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경건 점수는?

• 경건과 학문

대학을 비롯해서 모든 학교는 그 학교를 대표하는 교훈(校訓)이 있습니다. 진

리, 학문, 정의, 봉사 등등. 우리 교단 신학교인 장로회신학대학의 교훈은,

pietas et scientia. 경건과 학문 입니다.

<장신대 교훈 로고>, 학교 정문 앞 큰 돌에 이 글자가 새겨져 있다.

경건(敬虔)과 학문(學問) 이라. 깊은 의미가 있지요. 무엇보다 위치가 절묘합니

다. 학문과 경건이 아니라 경건과 학문입니다. 기장 측인 한신대는 학문과 경

건입니다.

물론 신학교마다 경건과 학문, 둘 다의 균형을 강조하고 있긴 하지만 장신대

는 굳이 경건을 학문 앞에 위치해 놓은 것입니다. 목회자를 배출하는 선지학

교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학문 추구보다 먼저 강조하는 것이 하나님 앞에서의

경건입니다. 그래서 신학생들은 공부하는 것과 함께 열심히 경건훈련을 쌓고

있습니다.

매일 예배(chapel)이 있습니다. 거기에 반드시 참석해야 합니다. 경건점수가

있어서 그 점수에 미달이면 징계를 받습니다. 장학금도 못 받습니다. 학점이

낮거나 등록금을 늦게 내는 것쯤은 대충 봐 주는데, 이 경건평가가 좋지 않으

면 에누리가 없습니다. 나중에 졸업할 수도 없습니다. 기드온에 가든지 해서

경건훈련을 특별히 받아야 합니다.

기숙사생은 새벽기도를 의무적으로 나가야 합니다. 저도 기숙사에 오래 있었

는데 한 학기에 새벽기도를 세 번 이상 빠지면 기숙사 퇴사입니다. 다음 학기

기숙사 입사가 금지됩니다. 그래서 새벽 시간이 되면 전쟁이 벌어집니다. 4학

년 선배들은 몽둥이를 가지고 각 방문을 쭉 두드려 오구요, 스무 살 한참 새

벽잠이 쏟아지던 1,2학년때, 1분이라도 더 자려고 그 몽둥이가 내 방을 두드

려서야 억지로 일어나곤 했습니다. 그렇게 젊을 때부터 쌓은 경건훈련의 내공

이, 지금껏 목회해 올 수 있었던 힘이 아닐까요.

• 경건, 구원의 은총에 합당한 삶

경건(Godliness)은 히브리어로 하시드인데 헤세드의 형용사형입니다. 즉 헤세

드(사랑)를 행하는 사람입니다.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경건이라. 신약의 경우

헬라어 유세베이아(Eusebeia) 인데, 역사가 유세비우스는 ‘하나님을 우러러보

는 것과 그에게 적절한 삶’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경건은 구원의 은총에

합당한 삶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말입니다.

여러분은 요즘 어떻게 경건생활을 하고 계십니까?

D. G. 켈 교수는 󰡔경건훈련 실천방법󰡕이라는 책에서 경건생활을 점검하는 다

섯 개의 질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1)나는 매일 계속적으로 성령으로 충만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2)나는 매일 일정한 시간을 정하여 기도하며 성경공부를 하고 있는가?

3)나는 규칙적으로 성경구절을 암송하고 그것을 나의 구체적인 삶에 적용하고

있는가?

4)나는 규칙적으로 나의 신앙을 이웃과 함께 나누려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

는가?

5)나는 하루는 승리하고 하루는 패배하는 삶이 아니라 매일같이 승리를 경험

하며 사는 흔들림 없는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가?

여러분 경건생활은 몇 점쯤 됩니까? 적어도 이 다섯 개 질문 중에서 세 개 이

상 질문에 ‘예’라고 자신 있게 대답하지 못한다면, 바르고 건강한 신앙생활에

문제가 있음을 체크해야 합니다.

• 웨슬레의 경건운동

또 한 사람을 통해 우리의 신앙과 경건을 점검을 해 볼까요? 18세기 영국 경

건주의 운동을 일으킨 요한 웨슬레(John Wesley)입니다. 그들이 살던 당시,

영국의 도덕생활은 말할 수 없이 부패하여 퇴폐했고, 빈부의 차이가 심하여

사회는 혼돈 속에 있었습니다. 그런 속에서 일으킨 웨슬레의 경건 운동은 영

국교회를 건질 뿐만 아니라 영국 국가 사회를 건져내었습니다.

그는 옥스퍼드 대학 시절, 동생 찰스와 함께 4명의 회원으로 ‘성신 클럽’(Holy

Club)을 조직하여 경건훈련에 힘썼습니다. 그들은 엄격한 규칙을 만들어 매일

성경을 읽고 한 주일에 이틀씩 금식하며, 주일 밤엔 신학서적을 읽고 경건한

생활을 했습니다. 그의 친구들에 의해 ‘Methodist’(규율가)라는 별명으로 불

려, 이것이 감리교 운동의 시작이요 산실이 됩니다. 그래서일까요. 지금도 감

신대 교훈은 ‘경건, 학문, 실천’ 입니다. 참으로 웨슬레의 후예다운 슬로건이지

요.

그 요한 웨슬레가 경건생활에 대해 자신에게 늘 던지던 일곱 가지 질문이 있

다고 합니다.

첫째, 너는 항상 기도하는가?

둘째, 너는 순간마다 하나님 앞에서 즐거워하는가?

셋째, 너는 모든 경우에 감사하는가?

넷째, 너는 욕심내는 것이 없는가?

다섯째, 너는 두려워하는 일이 없는가?

여섯째, 너는 네 중심에 연속적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는가?

일곱째, 무슨 말이나 일을 하든지 그것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다고 자신 있

게 대답할 수 있는가?

자 어떠십니까? 당신의 경건 점수는. 예배로 시작해 삶으로 이어지는 하나님

앞에서의 삶, 경건에 힘쓰는 성도가 되길 빕니다.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