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론2- 복음적 예정론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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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예정론은 ‘시점’이 중요합니다.

예정론은 구원받은 ‘현재’ 시점에서 돌아 본 것입니다. “나같이 어리석은 인

간이 어떻게 구원받았을까? 믿음으로 구원받았다고 하는데, 그 믿음은 내게

서 나온 것일까? 내가 어떻게 그 말씀을 믿게 되었을까?”.

그랬더니 이건 내 힘으로 된 것이 아니에요. 하나님 은혜에요. 성령께서 믿

도록 역사하셨습니다. 나아가 이 구원은 갑자기 된 것이 아니라 창세전에

구원하려는 하나님의 의지(계획)가 있으셨음을 깨닫습니다. 내가 예수님을

영접한 순간, 그 의지가 역사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구원은 결코

실패할 수 없어서, 장래에 완전한 구원인 천국에 들어가기까지 그 계획을

성취하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정 교리는 우리에게 구원의 확신과 평안을

주어 힘찬 삶을 살게 합니다(롬8:35).

(김세윤, <구원의 본질>, 제7장 예정과 지키심 부분 참고)

둘째, (롬9-10장)은 이방인 구원을 말씀합니다.

(롬9-10장)은 칼빈의 이중예정의 근거가 됩니다. “야곱은 사랑하고 에서는

미워하였다”(롬9:13절). 그러나 이 말씀은 누구는 선택하고 누구는 유기하신

이중예정이 아니라, 이방인의 구원의 계획을 말씀하십니다. 즉, 하나님은 장

자인 에서(이스라엘)가 아니라 저주의 백성이라 생각되던 차자 야곱(이방인)

까지도 구원하십니다(롬9:25).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을 의로 여기시사,

그 믿음만 있으면 이방인까지도 구원의 백성들로 삼으신 것입니다(롬9:30).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받습니다(롬10:13). 그러므로 (롬

9-10장)은 무시무시한 이중예정을 전하는 말씀이 아니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자는 누구든지 하나님의 백성이 된다는 복음의 총화입니다.

셋째,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재해석되어야 합니다.

20세기 최고의 신학자 칼 바르트(K. Barth)는 ‘그리스도 안에서’라는 기준으

로 이중예정을 새롭게 해석합니다. 하나님은 창세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모

든 인간을 택하시고 예수 그리스도를 버리기로 작정하셨습니다. 그 작정하

심 그대로 이 땅에 성자를 보내사 십자가에 죽게 하십니다. 즉, 이중예정은

십자가 사건을 뜻합니다. 하나님은 십자가에서 모든 인간을 택하시고 자기

자신을 버리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단 한 분 버림받은 분’(Der einzige

Verworfene)입니다. 하나님은 결코 어떤 사람은 유기-버리지 아니하시고 모

두를 택하셨습니다. 그것을 확증한 것이 십자가 사건입니다. 하나님은 십자

가에서 버려지는 성자의 죽음을 통해, 모든 인간을 구원으로 인도하는 문을

활짝 열어 놓으셨습니다.

“그러면 다 구원 받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이 하나님 은총의 계획은 두

가지 결과를 초래합니다.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자에게는 구원의 빛으로, 거

부되는 곳에는 버림의 그늘이 존재합니다. 이 그늘이 하나님의 심판일 뿐입

니다. 하나님이 그늘(버려짐)을 만드신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구원의 빛

을 비추실 뿐입니다. 그 빛을 거부하는 자에게 버려짐의 그늘이 생깁니다.

마치 빛과 어두움을 말할 때, 하나님은 어둠을 만들지 않으셨지요. 인간의

욕망이 빛을 가려서 어두움이 생겼을 뿐입니다. 선과 악, 선택과 유기도 마

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은 선하시사 악을 만드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은 선택

만 하시고 유기하지 않으십니다. 단지 인간이 악해서 유기(버리짐)의 그늘이

존재할 뿐입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선택은 언제나 은혜와 사

랑입니다.

(둘째와 셋째는 김명용, <현대의 도전과 오늘의 조직신학>, 제3장 참고)

넷째, 구원의 탈락 가능성에 대해

성경에는 한 번 구원 받은 자라도 탈락 가능성을 말하는 본문들이 있습니

다. (히6:4-6, 10:26-27, 마7:21, 갈3:3, 딤전4:1-2). 광야의 비유(고전

10:1-12)나 달리기 비유(빌3:12-14)는 온전한 구원을 위해 가고 있는 과정

임을 말씀하지요(빌2:12). 구체적인 인물로는 가룟유다나 사울왕입니다.

아마도 저들은 처음부터 구원 받을 만한 참 믿음이 없었던 자 아닌가 여겨

집니다. 겉으로는 다른 제자들과 똑같았지요. 그러나 결과를 보면 알 수 있

습니다. “열매로 그 나무를 아느니라”(마12:33). 구원 받았다가 취소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알곡 속에 있던 가라지였습니다.

그렇다면 구원의 탈락 가능성 본문은 은혜의 빛 안에 깊숙이 들어오라는 권

면입니다. 구원의 빛을 받은 듯 보이지만 잠시 받았을 뿐 그 빛을 온전히

받진 못한 자들은 타락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경고하십니다. “한 번 구원은

영원한 구원이지만 그렇다고 자만하지 말라, 하나님 은혜를 헛되이 받지 말

라, 구원의 탈락이 있을 수 있음을 두려워하라, 더욱 온전한 구원에 이르도

록 힘쓰라.”

이렇듯 성경에는, ‘한 번 구원은 영원하다’는 말씀과 ‘구원의 탈락 가능성’을

말씀하는 두 본문이 다 있습니다. 논리적으로는 모순이지요. 그런데 저는 이

두 가지를 다 붙잡고자 해요. (칭의와 성화, 김세윤, 제4장 4과 참고)

만일 ‘한 번 구원은 영원하다’는 말씀들이 없다면 우리 중에 누가 최종 구원

에 들어갈 수 있다고 확신하겠어요? 아무리 거룩한 삶을 살았다 하더라도,

구원 받을 만한 온전한 인생은 없잖아요. 그러므로 구원은 하나님 은혜입니

다. 구원의 확신이 생깁니다. 반대로, 성경이 구원의 탈락 가능성을 경고하

지 않는다면, 한없이 자만해 지겠지요. 한 번 구원 받은 자는 무슨 일을 하

던 자동 구원이니 제 맘대로 자행 자재하여 타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가만 보니, 이 두 가지를 말씀하시는 상황이 중요해요.

구원의 확신을 강조하는 말씀은, 주로 사람이 ‘어떻게 구원 받는가’에 대한

대답이에요. 전적으로 하나님 은혜로 구원 받지요.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님

께서 지켜 주시는 온전한 구원이며 확실한 것입니다. ‘성도의 견인’이라. 때

론 우리가 구원에 대한 회의가 생기고 불안해 지지요. 구원의 확신이 부족

한 초보일 때입니다. 그때마다, “나의 구원은 영원한 하나님의 예정에 의한

것인데, 하나님은 신실하셔서 자신의 약속을 끝까지 지키시는 분이다”, 마음

에 확신과 위로, 기쁨과 평안을 줍니다.

반면에 구원의 탈락 가능성을 강조하는 본문은, 주로 성도가 이 땅에서 ‘어

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성화를 강조할 때 사용됩니다. 실제로 우리가 거룩

의 길에서 벗어날 때가 있잖아요. 한 번 구원은 영원하다며 계속 자만과 방

종에 빠지면 안 되지요. “내가 이러다 혼나는데, 쉽게 구원을 받았다고 값싼

구원이 아닌데, 구원이 탈락될 수도 있는데” 하는 두려운 마음을 가져야 합

니다. 아버지가 대통령이라고 아버지 빽만 믿고 제멋대로 살아서는 안 됩니

다. 호적을 팔 수 있느냐 아니냐는 둘째 문제이고, 아버지 마음이 아프세요.

아버지 말씀에 순종하고 최선을 다해 본이 되는 삶으로 아버지 영광과 뜻을

드러내야 합니다. 그러므로 이런 말씀들은 두려움과 긴장을 줍니다. 이미 신

앙의 안쪽에 들어와 있는 성도에게, 혹은 심각한 박해 상황에서 “흔들리지

말라, 끝까지 믿음을 지키라”는 경고입니다.

우리가 이 두 가지 교리를 함께 견지할 때, 건강한 신앙이 됩니다. 한편으로

는 구원의 확신이 있어야 기쁨이 있고 평안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자만하지 말고 두려워함으로 거룩한 구원의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