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닭 없는 신앙이 있을까?

• 쫄지마 최목사?!

요즘 새벽 진도는 욥기서 말씀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의인의 고난에 대해서,

냉정한 친구들을 보며 사랑이 담긴 의가 중요함을, 인과응보적 신앙의 문제

등, 전체적으로 하나님의 의(Theodicy, 神正論)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사단이 한 말은 가장 가슴을 찌릅니다.

(1:9)“...욥이 어찌 까닭 없이 하나님을 경외하리이까”

욥기를 이해하는데 열쇠가 되는 말이지요. 직설적이고도 본질적인 질문이요

성도가 끊임없이 직면해야하는 지상 최대의 질문입니다. 가장 약한 곳을 파고

드는 사단의 예리한 통찰력이 놀랍습니다.

“당신은 무슨 이유로 하나님을 믿는가? 파스칼의 도박신앙인가? 진정 하나님

이 당신에게 원하는 바를 주시지 않아도 여전히 신앙을 유지할 수 있는가?”

두려운 것은 욥에게 한 날선 질문은 어김없이 내게 향하기 때문입니다.

“최목사가 어찌 까닭 없이 하나님을 경외하리이까?”

사단은 자신만만하게 딴지를 겁니다. 하나님을 믿기 위해서는 반드시 '조건'이

필요하다고.

“최목사에게 있는 자녀들 물질, 건강과 자리들을 다 빼앗아 보십시오. 견딜 수

없는 고통거리를 주시는데도 여전히 주님을 믿고 사랑하고 순종할 수 있을까

요? 아무 보답을 바라지도 않고 하나님을 섬길 수 있을까요? 불의한 고난을

당하면서도 의로우신 하나님을 한결같이 믿을 수 있을까요?”

아~, 내가 그 예리한 시험에서 담대할 수 있을까?

‘쫄지마 최목사?!’

• 사랑에 무슨 이유가 있나요

그러나 오늘 성서의 말씀은 분명합니다. 그러한 사단의 give & take식 논리는

신앙을 가장한 세상 방식이라. 즉,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는 까닭은 복을 받

아서가 아니라, 내 인생의 주인이신 하나님이기 때문입니다. 나를 구원하시기

위해 독생자 예수께서 십자가에 죽으셨습니다. 지금도 “우리를 바라보실 때마

다 기쁨을 이기지 못하시는 분”(습3:17) 입니다. 그 사랑과 은혜를 생각하면

우리는 아무 것이 없어도 하나님을 믿고 섬길 수 있습니다.

<사랑에 무슨 이유가 있나요>

-전현숙

왜 사랑하느냐고 당신, 물으셨나요

글쎄요 사랑하는 마음에 무슨 이유가 있나요

그냥 좋은 거지요 당신을 생각하면 가슴이

한없이 행복해지고 당신만 생각하면 씨익 미소가 절로 지어져요

그냥 좋은 거예요 사랑에 무슨 이유가 있나요

내 아픔 따스하게 보듬어 주는 당신이 좋고

맑은 웃음으로 슬픈 가슴 잔잔하게

쓸어내려주는 당신이 좋은 거예요

흔들렸던 나를 꼭 붙잡아 당신 가슴에 깊이

묻어 준 그 진실한 사랑이 좋은 거에요

지쳐 쓰러질 것 같은 일상 가운데서도

당신이 속삭여 준 사랑한다는,

죽도록 사랑한다는 그 단 한마디에

힘이 솟아오르며 마냥 행복해 지는 거에요

사랑에 무슨 이유가 있나요

그냥 좋은 거지요 내 심장이 알아보는

유일한 사람, 당신이니까

그렇지요. 법정 스님은 “진실한 사랑은 서로 헤아리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합

니다. 넘쳐 흐르는 사랑을 헤아리려는 것은 참사랑이 아닌 것이지요.

어떤 사람이 기도수첩을 오래 써왔습니다. 수첩 왼쪽에는 기도제목을, 오른쪽

에는 응답된 내용을 적어 갔습니다. 6개월이 지나 기도수첩을 읽어 보았습니

다. 웬걸요. 기도제목의 60%가 현실적인 요구였고 기도응답의 80%가 그 응답

에 감사하다였습니다. 주님과 교제, 기쁨, 찬양, 헌신, 봉사, 전도, 희생...이런

영적인 부류의 기도제목은 거의 없고 물질적이고 현세적인 것들에 집중된 것

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 사랑의 네 단계

영성가인 클레르보 베르나르(St. Bernard of Clairvaux, 1090-1153)의 진단

을 통해 자신의 믿음을 평가해 보십시오. 그는 <The Love of God> 책에서

사랑의 네 단계를 말합니다. 흔히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잘 정리해 주었습니

다.

첫째는, 자신을 위해 자신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본성이지요. ‘나’중심

입니다. 이기적이고 육체적입니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행위조차도 나를 위

해 합니다. 가장 낮은 단계의 사랑입니다. 결국은 자신을 망하게 합니다.

둘째는, 자신을 위해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하지

만 따지고 보면 자기 자신을 위해서입니다. 하나님과 성숙한 관계를 이루지

못하고 결국은 자기 사랑에 머뭅니다. 열심히 봉사해서 복 받고 하나님 섬겨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누구에게나 이 마음이 있지만 이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셋째는, 하나님을 위해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채워 주심과 은

혜를 지속적으로 경험하면서 하나님께서 얼마나 좋으신 분이신지를 깨닫게 됩

니다. 기도를 들어 주셔서가 아니라 옆에 계심이 좋습니다. 하나님이 필요해서

가 아니라 순수한 마음으로 사랑하게 됩니다.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 쉬워지고

말씀이 즐거워집니다. “하나님을 찬양하라. 내게 선하기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

자신이 선하기 때문이라.”

넷째, 하나님을 위해 자신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이제는 내 삶을 하나님을 위

해 사용하게 됩니다. 천국을 위해 나를 훈련시키고 소중하게 가꿔 나갑니다.

자신을 온전히 내어드리고 포기하는 단계의 사랑입니다. 온전히 나를 부인하

고 십자가를 집니다. 이웃을 사랑합니다. 내 인생의 계획과 꿈을 위해 살아가

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으로 삽니다.

자, 당신은 어느 단계의 사랑에 있습니까?

예수를 믿는데 조건을 따지지 마십시오. 흥정하는 신앙이 되지 마십시오. 신앙

이란 다 없어져도 변함없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어떤 상황이 닥쳐도 여전히 하나님을 사랑하는 욥, 욥의 그 신앙이 부러울 뿐

입니다.

(요6:68)“영생의 말씀이 주께 있사오니 우리가 누구에게 가오리까”

/사랑으로 샘물

(2012,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