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owing God’ 와 ‘Knowing about God’

제자반 7기가 훈련을 마치고 이번 주일 수료예배를 드립니다. 이번에 다섯 분

이 함께 하셨어요. 김숙희 김옥례 이강자 임광흥 조증분. 반장으로 수고하신

이강자 집사님. 7기의 기둥입니다. 직장 때문에 바쁜 속에서도 점심시간을 쪼

개면서까지 참석 하셨습니다. 임광흥 조증분 집사님. 아마 처음일 거예요. 부

부가 제자반에 함께 한 것은. 불편하기도 했을 텐데, 두 분이 성실하게 그 자

리를 잘 지키셨습니다. 김옥례 권사님. 연배가 제일 위신데 얼마나 지혜로우신

지요. 총 64개에 달하는 요절을 전부 암송하십니다. 이것도 제자반 역사상 처

음일 거예요. 김숙희 집사님. 가끔 아프기도 하시고 손주도 받아 젊은 할머니

가 되고. 그래도 늘 밝고 열심히 마음을 다하셨습니다. 강남 우유 배달 감사드

려요. 이렇게 작년 9월부터 시작된 일곱 번째 제자훈련, 주의 은혜가운데 잘

마치게 됨을 감사드립니다.

1권 <제자훈련 터다지기> 6과.

2권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의 구원> 14과.

3권 <작은 예수가 되라> 12과.

모두 만만치 않게 벅찬 주제들인데, 다들 성경필사까지 하면서 끝까지 완주하

셨습니다.

• 제자반, 알아가기 과정

우리 교회 제자반이 어느새 7기까지 왔네요. “자녀는 태어나지만 제자는 만들

어진다”는 말이 있듯, 제자반을 통해 더욱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 세워지고

있습니다.

존 스토트(John Stott) <제자도>에 보면 ‘왜 제자인가?’ 라고 질문하지요. 그

리스도인과 제자를 구분하는데요, 둘 다 모두 예수님과의 관계를 내포하지만,

제자가 더 강력한 단어라고 합니다. 여기에는 학생과 선생의 관계도 암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 ‘제자’라는 단어가 이후 수세기 동안에도 계속 사용

되어 그리스도인들이 자신을 예수님의 제자로 인식하고 ‘제자 훈련’을 받아야

할 책임을 진지하게 받아들였더라면 하는 것이다”

<제자도 The Radical Disciple, 16쪽)

수도 없이 듣고 외우고 나눈 말씀 다 잊혀지겠지만, 한 가지! 항상 말씀과 기

도로 사는 거룩한 습관만은 변함없기를,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참된 제자로 살

아내기를 꿈꿔 봅니다.

저는 제자반은 ‘알아가기’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먼저는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라. “나는(인간은) 누구이고,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 무엇이 행복

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아울러, 제자반 7기에서 한 동기로 묶어 주신

식구들을 알아가는 과정입니다. 저도 다섯 분을 잘 알게 되었습니다. 저들은

우리의 동역자들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제자훈련은 예수 그리스도를 알아

가는 과정입니다. 결국 그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나타나신 하나님을

알아가는 시간이지요.

(벧후3:18)“오직 우리 주 곧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저를 아는 지식에서

자라 가라...”

• 당신은 하나님을 아십니까?

유흥준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이렇게 말하지요. “아는 만큼 느끼고

느낀 만큼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에 보던 것과 다르다”. 한마디로 아

는 만큼 보인다는 것입니다. 최재천 교수의 <알면 사랑한다>는 책도 마찬가지

의미이지요. 알아야 합니다. 알아야 가까워지고 알게 되면 사랑하게 됩니다.

알아야 면장을 한다?

성경에서도 ‘알다’(야다)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그런데 이 말은 부부관계를 뜻

하는 동사입니다. 마치 부부가 서로 은밀한 부분까지 아는 것처럼,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가 서로 은밀한 부분까지 서로 교통하고 교제하는 것을 ‘알다’ 라

고 말합니다.

“마리아가 천사에게 말하되 나는 남자를 알지 못하니 어찌 이 일이 있으리이

까”(눅1:34)

그렇습니다. 마리아가 아는 남자가 한 명도 없다는 뜻이 아니라, 남자와 관계

를 하거나 깊은 사귐을 가져 본 적이 없다는 항변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제

아내를 압니다. 그러나 다 알고 있다고 똑같이 아는 것은 아닙니다. 남편인 저

는 아내를 깊이 ‘알고’ 있지만, 보통은 ‘관해서’ 알 뿐입니다. 그러나 제가 알

고 있는 것 또한 부분적입니다. 오직 여호와 하나님만이 제 아내를 참으로 아

실 것입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흔히 하나님을 잘 알고 있다 생각합니다. “삼위일체 하나

님, 십자가의 예수 그리스도, 성령의 교통하심...” 그러나 참으로 중요한 것은,

하나님에 ‘관해서’(about)가 아니라 하나님‘을’(of) 아는 것입니다. 복음에 ‘관

한’ 가르침을 통해 끝내 복음‘을’ 아는 자리에 이르러야 합니다.

제임스 패커(James I. Packer)는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서 하나님을 아는

것(Knowing God) 과 하나님에 관하여 아는 것(Knowing about God)의 차이

를 지적합니다. 하나님에 관해서 아는 것은 이론적으로, 혹은 지식적으로 아는

것입니다. 신학적인 지식, 성경적인 지식을 통해서 하나님을 압니다. 책을 통

해 그의 출생, 활동, 학력, 취미 등 저자에 관해 정보를 아는 것입니다.

• 아빠는 송진우를 안다?

제가 야구를 좋아하는 영운이에게 한화 이글스의 전설 송진우를 안다고 하니

까 놀랍니다. 실제로 송진우는 저의 세광고등학교 1년 후배입니다. 그와 한

교실에서 수업도 했습니다. 말도 한두 번 해 봤지요. 가까이 보면 주근깨가 많

습니다. 그가 운동장에서 공을 던지면 마구였습니다. 1982년 고3때 황금사자

배기에 우승해서 최우수선수상을 받았습니다. 그는 한국야구사에 길이 남을

최고의 기록들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저는 송진우를 잘 압니다.

“와, 아빠 그럼 송진우 선수가 아빠도 알아요?”

“응?? 으응 그게 말이지...”

그게 문제이지요. 나는 송진우를 아는데 그는 나를 모릅니다. 내가 송진우를아

는 것은 송진우에 ‘대해서’ 아는 것뿐입니다. 그와 깊은 사귐을 가져 보지는

못했습니다.

마찬가지이지요. 어떤 학자가 성경을 수백 번 읽고 원어로 본문을 달달 외운

다고 해서, 그게 하나님을 아는 것(knowing God)이 아닙니다. 단지 하나님에

관해서(about) 아는 것뿐입니다. 지식적으로만 아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하나

님에 관한 지식’이 쓸데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올바른 신학적, 교리적, 성서적

지식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문제는 그것이 ‘하나님을 아는 지식’ 자체는 아니

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수단일 뿐입니다.

(호4:6)“내 백성이 지식이 없으므로 망하는도다...”

• 하나님에 ‘관하여’알라? 하나님‘을’ 알라!

로이드 존스(D. M. Lloyd-Jones) 는, 이것을 <컵과 우유>에 비유했습니다. 컵

은 ‘하나님에 관한 지식’이고 우유는 ‘하나님을 아는 지식’입니다. 컵에 우유가

담겨 있습니다. 컵도 중요하지요. 컵이 있어야 우유를 담아서 마실 수 있습니

다. 너무 작거나 찢어져 있으면 우유를 담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에 관한 지

식’이 없이, 자기 체험에만 의존해서 하나님을 믿으면 위험합니다.

그러나 컵은 수단일 뿐입니다. 우유를 먹는 것이 목적이지요. ‘하나님에 관하

여’를 통해 결국 ‘하나님을 아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아는 것이란 하나님에

관해서 아는 것과 다릅니다. 하나님과 깊은 사귐을 통해 친밀한 사귐으로 아

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영원하시고, 무소부재하시고 전지전능하시고 불변하시며 사랑과 공

의의 하나님이시라”. (제자훈련 교재 제2권 2과 ‘하나님은 누구신가’ 6번 참

고). 이러한 하나님을 하나씩 하나씩 성령의 조명에 의해 체험적으로 깨달아가

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아니 하나님을 알고자 힘쓰고 계십니까? 성

도의 인생은 하나님을 알아가는 과정입니다. 하나님을 아는 것이 진정한 지혜

입니다. 그래야 내 인생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호6:3)“그러므로 우리가 여호와를 알자 힘써 여호와를 알자...”

/사랑으로 샘물

(2012,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