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진실

• 편안한 거짓, 불편한 진실

요즘 ‘불편한 진실’이라는 말이 유행입니다. 독도를 둘러싼 불편한 진실, 언론

이 말해주지 않는 불편한 진실, 매일 쓰는 비누의 불편한 진실, ‘삼성 가의 불

편한 진실’ 등등. 정말 진실은 불편한 것일까요? 그럼 거짓은 편안하다?

본래 불편한 진실(An Inconvenient Truth)은 영화 제목이었지요. 2006년 상

영된 환경다큐멘터리. 클린턴 정부때 부통령이던 앨 고어(Al Gore)가 출연해

지구 온난화의 위험을 다룬 아카데미 수상작입니다. 그런데 그 뒤에 고어가

보통 가정의 스무 배가 넘는 전기와 가스를 쓰고, 영화 내용도 과장됐다는 것

이 알려지면서 ‘불편한 진실’은 더 희화화되었습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최목사네 주일 저녁 풍경은 ‘개콘과 함께’ 입니다. 그 가운

데 제일 사모하는 코너는 <불편한 진실>이지요. “우리는 살면서 많은 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알고 있던 진실이 모두 진실이 아닌 거짓

으로 밝혀진다면 여러분 어떠시겠습니까?”

이렇게 시작하는 불편한 진실. 때론 친구와의 관계에서, 연인 간에, 때론 가정

에서 엄마와 딸 간에,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중적인 말이나 행동들

을 코믹하게 보여 줍니다. 우리 안에 감춰진 진짜 ‘날것’(raw)은 무엇인가!

‘그 남자? 어떻긴 그냥 착하지뭐’. 칭찬하는 말 같지만, 특별히 칭찬할 스펙이

없을 때 쉽게 하는 말이랍니다. 오히려 그건 굴욕이라나? 불편하지만 그게 진

실입니다. 성질이란 성질은 다 부리고 꼭 이렇게 말한다. “난 그래도 뒤끝이

없는 사람이야.” 졸지에 상대방은 뒤끝 있는 옹졸한 사람이 됩니다. 그 뒤에

이어지는 말에 멘붕, “쪼잔하기는, 난 벌써 다 잊었는데 말이야”

• 교회 안에 불편한 진실

교회는 어떨까요? 교회 안에도 불편한 진실이 숨겨져 있을까요.

어느 자료에 보니 교회 안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로 이런 게 있답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절대 우리 교회 이야기 아닙니다. 19禁!)

목회자들은 성도들을 통해 ‘주의 종’으로 불리기를 기뻐한다. 그러나 실제로

종 취급당하는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 불편한 진실! (우리 교회 이야

기 아니라고 했지요?). 성도가 이웃 동네로 이사 가면 ‘다니는 교회 바꾸는 거

좋지 않다’며 계속 본 교회에 다닐 것을 권면한다. 그러나 반대로 다른 동네에

서 이사 온 성도가 등록하면, ‘신앙생활은 집 가까운 교회에서 해야 한다’며

환영한다. 찬양연습을 하다가 잠시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거룩한 옷(?)을 입고

더러운 곳에 들어간다며 장로님에게 야단맞은 적이 있다. 성탄발표때 위 강단

을 조금 옮겼는데, ‘하나님의 법궤를 함부로 옮긴다’며 목사님에게 혼났다. 성

도 중에 어려운 일을 당하거나 멀리 옮기면, ‘기도할게’ 한다. 하지만 정말 기

억하고 기도해 주는 성도는 그리 많지 않다.

어떻습니까? 일상의 모습과는 달리 내면의 진실은 혹 이렇진 않은지요. 그 진

실 앞에 서니 허상으로 사는 내가 불편합니다.

• 성경에 불편한 진실

그런 마음으로 보니 성경에도 불편한 진실이 숨겨져 있습니다. 당시에 유대인

들이 예수님 말씀을 듣기 싫어했던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해하기 어려워서일

까요? 혹 그 말씀이 진실(眞實)이기에 듣기 불편해서 싫어한 것은 아닐까요?

아닌 게 아니라 예수님 말씀 중에는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말씀들이 많이 있

습니다.

(눅6:27-)“...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미워하는 자를 선대하며 너희를 저

주하는 자를 위하여 축복하며 너희를 모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눅6:29-)“너의 이 뺨을 치는 자에게 저 뺨도 돌려대며 네 겉옷을 빼앗는 자

에게 속옷도 거절하지 말라 네게 구하는 자에게 주며 네 것을 가져가는 자에

게 다시 달라 하지 말며”

(눅14:33)“이와 같이 너희 중의 누구든지 자기의 모든 소유를 버리지 아니하

면 능히 내 제자가 되지 못하리라”

어때요. 엄위하신 하나님 말씀이지만 참 부담스럽고 불편한 말씀들이지요. 2천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성도들이 하나님 말씀을 몰라서가 아

니라 불편하고 힘들어서 행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진실은 진실인데 왜 진실

이 불편할까요? 거짓을 진실로 믿고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 진 것입니다. 거짓

이 일상에 집을 지어서 반대로 진실은 불편해진 것이라. 그래서 황현희가 조

소하듯, "왜 이러는 걸까요?" 할 때 ‘포복절도’ 합니다. 공감하는 것이지요. 그

러나 우리는 불편해도 거짓이 아니라 진리를 들어야 합니다. 귀가 편안한 말

만 골라 듣다가는 망합니다. 진실로 성령이 교회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어야

합니다.

• 듣고 싶은 말씀, 들어야 하는 말씀

그러므로 두 가지 말씀이 있습니다. ‘듣고 싶은 말씀’과 ‘들어야 할 말씀’.

나는 내 입에 딱 맞는 달콤한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듣고 싶은 말씀이지요.

이건 들으려고 노력할 것도 없습니다. 귀만 열려 있으면 부담 없이 자연스럽

게 들려집니다. 그러나 ‘들어야 할 소리’는 불편합니다. 억지로 들어야 합니다.

의무요 책임입니다. 달달한 말씀이 아니고 가슴을 찌르는 말씀이라도 들어야

할 말씀이라면 들어야 하지요. 듣고 싶은 말보다 들어야 할 말에 귀를 기울이

는 자가 복이 있습니다.

忠言逆耳利於行 良藥苦口利於病 (충언역이 이어행 양약고구 이어병) 이라.

“충성스러운 말은 귀에 거슬리나 행하면 이롭고, 좋은 약은 입에 쓰나 병에는

잘 듣는다”

사람들은 듣고 싶은 말만 들으려고 합니다. 자기에게 좋은 말을 해주는 사람

을 좋아하고 따릅니다. 그러나 진실된 하나님의 음성은 잘 듣지 못합니다. 강

단에서 선포되는 말씀이라 할지라도 듣고 싶지 않은 말이라면 ‘좋지 않은 설

교’가 됩니다.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

북이스라엘 아합 왕은 듣고 싶은 말만 듣는 자였습니다. (대하18장)에서 아합

은 히스기야를 비롯한 선지자 400여명의 달콤한 말만 듣습니다.

(대하18:12)“...선지자들의 말이 하나같이 왕에게 좋게 말하니 청하건대 당신의

말도 그들 중 한 사람처럼 좋게 말하소서 하니”

그러나 선지자 미가야는 불같이 호령합니다.

(대하18:13)“미가야가 이르되 여호와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 내 하

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 곧 그것을 내가 말하리라”

미가야의 짧지만 분명한 선언이 감동 입니다.

‘...내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 곧 그것을 내가 말하리라’

주님께서 이렇게 저를 도전하십니다.

“너는 네가 듣고 싶은 말씀만 듣느냐? 아니면, 진실된 말씀을 듣느냐?”

“너는 사람이 듣고 싶은 말씀만 전하느냐? 들어야 할 말씀을 전하느냐?”

“때가 이르리니 사람이 바른 교훈을 받지 아니하며 귀가 가려워서 자기의 사

욕을 좇을 스승을 많이 두고 도 그 귀를 진리에서 돌이켜 허탄한 이야기를 좇

으리라”(딤후4:3,4절)

• ‘해야 할 사랑’을 ‘해지는 사랑’으로 하듯

故안병무 교수는 <너는 가능성이다>에서 두 가지 사랑을 말합니다. ‘해지는

사랑’과 ‘해야 할 사랑’. 해지는 사랑은 본능적이고 감정적이지요. 세상적인 사

랑을 말합니다. 해야 할 사랑은 지킬 것을 지키는 사랑입니다. 여기에는 의지

와 이성, 노력과 억제와 조절이 동반되지요. 가정과 교회와 이 민족을 위해 반

드시 ‘해야 할’ 사랑입니다. 우리는 ‘해지는’ 사랑에만 머무르지 말고 ‘해야 할

사랑’을 위해 힘써야 합니다.

그러나 세 번째 단계의 사랑이 있으니 ‘해야 할 사랑’이 ‘해지는 사랑’입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즐거이 하는 것입니다. ‘해야 할 사랑’이

힘겹지만, 기쁨으로 ‘해지는 사랑’이 된다면.

“그러나 해야 하기 때문에 하는 사랑은, 그것은 동정은 될지언정 상대방을 전

제로 하는 사랑이 될 수는 없다. 참 사랑은 ‘해야 할’ 사랑이 ‘해지는’ 경우다”

<너는 가능성이다> 106쪽

그러고 보니 우리 주님은 ‘해야 할 사랑’을 ‘해지는 사랑’으로 하신 분입니다.

십자가의 길은 해야 할 사랑입니다. 하고 싶은 사랑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그 길을 억지로 가지 않으셨습니다. 해야 할 사랑을 해지는 사랑으로 감당하

셨습니다.

‘듣고 싶은 말씀’과 ‘들어야 할 말씀’ 사이에서

들어야 할 말씀을 듣고 싶은 말씀으로 될 수는 없을까?

‘해야 할 사랑’을 ‘해지는 사랑’으로 하는 것처럼.

당신은 어떤가요? 듣고 싶은 말만 들으려고 하십니까?

아니면 듣기 싫은 말이라도 하나님의 뜻이라면 기꺼이 들으려고 하십니까?

/사랑으로 샘물

(2012,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