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이 있는 인생

 
• 원칙이 있어야

오래 전 프로그램이지요. 이경규씨가 진행했던 <양심냉장고>, 1996년에 한

국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 왔습니다. 신호등 앞에 정지선을 지킨 사람에게

냉장고 한 대를 선물로 주는 일종의 몰래 카메라입니다. 자정이 지난 새벽

시간, 어두운 차로에 간간이 오가는 차들이 신호를 지킬 리가 없지요. 그렇

게 서너 시간이 흐르고 새벽 4시13분, 차량 한 대가 정지선에 정확히 섭니

다. 그리고는 신호가 바뀔 때까지 차분히 기다리더니 파란불이 들어 왔을

때에야 출발했습니다. 운전자는 장애인이었지요. “저...는...늘...지.,켜..요”.

당시 시청률이 40%였다고 하니, 많은 국민들이 이 작지만 위대한 사람에게

감동을 받은 것입니다.

‘원칙’(原則)이란 말을 많이 하지요. 운동 경기에는 규칙이 있고 모임에는 지

켜야 할 회칙이 있습니다. 사람에게도 ‘원칙이 있는 사람’이라는 말을 합니

다. 가정에서는 부부간에, 부모 자식 간에 지켜야 할 원칙이 있습니다. 그것

이 허물어질 때 가정은 흔들리게 됩니다. 나라도 그렇지요. 정치 지도자가

원칙이 없이 이렇게 말했다 저렇게 말했다 하면 신뢰하지 않습니다. 인기가

없더라도 우직한 정치인, 그런 사람이 절실합니다. 그래서 간디는 <젊은 인

도>에서 나라가 멸망할 때 나타나는 사회악 일곱 가지 중에 첫째가, ‘원칙

없는 정치’를 꼽았습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이지요. 목회자에게는 목회 철학이 분명해야 하고, 성도 또

한 믿음의 원칙이 분명해야 합니다. 부흥하는 길이라고 세상적인 방식을 마

구 들여와서는 안 됩니다. 그게 하나님 방식이 아니라면 쓰지 말아야겠지요.

성경 말씀을 기초로 한 원칙, 그것을 잘 지켜 나갈 때 교회가 바로 설 수

있습니다. 이렇듯 원칙이란, 그 나라, 가정, 사람을 지탱해 주는 기둥과 같

은 것이라.

    
• 원칙이 있으신 하나님

성경을 보니 하나님은 원칙이 있으신 분입니다. 아무렇게나 세상을 섭리하

시지 않습니다. 아무렇게나 심판하지도, 아무나 축복하는 분도 아닙니다. 먼

저 약속을 통해 원칙을 주시고 그것에 따라 이끌어 가십니다. 흔히 이스라

엘 백성을 언약 백성(People of Covenant)이라 하지요. 하나님과 이스라엘

간에 계약, 원칙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 원칙이 뭐에요? ‘말씀대로 순종할

때 복을 받는다!’ 하나님은 이런 원칙을 주셨고 그것에 반듯하게 사는 백성

을 축복하시고 일을 맡기십니다.

    
에릭 리델(Eric Liddel)이라는 중국 선교사가 있습니다. 1924년 파리 올림픽

육상 400m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영국 육상 대표선수였습니다. 숨은 이야기

가 유명하지요. 그는 육상에서 여러 세계 기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파리

올림픽에서도 당연히 금메달을 따내리라 예상했었지요. 그러나 주종목인

100m 마지막 결승전에서 경기를 포기합니다. 몸이 불편했었나? 아닙니다.

그 날이 주일이기 때문입니다. 철저한 청교적인 신앙을 가지고 있었던 그는,

경기를 포기하고 예배에 출석했습니다. 이뿐 아니라, 늘 흑인 선수들과 포옹

하고 악수함으로 많은 사람들을 의아하게(?) 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흑인들

을 차별시하던 때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지지요. 우여곡

절 끝에 400m에 출전하게 되었고 주종목도 아닌데 금메달을 따게 된 것입

니다. 원칙을 지킨 그에게 하나님께서 축복하신 것이리라.

    
리델은 선수 생활을 마치고는, '복음을 전하는 것이 믿는 자의 책임' 이라

결심합니다. 그리고는 당시 미국인들이 멸시하던 중국에 선교사로 나가서

평생을 가난한 중국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면서 그곳 이국땅에서 생을 마쳤습

니다. 후에 그를 기념하는 전기 <날으는 영국인>(The Flying Scotsman)이

출간되었고, 이것이 영화화 되었으니 1982년에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불수레, Chariot of Fire)입니다. 이 영화의 마지막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그는 위대한 지도자나 사상가는 아니었지만, 그리고 뛰어난 목사나 신학자

도 아니지만, 신앙인의 원칙을 지킨 사람이었다. 그는 인생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알고 산 사람이었다.”

    
• 하반기 시작하며

이렇듯 원칙을 잘 지킨 성경의 사람은 누구일까? 그 가운데 우뚝 솟은 봉우

리 같은 인물이 요셉이지요. 요셉은 실로 원칙이 있고 그 원칙을 따라 산

사람이었습니다. 오늘부터 요셉의 원칙을 생각해 보고자 하는데, 요셉의 원

칙은 무엇이었을까?

    
첫째,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신다.

둘째, 하나님 ‘앞에’(coram Deo) 있다.

셋째, 내가 아니라 ‘하나님이 하신다’.

   
7월 1일, 2018년 하반기 첫 주일입니다. 올해도 반년을 다 보낸 것입니다.

물론 세간의 노래처럼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습니다. 문

제는 어떻게 새로운 6개월을 맞을 것인가? ‘원칙이 있는 삶’은 어떨까요?

새롭게 주시는 반년, 믿음의 원칙을 따라 사는 여러분에게 주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길 빕니다.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