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있는 교회

    
• 표어 아쉬움

2월 첫 주일, 어느새 2019년 한 달을 보냈습니다. 혹여 새해의 새로움과 새

결심은 어느새 사라지고, 다시 이전 것을 따라 살고 있진 않으신지요. 그래

서 이렇게 맞은 설 명절이 귀합니다. 우리 식으로 다시 새해를 맞으면서 처

음의 다짐을 새롭게 하는 것이지요. 기독교는 새로움의 종교이고 예수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입니다. 만물을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께서 날마다 새

로운 날, 새로운 길로 인도하사 새 일을 행하실 줄 믿습니다.

    
교회도 새해 ‘예수 안에 하나 되어 힘차게 날아오르라’는 표어로 희망차게

시작했지요. 믿음의 날개가 있는 성도는 닭이 아니라 독수리와 같다, 우리는

땅을 벗하며 사는 닭이 아니라 창공을 나는 독수리이라, 새가 두 날개로 날

듯 너와 내가 예수 안에 하나 될 때 힘차게 날아오르리라, 표어 속에 담긴

의미를 몇 주에 걸쳐 새겨 보았습니다.

그런데 표어에 대한 설교를 마무리하고는 무언가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목

표에 대한 것입니다. 어디를 향해 날아가야 할까? 물론 창공(蒼空)이라 했지

만 좀 막연하다 싶었지요. 우리가 날아가야 할 구체적인 목표, 꿈은 무엇일

까요?

오늘은 특별히 교회창립기념주일입니다. 교회가 세워진지 49주년, 이맘때가

되면 새삼 ‘교회’를 생각하게 됩니다. 교회는 무엇일까? 우리 교회는 어디로

가야할까? 어떤 곳을 향해 날아 올라야 할까?

예. 교회의 꿈에 대한 것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꿈이 담겨 있는 책이요,

성도는 하나님의 거룩한 꿈을 꾸는 자들이지요. 요셉을 ‘꿈꾸는 자’(창

37:19)라 했는데 그것은 또 우리 성도에게 붙여진 이름이기도 하지요. 그러

므로 교회는 하나님의 꿈을 꾸는 성도들이 모인 곳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꿈이 없는 백성은 망한다”(잠29:18)

“Where there is no vision, the people perish”

    
• 꿈이 있는 땅

한 20여년 된 거 같아요. 도림교회 청년부를 섬길 때 그 해 표어가 <꿈이

있는 땅(합3:2)>이었습니다. 그때 쓴 글인데 새롭습니다.

    
<꿈이 있는 땅>

-한 해 표어, 주제성구 생각하며

    
샘터 깊은 밤, 차분히 촛불 하나 지피고

한 해의 주제를 마음에 새겨 본다.

“꿈이 있는 땅”

꿈도 없이, 꿈 하나 지키기 힘든 세상에서

하늘의 꿈을 꾸고 그 꿈이 영글어 가도록

    
그래 오늘,

눈물로 한 알의 씨앗을 심어야겠다.

땀 흘려 소망의 길을 헤쳐가야겠다.

멍들어 무너진 여린 가슴에

그리스도의 푸른 꿈 살아오도록

    
흔들리는 촛불 앞에 낮은 무릎 꿇으니

가만히 마음으로 떠오는 말씀,

“여호와여 주는 주의 일을 수년 내에 부흥케 하소서”

(합3:2)

    
꿈·땅에 주시는 하늘양식으로 삼고

가슴에 보듬고 삭여본다.

/사랑으로 샘물

    
•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미국은 매해 1월 셋째주 월요일이 공휴일입니다. 흑인 목사였으며 인권운동

가였던 마틴 루터 킹(Martin Luther King)을 추도하는 날입니다. 1963년에

그가 워싱톤 DC 링컨 기념관 앞에서 행한 연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는 아직도 젊은이들의 가슴을 활활 타오르게 합니다.

“...내게는 꿈이 있습니다. 이 나라가 언젠가는 깨어 일어나 진정한 의미의

건국이념, 즉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창조되었다는 자명한 진리대로 살아갈

것이라는 꿈이 있습니다. 내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조지아의 붉은

언덕위에 옛 노예와 주인의 아들들이 함께 형제의 테이블에 앉게 되리라는

꿈이 있습니다. … 내게는 꿈이 있습니다. 내 어린 네 남매가 피부색보다는

인격으로 사람됨을 판단 받는 나라에 살게 될 것이라는 꿈이 있습니다. …

내게는 꿈이 있습니다. …흑인과 백인 소년 소녀들이 형제자매로서 손에 손

잡는 날이 올 것이라는 꿈이 있습니다…”

끝내 그 분의 꿈은 흑백분리, 인종차별 악법을 철폐하는 기폭제가 되었습니

다. 겨자씨의 꿈이라 할 수 있지요. 그러나 한 사람의 작은 꿈이 열매를 맺

어서, 지금 우리 한인들도 유색 인종으로 차별을 덜 느끼고 살 수 있게 되었

고 53년이 지난 후에는 미국 역사상 최초로 흑인 대통령까지 탄생하게 되었

습니다.

사실 마틴 루터 킹의 꿈은 예수님으로부터 시작이 되었지요. 예수님은 온

세상에 구원과 평화를 가져 올 꿈을 꾸셨습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평생

사셨고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그리고 교회를 세우셨습니다. 자기 피로 사신

교회입니다(행20:28). 그리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지요.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으라”(마28:19),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행

1:8)”.

    
• 교회에 담겨진 하나님의 꿈

49년 전에 이곳에 세워진 영락교회, 하나님은 이 어두운 봉산동 지역에 교

회를 세우사 죽어 가는 영혼들의 희망이 되게 하셨습니다. 실제로 70년대

그 가난한 시절, 교회는 아이들에게 놀이터요 꿈이요 희망이었을 것입니다.

그 아이들이 환갑이 되었을 지금, 우리 교회는 어떤 곳일까요. 구원의 방주,

소금과 빛, 진리의 등대가 되고 있을까요? 이곳이 꿈과 희망이 영그는 땅이

되고 있을까요? 

-온 성도들이 뜨겁게 예배하며 예배의 감격이 있는 꿈입니다.

-너와 내가 한 지체로 서로 하나 되는 꿈입니다.

-삶에서도 말씀과 기도로 거룩과 경건의 삶에 힘쓰는 꿈입니다.

-이 지역에 교회를 세우신 하나님의 뜻을 따라 가난하고 힘든 지역을 섬기는

꿈입니다.

-교회학교 아이들이 가득해서 그 웃음소리가 들리는 꿈입니다.

-교회 안에서 뿐만이 아닙니다. 정의와 평화로 가득한 사회, 보시기에 아름다

운 환경, 정직하고 진실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꿈입니다.

-그렇게 좋은 소문이 퍼져서 날마다 부흥하는 꿈입니다.

-끝내 죽어 가는 영혼을 구원하는 하나님의 꿈을 이루는 교회가 되는 것입니

다.

• 원주영락교회 헌장

이것을 좀 더 구체적으로 만든 것이 <원주영락교회 헌장>이지요. 이 안에

우리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꿈이 담겨져 있습니다.
1. 우리는 날마다 “말씀과 기도가 있는 하루”가 되기 위해 경건생활에 힘쓰

고, “은혜와 나눔이 있는 교회”가 되기 위해 서로 사랑하고 섬기는 데 최선

을 다한다.

2.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에 한 지체로서 서로 받들고 협력하며,

직분에 따라 사명과 사역을 감당하기 위해 충성을 다한다.

3. 우리는 가정을 하나님이 주신 신성한 공동체로 여겨 가정예배에 힘쓰고

자녀를 신앙으로 양육하며, 검소하고 청빈한 생활을 통해 성숙한 그리스도

인 가정이 되도록 힘쓴다.

4. 우리는 정의롭고 올바른 사회를 만들기 위해 소외된 이웃을 돌보고, 그늘

진 곳에 사랑의 빛을 비추며 소금처럼 맛을 내서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노

력한다.

5. 우리는 창조신앙을 따라 자연과 생명체를 사랑하고, ‘보시기에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자원을 절약하고 절제하며, 무분별한 개발을 방지하는 환경 보

전에 관심한다.

6. 우리는 예수님을 닮은 그리스도인으로서 항상 정직하고 진실하게 행하여

사회와 일터에서 존경받고 칭찬을 들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도록 앞장선

다.

7. 우리는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자녀들로서 존엄과 자유를 회복하는데 힘

쓰고, 생명과 평화가 넘치는 세상을 이루기 위해 힘써 봉사한다.

    
마틴 루터 킹 목사님의 글을 빌린다면, 일곱 가지 하나하나에는 ‘나에게는 꿈

이 있습니다’라는 말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창립기념주일을 맞아 이 교회 안

에 담겨진 하나님의 꿈을 다시 꾸어 봅니다.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