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워하지 말라? 두려워하라!

  
• 두려워하지 말라

어릴 때 어머니는 자주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하나님이 두렵지도 않니?”

아들들이 무슨 잘못을 할 때, 아주 못되게(?) 행동할 때마다. 하나님이 살아

계신데, 하나님이 보고 계시는데, 하나님의 심판이 있는데, 그렇게 해서 되

겠느냐는 엄위한 말씀이셨던 게지요. 그래서일까요. 어린 마음이지만 하나님

이 두려웠습니다. 그리고 어머니는 정말 하나님이 살아 계시는 것을 믿는

분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우리 안에 두려움이 있습니다. 무슨 중병에 걸릴까, 실패할

까, 인생에 풍랑이 칠까, 혼자가 될까,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

니다. 혹 등을 돌릴까 내 욕하지 않을까? 때론 아무 이유 없는 두려움이 안

개처럼 일어나기도 합니다.

<하나님의 지하운동>을 쓰신 루터교회 리차드 범브란트(R. Wurmbrand) 목

사님은 감옥에서 14년 갇혀 살았는데, 옥중에서 성경을 연구하면서 ‘두려워

말라’는 구절을 조사했더니 365번이나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일 년 내

내 두려움이 있다는 것이요, 매일같이 ‘두려워 말라’는 말씀으로 힘을 얻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성경에는 수없는 곳에서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

합니다. ‘강하고 담대하라’ ‘내가 너와 함께 한다.’

    
그런데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두려워하지 않고 평안한 때가 없습니

다. 어떻게 하면 두려움이 사라질까요? 그 길은 오히려 이렇게 말할 수 있습

니다. “두려워 할 것을 두려워하라”. 두려워할 것을 두려워하면, 두려워하지

않아야 할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역설이지요. 참으로 두려워해

야 할 분은 하나님 한 분이십니다. 정말 하나님을 두려워하면 세상을 두려워

하지 않습니다. 내가 세상 문제들로 두려워 떨고 있다면, 진정 두려워할 분

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증거입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그 두려움은 다

른 세상적인 두려움처럼 나를 병들게 하지 않습니다. 나를 주눅 들게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두려운 세상에 담대해 질 수 있습니다. 천상천하에 두려워

할 분은 오직 하나님 한 분 밖에 없습니다.

    
• 두려워하라

아닌 게 아니라, 어머니는 평생 평탄치 못한 인생을 살아오시면서 강인하셨

습니다. 어린 나이에 6,25때 이북에서 피난 내려 오셔서 고아처럼 사셨지요.

가난한 삶에 세 아들들 기르시면서 고생도 참 많이 하셨지요. 그러나 제 기

억에 어느 순간에도 연약한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문제 앞에서 낙심하

시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항상 담대하셨습니다. 우리 교우 어느 집에 가

니 “아빠는 산이다”는 글귀가 있더군요. 제게 적용하면, “엄마는 산이다!”.

어머니는 늘 흔들리지 않는 산과 같은 분이셨습니다.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

으셨습니다. 가만 돌아보니 그 이유가, 하나님을 두려워 하셨기 때문이라 생

각됩니다. 하나님 한 분만 두려워 하니 세상이 두렵지 않은 것이셨지요. 어

머니는 하나님을 그렇게 친구처럼 사랑하시면서도 하나님을 두려워 하셨습니다.

하나님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자, 하나님을 두려워합니다. 하나님을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자,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입니다.

“몸은 죽여도 영혼은 능히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오직 몸과

영혼을 능히 지옥에 멸하실 수 있는 이를 두려워하라”(마10:28)

    
• 두려움, 축복의 시작

하나님을 가볍게 보는 우리들, 손주가 귀여워서 꼼짝 못하는 할아버지 대하

듯 만만하게 보는 성도들, 하나님을 내 편의대로 믿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할아버지의 수염 뿐 아니라 옷을 벗겨서 하나님의 이름이 욕되게 되고 불신

자들에게 손가락질을 받습니다. ‘하나님이 내 편이라’는 귀한 말씀을 아전인

수(我田引水)격으로 내 손만 들어 주시는 분으로 해석하는 것이지요. 사랑의

하나님, 축복의 하나님만 강조하다보니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습니

다. 위로 받으려 하기만 하지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습니다. 그 분에 대한 두

렵고 떨리는 마음이 없습니다.

그러나 할아버지가 쉽다고 쉽게 대하기만 하면 버릇없는 녀석입니다. 하나

님을 경외(敬畏) 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입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것이

신앙의 출발입니다. 하나님을 쉽게 보는 것이 어리석음의 근본입니다. 아담

의 타락은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음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히브리 산

파들은 바로를 두려워하지 않고 하나님을 두려워하니, 민족을 구하는 모세를

낳았습니다.

예. 하나님만 두려워하면 다른 두려움은 이겨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진정

하나님으로 섬기면, 우리에게 두려움을 주는 세상의 지배에서 벗어납니다.

삶이 질서를 잡습니다. “주를 두려워하는 자를 위하여 쌓아 두신 은혜가 어

찌 크리큰지요(시31:19)”. 실로 하나님을 두려워함이 축복의 시작입니다.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