 내 새끼 하면서

나는 바보처럼 감사기도만 바치고 살았구나

나는 감사한 죄를 짓고 살았구나.

박노해,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284쪽, ‘감사한 죄’ 중에서 

 
⦁ 감사 100선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감사하자는 것은 한 가지 이유 때문입니 
다. 주께서 우리 안에 계심을 믿기 때문이지요. 주님은 이 역사를 주관하시 

는 하나님이십니다. 내 안에 계신 하나님,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 이것이  

우리의 희망입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감사’라는 단어에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어떤 삶의  

질곡 속에서도 내 안에 하나님이 계심을 믿는다면 희망이 있습니다. 그 하나 

님을 바라본다면 눈물겨운 감사를 할 수 있습니다. 감사로 다시 시작하는 것 

입니다.

그리하여, 이런 감사는 어떠한지요.

절망을 덮어두는 감사가 아니라 희망을 바라보는 감사  

부정을 은폐하는 감사가 아니라 개혁을 내다보는 감사

어둔 밤하늘을 바라보며 새로이 촛불하나 밝히는 감사

헛된 욕심의 옷을 벗고 자족의 옷으로 갈아 입는 감사

그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 특별한 것임을 깨닫는 감사

이 마음을 가지고 감사 100선을 적어 내려가 봅니다.  

<개인적 감사>

2014년 감사 100선에 도전할 수 있게 하신 것에 감사.

돌아보면 순간순간 위기가 있었지만 믿음과 지혜로 이겨 오게 하신 것

일 년 52주간 빠지지 않고 주일 강단을 지켜 설교할 수 있었던 것

부족하지만 매 주 <목자의 글>을 써서 마음을 나누게 하신 것

말씀을 준비할 때 그 말씀에 내가 먼저 은혜 받아 ‘아멘’ 할 때가 많은 것

가정과 교회에서 주신 사명 감당할 몸과 영적인 힘을 주신 것

건강검사에 별 이상 없고, 특히 수술한 허리 그만그만하게 하신 것

올 한 해 큰 병치레 하지 않아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 목회하게 하신 것

체중이 66-67kg에서 별 변동 없이 잘 유지되고 있는 것

새벽에 일어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열심히 새벽을 감당할 수 있게 하신 것

새벽에 강단에서 기도할 때마다 평안과 기쁨과 응답을 체험케 하신 것

<하루에 한 장씩>, 슬로건을 따라 매일 주의 말씀을 묵상케 하신 것

성경책뿐만 아니라 역사 인문학 시집 신문 등을 보며 참고하게 하신 것

개인적으로 주변에 힘든 곳들을 도울 수 있는 믿음과 형편을 주신 것

흰머리가 많이 나 걱정인데 “그게 목사님 멋이라” 하시는 분도 계신 것

한해동안 교우들과 언성을 높이거나 얼굴 붉히거나 한 일이 없게 하신 것

서운할 때도 있지만 금방 회복되어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갖게 하신 것

밤에 잠자리에 누우면 오래지 않아 잠들게 하사 평안한 쉼을 얻게 하신 것

식사때마다 맛있게 먹는 입맛을 주셔서 무엇이든 잘 먹게 하신 것

차 운전, 자전거를 타면서도 교통사고 나지 않고 안전하게 하신 것

정치사회 사안에 무관심하지 않고 구조악을 설교하는 목사가 되게 하신 것

성서적 신앙관과 역사의식으로 참과 거짓, 곡직(曲直)을 분별케 하신 것

친구들, 지승, 휘수, 성재, 현식, 훈, 규영 목사 등 목회 잘하게 하신 것

때론 힘에 부치도록 헌금할 수 있는 믿음을 주셔서 제단에 드릴 수 있던 것

<가정적 감사> 

다섯 식구 올 한 해도 하나님 은혜로 건강하게 지내 온 것

우리 부부 서로 사랑하며 아이들과 화목한 가정을 이루게 하신 것

큰 아들 힘든 고3 기간 꾸준하게 공부해서 여기까지 오게 하신 것

영운이 어릴 때 아빠가 몽둥이로 팬 거 기억 잘 안나게 해 주셔서

새침떼기 중2 딸래미, 속 안 썩이고 사춘기를 잘 넘어가게 하셔서

가끔 엄마 아빠가 다투면 예은이가 주로 아빠 편을 들게 해 주셔서

막내아들 배나온 게 걱정인데 체중이 몇 주 째 그대로 유지하게 된 것

형이 두들겨 맞는 거 보고 커서 막내는 알아서 기게 해 주셔서

가끔씩 아이들이 학교에서 상장도 타오게 하신 것

복되고 음식 솜씨도 좋은 아내 주셔서 온식구 맛있는 밥을 먹게 하신 것

연로하신 청주 부모님, 전화 드리면 반가이 받으실 만큼은 건강하신 것

서울 장인어른 장모님도 연로하신 중에 이만큼 건강하신 것

용암동산교회 큰 형님, 충북노회 노회장으로 취임하게 하신 것

작은 형 청주동산교회 장로 직분 감당하며 새 사업 시작하게 하신 것

큰 조카 영롱이 올 초에 결혼해서 조카 며느리와 추석에 첫 인사 온 것

아래 층 개짖는 소리, 윗 층 싸우는 소리가 요즘 많이 조용해 진 것

지난 번 아내가 맨홀에 빠져 큰 사고 날 뻔 했는데 지켜 주신 것

<교회적 감사>

“일어나 힘차게 전진하라”는 표어로 한 해를 열심히 달려 오게 하신 것

당회로부터 모든 기관과 부서 유치부에 이르기까지 지켜 주신 것

좋은 부교역자들 만나게 하사 열심히 담당 부서에서 섬기게 하신 것

노년의 어르신들이 함께 예배드리며 노인학교로 어울리게 하신 것

교회학교에 청년들 학생들 아이들이 뛰어 노는 모습을 보게 하신 것

자모실에 갓난아이들 웃는 미소, 울음 소리를 듣게 하신 것

사랑의 저금통을 모아 북한을 비롯해 가난한 나라 결식 아동들을 도운 것

전도하기 힘든 이때, 전도대가 모여져 복음을 전하고 차대접을 하는 것

어려운 구역도 있지만 20개 구역 잘 모여서 여기까지 올 수 있게 하신 것

필통콘서트를 통해 중고등부가 아름다운 섬김과 나눔을 하게 하신 것

모이기 힘든 이때, 남녀선교회 회장과 임원들을 세워 일하게 하신 것

<사랑의 국수>, 이제 잘 자리해서 교회의 자랑거리가 되게 하신 것

남선교회도 교회청소 한 몫을 담당하여 용역을 주지 않고 해결해 가는 것

전교인 여름수련회를 은혜 가운데 안전하고 즐겁게 치르게 하신 것

특히 선교회 별로 망가지는 발표회를 통해, 그 밤 서로 하나되게 하신 것

당회가 평안하게 하시고 장로님들 건강케 하셔서 사명을 감당하신 것

재정적 어려움이 있었지만 재정때문에 못한 일 한 가지도 없게 하신 것

봄 가을로 성경통독학교 잘 인도하게 하시고 은혜로왔다는 말들 듣는 것

해외와 국내에 교회기관들을 기도와 물질로 돕게 하셔서 선교하게 하신 것

30여 명의 새가족들을 주시고 교사들이 수고하여 잘 자리하게 하신 것

일찍 하늘나라 가신 분이 있어 안타깝지만, 건강을 회복한 성도가 계신 것

결혼하여 새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출산한 가정들도 있게 하신 것

불안한 세상에서 가정 자녀들, 교회학교 아이들 불행한 사고 없게 하신 것

교회학교 교사들이 수고함으로 각 부서들이 열심히 가르치고 배운 것

주방에서 많은 분들이 수고하심으로 식사때마다 맛있는 밥을 먹게 하신 것

힘든 여건에서도 호산나 헵시바 성가대, 찬샘 찬양팀이 섬기게 하신 것

꽃꽂이가 정착되어 수고하시는 손길을 통해 강단을 아름답게 장식한 것

묵묵히 차량으로 봉사하시는 분들 계셔서 성도들에게 유익함을 준 것

외로운 재정방에서 헌금을 계수하고 정리하신 분들이 계신 것

영상실에서, 강단에 물을 올려 주시고, 교회를 수리보수해 주신 분들 계셔서

올해는 화장실에 담배 문제, 미스바 불장난 등이 없어 안전하게 하신 것

얼마 전에 심은 사택 옆 미스바의 포도나무에서 포도를 첫수확하게 하신 것

교회 앞 보살집이 시끄러운 굿이나 무당집이 아니고 조용한 집인 것

신천지 등으로 어수선한 교회들도 많은데 이단사설이 침투하지 않은 것

요즘은 건물이 전도한다 하는데 오래된 건물로도 이만큼 부흥하게 하신 것

2015년 교역자 당회 정책회의 은혜 가운데 잘 마치게 하신 것

명년 표어를 비롯해 전체적인 방향들을 정하여 힘차게 준비하게 하신 것

유급직원없이 지휘자 반주자 사무원 사찰 청소 등 섬기는 분들이 계신 것

담임목사가 교회를 대표해서 시찰회 서기로 섬길 수 있게 하신 것

3개월마다 제직회를 통해 재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

<한국교회와 나라적 감사>

이 땅에 복음의 씨앗이 뿌려지게 하사 오늘날까지 한국교회가 오게 하신 것

WCC 부산대회 이후 세계교회와 더욱 연대하며 에큐메니칼 운동을 하는 것

교회의 쇠퇴는 뼈아프나 그간의 거품은 빠지고 참된 부흥을 준비하게 될 것

교황 방한과 가톨릭 부흥을 통해 개신교의 부족함과 개혁의 필요성을 본 것

대형교회와 목회자들의 부정과 비리를 통해 중소교회의 희망을 보게 된 것

교단 총회에서 목회자 세습금지법안이 통과되어 교회 사유화를 막은 것

세월호 문제 등에 총회장 목회서신, 기도회 등 개혁적인 목소리를 낸 것

개신교 신뢰도는 바닥이지만 바른목회를 지향하는 움직임들이 생기는 것

박근혜 정부가 부담스러운 공무원 연금 개혁을 추진하게 된 것

방향이 항상 문제이지만 ‘통일은 대박이라’며 민족의 통일을 천명한 것

무능한 야당, 오만한 여당을 보면서 견제와 균형이 왜 필요한지를 안 것

눈물의 세월호 사건으로 안전한 나라 바른 대통령과 정부가 중요함을 안 것

북한과의 긴장과 전쟁분위기를 보며, 남북화해협력이 낭비가 아님을 안 것

군대 폭력 문제들이 공개됨으로 군대가 민주화되고 바뀌는 계기가 되는 것

4대강사업의 문제점들이 속속 드러나 하나님 주신 생명질서가 귀함을 안 것

'경제는 세계12대강국/자살률은 1위'. 경제가 진짜 문제가 아님을 깨달은 것

35년 후에는 단풍이 사라진다는데(지구온난화), 아직은 볼 수 있다는 것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