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끝, 예수의 시작

⦁ 나의 끝, 예수의 시작!

도발적이고 역설적인 이 제목은 제가 붙인 것이 아닙니다. <팬인가 제자인

​가>를 쓴 카일 아이들먼(Kyle Idleman) 목사의 책 제목입니다. ​원제는

<the end of me>.

 이 빨간색 예쁜 책은 무거운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저자에게 한 남자가 메

시지를 남깁니다. 18개월 된 그의 아들이 몇 주 전에 세상을 떠났다는. 수십

년 동안 이런 사람들을 많이 대해 왔던 저자인지라 덤덤할 뿐이었지요. 그런

데 그와 통화 하면서 충격을 받습니다.

 “제가 후진하다가 쳤어요”.

 아~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리고 그 이후의 대화들이 이 책을 쓰게 된 동기

가 됩니다. 놀라운 것은, 의무감으로 교회에 얼굴을 내비치던 그가, 그렇게

모든 걸 잃은 것 같은 순간, 난생 처음으로 예수님의 실재를 만났다는 것입

니다. 자신의 끝에서 예수님을 만난 것이지요.

 저자는 페북에 이런 질문을 합니다.

 “아래 문장을 완성해 보세요.

                                  때 예수님의 실재를 만났다”

이 질문의 핵심은 ‘실재’라고 생각됩니다. 실재(實在)는 actual being, 실제

로 존재함이라는 뜻입니다. 즉, 당신은 실제로 존재하시는 예수님을 만나셨

습니까? 구원파들처럼 몇 날 몇 시를 캐묻는 것이 아닙니다. 손으로 만져지

도록, 마음으로 느껴지도록, 정말 살아 계셔서 나와 함께 하시는 그 주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경험이 있는가? 그것이 언제부터였느냐는 질문입니다.

 의례적인 답들도 있었습니다.

-더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을 때

-내 힘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했을 때

-내가 얼마나 약한 존재인지를 절실히 깨달았을 때

-아무 데도 기댈 곳이 없었을 때

-나를 아는 모든 사람이 내게 등을 돌렸을 때

⦁ 인생의 벼랑끝에서

그러나 구체적인 답을 한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말기 암으로 몇 개월 밖에 살지 못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통보를 받았을 때

-남편이 다른 여자와 바람나서 집을 나갔을 때

-아버지의 총을 손에 쥐고 방아쇠를 당기기 전에 마지막으로 기도를 드렸을

때, 그 기도는 참으로 오랜만에 드린 기도였다.

-중독을 이겨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완전히 상실했을 때

-이혼서류가 날라 왔을 때

-예수님이 이 땅에서 가장 어두운 구석인 스트립쇼 클럽까지 찾아와 나를

향한 사랑을 보여 주셨을 때, 그때 그 분이 나를 찾지 못하는 곳이 없음을

절실히 깨달았다.

-우울증이 참기 힘들 만큼 깊어졌을 때

-30년 동안 청준 바쳐 일했던 직장에서 아무 대책도 없이 쫓겨났을 때

-병원에서 심부전이라는 이유로 낙태를 권했을 때, 그때 난생처음 밤새도록

기도했다. 지금 내 딸은 스물 세 살이다.

-가정을 되살릴 힘이나 포르노 중독을 이길 힘이 내게 없다는 걸 마침내 깨

달았을 때,

-남편이 자동차 사고로 세상을 떠났을 때

-초음파 검사로 태아의 심장박동이 멈춘 것을 확인했을 때

 그래서 저자는 이런 결론을 내립니다.

 “나의 끝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예수가 나에게 실재가 되었다”.

 진정한 삶은 내가 끝나는 곳에서 시작됩니다. 이것은 내 마지막 죽음을 말

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오늘 인생의 벼랑 끝에 서있는 자, 그 간절한 마음으

로 주를 바라보는 자, 예수님의 실재를 만나게 되리라.

⦁ 보화를 캐러 가는 길

끝이 시작이라! paradox, 역설이지요. 기독교는 역설의 종교입니다. 성경에

는 상식적인 말씀 보다는 역설적인 말씀들이 많지요. 가장 큰 역설은 하나님

이 사람되신 성육신 사건입니다.

이 ​책은 여덟 가지 역설을 말합니다.

전반부는 ‘나의 끝, 예수님의 복이 시작되는 곳’이라는 주제로 팔복 가운데

네 꼭지를 풀어 갑니다. 깨어짐, 애통, 낮춤, 벌거벗음, 그때가 나의 끝이며

예수님의 복이 시작되는 곳입니다.

첫째, 나의 끝, 온전함을 위한 깨어짐. 하나님 나라는 내 잔고가 0이 될 때

시작된다

둘째, 나의 끝, 진정한 기쁨을 위한 애통. 울어 마땅한 일에는 울어야 한다.

셋째, 나의 끝, 예수만 붙들게 하는 낮춤. 모든 상황이 교만을 십자가에 못

박을 기회다.

넷째, 나의 끝, ‘진짜 예수’를 만나기 위한 벌거벗음. ‘실제 삶’과 ‘보이는

삶’이 같기를 바라신다.

후반부는 ‘나의 끝, 예수님의 역사가 시작되는 곳’이라는 주제로 네 가지를

천거합니다.

다섯째, 나의 비움은 채움의 시작. 텅 빈 마음에 성령이 역사하신다.

여섯째, 나의 항복은 회복의 시작. 주님은 무기력에 젖은 삶을 두드리신다.

일곱째, 나의 실패는 사명의 시작. 경험의 무덤에서 비전의 숨을 마시라.

여덟째, 나의 가시는 능력의 시작. 예수만 의지하라 예수가 일하신다.

이것이 주께서 주시는 보화를 찾으러 가는 길이라. <나의 끝, 예수의 시

작>, 이번 주일부터 한 주제씩 그 길에 서서 보화를 캐러 갑니다.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