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이십니까?

⦁ 증인의 손가락

증인이라는 말이 새삼스러운 2017년 가을날들입니다. 국정농단 증인,

국정원 TF 증인, 국회 국정감사 증인. 역사를 더 거슬러 올라가면 저

5.18 헬기 사격 증인에 이르기까지. 진실을 밝히기 위한 수백수천의

증인들이 법정과 국회에 오가고 있습니다. 증인이 중요합니다. 증인이

없어서 무덤에 묻힌 사건들이 얼마나 많을까요.

<증인(Witness)>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

Society)>를 만든 피터 웨어(Peter Weir) 감독이 1985년도에 만든 영화입니

다. 제58회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감독상 음악상등 7개 부분에 추천되었고

편집상 각본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배경은 미국 펜실베니아 주의 한 마을입니다. 이 마을은 19세기 청교도적

신앙과 삶을 고수하며 살아가는 특이한 마을인데, 이 마을에서 자란 8살 난

사무엘이 주인공입니다. 아빠가 죽자 엄마는 볼티모어에서 살기 위해 어린

사무엘을 데리고 정든 고향을 떠나게 됩니다. 그런데 이들이 기차를 타고

가던 중 필라델피아역 구내 화장실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지요. 피해자가

마약사건 담당 경찰이어서 더욱 복잡하게 전개되는데, 문제는 이 살인사건

을 사무엘이 목격한 것입니다. 8살 난 어린아이지만 유일한 목격자이니 그

의 기억을 바탕으로 수사가 진행됩니다. 결정적인 순간은 사무엘이 경찰서

벽에 걸려있는 한 사진을 손가락으로 가리킬 때입니다.

(“저 사람이에요. 그때 그 화장실에서 사람을 죽인 사람은...)

마치 이렇게 말하는 듯 한 손가락. 그가 손가락으로 지목한 사람은 놀랍게

도 그 경찰서에서 마약사건 수사를 총지휘하는 총수였습니다. 한 어린아이

의 자그마한 손가락. 결국 그 사건의 진실이 밝혀집니다. 이 증언을 하지 못

하게 하기 위해 수많은 협박이 가해지는데도, 그 아이는 굴하지 않고 자기

가 본 그대로 증언한 것입니다.

⦁ 증인의 고충

증인(martus). 어떠한 사건을 본 그대로 말하는 사람입니다. 법정에서 그리

고 어떠한 사건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너무나 중요합니다. 우리는 길거리에

서 교통사고 목격자를 찾는다는 현수막을 자주 보게 됩니다. 증인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집니다. 증인이 확실히 있으면, 내가 그것을 분

명히 목격했다는 사람이 있으면 진실이 쉽게 밝혀지지요. 분명한 사실인데

도 증인이 없으면 사건은 미궁으로 묻힐 때도 많습니다. 또는 증인이 있기

는 있는데 사건에 도움이 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증인이 있는 그대로 이

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달리 증언합니다. 어두운 시대 때에는 보복이 두렵기

도 했지요. 영화 <변호인>에서 법정 진실을 말하고는 끌려간 그 젊은 군의

관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래서 위증들을 하지요. 진실이 감추어지고 엉뚱한

사람이 죽거나 옥살이를 합니다. 그래서 재판할 때 손을 들고 선서하지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고 만일 거짓말이 있으

면 위증의 벌을 받기로 맹세합니다."

⦁ 증인이십니까?

우리 성도는 증인이라. 어린 사무엘처럼, 그 젊은 군의관처럼. 예수 그리스

도에 대한 증인입니다. 예수께서 우리 위해 이 땅에 오시고 죽으시고 부활

하셨음을, 오늘도 우리와 함께 하시며 장차 다시 오실 것임을, 그를 믿는 자

는 구원과 영생을 얻음을 전하는 증인.

따지고 보면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예수님의 부활은, 당시 증인들이 없었다

면 묻혔을지도 모릅니다. 오늘의 기독교와 교회가 세워지지 못했겠지요. 그

래서 가룟유다 대신 맛디아를 뽑을 때 “우리와 더불어 예수께서 부활하심을

증언할 사람”이 자격조건이었습니다. 그때로부터 수많은 성도들은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어 그를 증거함으로 오늘 우리에

게까지 복음의 진실이 전해지게 된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세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증인, 목격자, 그리고 보지

도 믿지도 않는 사람. 보지도 믿지도 않는 사람이야 세상 사람을 말하는 것

이고, 문제는 목격자와 증인입니다. 목격자는 사건을 직접 보고 경험한 사람

이고, 증인은 더 나아가 그 보고 들은 것을 증언하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보고 들은 것을 말하지 아니할 수 없노라”(행4:20).

묻습니다. 증인이십니까? 목격자이십니까? 아니면 전혀 보지도 믿지도 전하

지도 못하는 사람입니까? 분명한 것은, 하나님의 위대한 역사는 목격자에

그친 사람들이 아니라, 그 사건을 전하고 증거하는 증인들을 통해서 이루어

져 왔습니다. 통계학자 데이빗 바렛(D. B. Barrett)에 의하면, 오늘 우리가

사는 2천대에도 복음을 전하다가 혹은 믿음을 지키다가 끌려가 죽는 순교자

들이 1년에 10만 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지금도 하루에 약 300여명이 지구

도처에서 예수님의 증인이 되기 위해 목숨을 내걸고 있는 것입니다.

다시 묻습니다. 증인이십니까? 목격자이십니까? 지난 주일까지 작정한 태신

자가 102명입니다. 새벽마다 그 명단을 부여안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저들

에게 내가 알고 믿는 바를 전하는 증인이 되어 보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하나님이 죽은 자 가운데서 그를 살리셨으니 우리가 이 일에 증

인이라”(행3:15)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