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오면 다 풀려요"

-원망과 불평에 대하여

    
• 불평하는 인생

성도라면 누구나 신앙이 성장하기 원하지요. 교회가 부흥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신앙생활에 장애물들이 많습니다. 교회가 성장하는 데도 걸림돌이

많지요. 그 가운데 불평과 원망이 있습니다. 환경을 원망하고 사람을 원망하

며 나아가 하나님을 원망하는 것입니다. 목회자인 저는 이것이 교회에 가장

큰 적이라 생각합니다. 별거 아닌 것 같은데 ‘포도원을 허무는 작은 여우’

(아2:15)가 됩니다. 은혜로운 교회의 특징은 원망 불평이 적다는 것이겠지

요. 물론 원망이 없는 인생, 불평거리 없는 교회가 어디 있겠어요? 그러나

은혜가 가득하면 원망이 덮어 집니다. 반대로 원망이 구석구석 가득하면 은

혜가 사라집니다. 원망과 은혜는 반비례이라. 이런 말이 있어요. “은혜 없는

교회는 쓰레기가 많고 은혜 많은 교회는 ‘쓰레기통’이 많다”.

올해 교회 표어가 ‘예수 안에 하나 되어’로 시작하지요. 하나 되어야 힘차게

날아오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하나 됨을 막는 것에 원망과 불평이 있습

니다. 교회에 대해, 목회자와 그 성도에 대해. 사도 바울이 빌립보 교회에 권

면한 것이지요.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빌2:3), “모든

일을 원망과 시비가 없이 하라”(빌2:14). 이러한 죄악의 누룩들은 영적인 생

명력을 잃어 버리게 합니다. 누룩은 결코 가만히 있지 않고 점점 부풀어 올

라 공동체 안에 부정적인 영향과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이스라엘의 광야 생활은 한 마디로 불평의 연속이었습니다. 마치 불평에 중
독된 자들 같았지요. 홍해 앞에서, 마라에서, 르비딤에서 원망합니다. 그 귀

한 맛나로 인해서도 불평하고, 정탐꾼 보고로 인해, 광야길 우회한다고, 고

라 무리는 지도자 모세와 아론을 원망하며 반역을 일으켰습니다.

그때마다 하나님의 진노가 임하지요. 불뱀에 물리고, 염병에, 땅이 갈라져 2

만5천명이 죽기도 합니다. 끝내 40년 광야길을 헤매게 된 것도, 여호수아

갈렙 외에 가나안에 못들어간 것도 불평과 원망 때문입니다.

    
불평이 들어오면 귀한 것도 하찮게 됩니다. 감사가 사라집니다. 기쁨을 빼앗

아 갑니다. 마귀에게 틈을 주어서 축복을 가로 막습니다. 끝내 인생을 망하

게 합니다. 인간의 모든 불행의 뿌리에는 원망이 있습니다. 큰 죄가 아닌 줄

여기지만 멸망과 불행을 가져오는 무서운 죄가 됩니다. “우리가 반복해서

화를 내면, 원망과 분노의 잡초가 자라나 우리의 삶 속에서 성령의 열매를

맺지 못하게 된다”(<은혜가 더 크다>, Kyle Idleman, 125쪽).

    
• 불평의 해악

화를 낼 때 몸의 변화에 대한 실험을 했다고 해요. 가족에게 막 퍼붓는 소

리, 분노로 말을 마구 뱉어낼 때의 입김을 받아 농축시키니 노란 액체가 모

였답니다. 이것을 0.5cc 정도 돼지에게 주사했더니 그 자리에서 비명을지

르며 즉사해 버렸습니다. 우리 입에서 나가는 화와 분노의 독성이 얼마나

강한가를 알 수 있습니다. 다툴 때 화의 입김을 호박이나 오이 같은 넝쿨의

생장점에 대고 불면 하루도 못가 이내 시들어 버렸답니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상태에서 한 시간 동안 내뱉은 독소는 80명을 해칠 독소가 된다는 실

험결과도 있습니다.

우리 속담에 “장맛이 나쁘면 집안이 기운다”라는 말이 있지요. 예전에 메주

를 담그면 새끼줄로 엮어 처마에 걸어 두는데 집안의 온갖 미생물들이 달라

붙어 발효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가족 간에 자주 다투면 그 홧김으로 메주

균이 죽는답니다. 메주가 시꺼멓게 되고 결국 장맛이 고약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옛 어른들은 집안싸움이 많은 아이들은 온몸에 부스럼과 종기를 달

고 산다고 말하셨어요. 싸울 때 독한 입김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지요. “애

가 아직 어린데 뭘 알겠어요?” 아닙니다. 아이들이 다 보고 큽니다. 부모가

악을 쓰며 싸우는 자녀들이 잔병치레를 많이 하고 감기를 달고 사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 말에 자신있는 부모가 몇이나 되겠어요?

욥기는 해석하기 쉽지 않은 책이지요. 하나님께서 인정하는 의인 욥에게 사

단이 시험하는 책인데, 어떻게하든 하나님을 원망하게 합니다. 그런데 욥이

위대하지요. 까닭 없는 불행과 재난 속에서도 원망하지 않습니다.

“내가 모태에서 알몸으로 나왔사온즉 또한 알몸이 그리로 돌아가올지라

주신 이도 여호와시요 거두신 이도 여호와시오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

을 받으실지니이다 모든 일에 욥이 범죄 하지 아니하고 하나님을 향하여

원망하지 아니하니라”(욥1:21-22절)

    
오죽하면 사단이 아내를 통해 ‘하나님을 욕하고 죽으라’ 하면서 욥의 입에서

불평과 원망이 나오기를 기다렸지만 욥은 그리하지 않습니다.

“어리석은 여자여 우리가 하나님께 복을 받았은즉 재앙도 받지 아니 하

겠느뇨 하고 이 모든 일에 욥이 입술로 범죄치 아니하니라”(욥 2:10절)

 성도 입에서 불평과 원망이 나올 때 사단은 춤을 추며 좋아하고, 감사와 찬

송이 나오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고 춤을 추십니다. 목회하면서 제일 힘든

때가 있습니다. 인생의 고난을 맞은 성도를 맞을 때입니다. 그는 어떻게 그

일을 받아들일까? 그때에 신앙은 어떤 힘을 주는가? 그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까?

    
• 십자가를 바라보라

어느 기독교 선교 잡지에 나온 이야기를 옮깁니다. 아프리카 오지에서 병원

을 운영하는 선교사님이 계셨습니다. 어느 날 흑인 청년이 정글에서 칼로

나무를 찍다가 자기 발등을 잘못 찍었습니다. 피흘리는 발을 나무 잎으로

움켜 싸고, 병원이 있는 이십 리 길을 뛰어 온 것입니다. 선교사님이 그 청

년을 치료 하고 있는데, 얼마 후 그 청년 어머니가 달려 왔습니다. “아니 밀

림에서 어떻게 이 곳을 찾아 오셨어요?” 선교사님이 어머니에게 물었습니

다. 그때 어머니의 대답이 인상적이었다고 합니다. “아들의 핏자국을 보고

따라왔지요”. 그 말이 선교사님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울림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 맞다. 십자가에서 피 흘리신 예수의 핏자국을 보고, 날마다

예수님을 따라가는 삶, 이것이 우리 기독교인의 신앙생활이다”. 우리가 예수

를 믿고 신앙생활 한다는 것은 십자가에서 붉은 피를 흘리신 예수님에 대한

감사, 감격을 가지고 세상 사람들과 다르게 살아가는 것 아니겠어요? 그 예

수님을 닮아 가는 삶, 그러면 어떤 순간에도 감사할 수 있습니다. 희망을 가

질 수 있습니다.

돌이켜 보니 저는 감사보다 원망과 불평이 많았었습니다. “우리 교회는 왜

이런가? 그 성도는 왜 그런 말과 행동을 하나? 왜 교회에 이런 일이 생기

나?” 그러나 십자가의 주님을 바라보면서 불평이 죄임을 조금씩 깨닫습니

다. 주님은 제가 불평하는 것을 슬퍼하십니다. 주님은 변화되기를 원하시는

데, 제가 불평하는 환경이나 그 사람이 먼저가 아닙니다. 그것을 불평하는

제가 변화되기를 원하십니다. 그리할 때 조금씩 그 사람도, 환경도 변화될

것입니다. 오늘도 원망과 불평 없이 사는 것은 여전히 힘들고 어려운 싸움

이지만, 조금씩 불평 보다 감사를, 원망 보다 십자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감사 속에서도 불평을 찾아내지만, 복 있는 사람은 불평

속에서도 감사를 찾아낸다”.

  
• “교회 오면 다 풀려요”.

토요일 점심 <사랑의 국수>를 먹으러 내려 갔어요. 설 명절 끝난 후라 어르

신들이 많이 오시진 못하셨어요. 그래도 여전도회 식구들이 수고 많이 하시

지요. 가지나 명절로 인해 힘들었을텐데 주방에서 서빙으로 정신이 없으십

니다. “명절 스트레스 많았는데 또 교회 와서 힘드시네요”. 목사가 위로한다

고 주방을 향해 한 마디 드렸어요. 모두 밝게 웃으시며 목사의 말에 반응해

주십니다. 어느 성도의 대답이 희미하게 들려 왔습니다. “교회 오면 다 풀려

요”. 목양실에 올라와서도 그 말이 오래 마음에 남습니다. 목사 듣기 좋으라

고 의례껏 하신 소리일까? ‘교회 오면 다 풀려요’.

정말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집에서 있던 원망이 교회 오면 다 풀려요. 세상

에서 있던 불평이 교회 오면 다 해결돼요. 믿음 안에 있으면 원망이 기쁨이

되고 불평이 감사가 돼요. 정말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