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관계다

    
• 그래도 교회가 희망이다

신앙생활은 교회생활입니다. 주님은 자신과 교회를 동일시 하셨습니다(행

9:4-5). 주께서 피로 값주고 사신 몸된 교회라(행20:28). 사도신경 가운데

“나는 성령을 믿으며 거룩한 공교회와 성도의 교제와...”, 믿음의 선진들로

부터 지금까지 고백하고 있는 우리의 신앙고백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은 구체적으로 교회를 사랑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1세기의 그리스도인

들이 많은 핍박과 고난을 당했음에도 믿음을 지킬 수 있었던 것, 2천 년의

역사 속에서 기독교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힘도 교회공동체가 있었기 때

문입니다. 교부 키프리안(T.C.Cyprianus)은 말합니다. “교회 밖에는 구원이

없다”.

그렇습니다. 우리 신앙은 필연적으로 교회와 함께 합니다. 비록 땅의 교회가

완전하지 못해서 때로 실망될 때도 있지만, 갓난아이가 어머니의 품을 떠나

서 살 수 없듯, 성도는 교회를 떠나서는 살 수 없습니다. 빛은 모일수록 더

욱 밝게 빛나듯, 장작이 홀로 있으면 사그라지지만 합해 졌을 때 뜨겁게 타

오르듯, 주님은 교회를 통해 신앙을 키워가라 하십니다.

    
그러나 많은 성도들이 예수 믿어 구원 받았는데도 행복하지 않습니다. 교회

생활에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무교회주의(Non-church movement)도

있고, 요즘 가나안(안나가?) 성도들도 있다고 하지요. “예수님을 믿기만 하

면 되지 꼭 교회에 나가야 하나요?” 그래서 <나는 요즘 교회를 옮기고 싶

다>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됩니다. CBS조사에 의하면 개신교 성도 10명중 3

명은 “다니는 교회를 떠나고 싶다”고 대답했습니다. 교회만족도는 58%에

불과했습니다. 그래서 교회를 유랑하는 ‘노마드’ 신자(church nomad)들이

점점 많아집니다.

    
• 교회의 핵심, 관계 맺기

교회생활,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무엇이 문제일까?

관계! Relationship. 목회하면서 깨닫습니다. 교회생활을 잘하는 비결은 ‘관

계’를 잘 맺는 성도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 또한 성도들 간에 관계를 잘

맺어 친밀해져 가는 일입니다. 삼위일체이신 하나님은 영원한 사랑의 관계

안에 거하십니다.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우리 또한 그 사랑의 관계 안에서

행하도록 지음 받은 것이지요. 예수님은 우리 몸 중에 가장 더러운 발을 씻

겨 주시면서 우리에게 관계의 본을 보여 주셨습니다.

    
<교회는 관계다>라는 책에서 저자 푸트만은 “교회에서 참된 관계를 맺는

것이 그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보다 핵심이라”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예수님은 발을 씻겨주시면서 우리에게 관계를 맺는 본을 보여주셨다.

베드로에게 네가 너를 씻어주지 않으면 상관이 없다고 하셨다. 발은 세상

과 맞닿는 신체부위다. 가장 손상되기도 쉽다. 몸에서 제일 더럽게 취급

받는 부분이기도 하다. 개인적인 삶의 모든 여정이 시작되는 신체부위

다. 발을 보여주는 것이 솔직함이었다. 서로에게 진솔하게 노출하면서

주님은 관계를 맺어주셨다.”

(Jim Putman, <교회는 관계다> 중에서)

    
• 두 가지 관계

먼저는 하나님과의 관계입니다. 이 관계를 분명히 하는 것, 신앙생활 교회생

활의 기초입니다. 예배를 통해 영혼의 아버지 하나님과 교통합니다. 말씀과

기도를 통해 그 사랑과 능력을 공급받습니다. 그래서 늘 “주께서 나를 구원

하셨다,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 하신다, 성령께서 나를 인도하신다”는 성삼위

하나님에 대한 굳센 믿음으로 사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과의 관계이지요. 신앙은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출

발하지만 사람과의 관계로 향합니다. 이 관계를 잘 맺을 때 신앙이 온전해

집니다. 주님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사랑하라 이 두 계명이 율법

과 선지자의 강령이라(마22:40)” 말씀하셨습니다. 요한 사도는 “보는 바 그

형제를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보지 못하는바 하나님을 사랑할 수 없느니

라”(요일 4:20) 고 합니다.

우리가 예수를 믿음으로 그리스도의 몸의 일부가 되었지요. 지체입니다. 교

회 안에서 각 부분으로서 협력할 때 참 기쁨과 신앙의 성숙이 이루어집니

다. 교회공동체를 통해 하나님과 성도간의 신실한 관계를 통해 힘을 얻을

때, 나아가 가정과 사회에서 거룩하고 신실한 삶을 살아낼 수 있습니다.

    
• 손자가 없으신 하나님

그런데 하나님과의 수직적인 관계는 잘 맺는데 성도간의 수평적인 관계에

실패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가 중요하지 성도들과

의 불편한 관계는 가능한 피하고 싶다”. 끝내는 낙심에 빠지고 교회를 옮깁

니다. 그러나 우리가 예수를 믿고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순간, 모두

아버지가 같은 한 자녀가 됩니다. “하나님은 손자를 두신 적이 없다”는 말

이 있습니다. 손자도 아버지 하나님이라 부르고, 아버지도, 할아버지도 그렇

게 부릅니다. 모두가 한 아버지의 한 자녀인 것입니다.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 이는 혈통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뜻으로 나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들이니라 ”(요1:12-13)

    
하나님과의 관계를 잘 맺은 사람이 한 하나님의 자녀인 성도와 좋은 관계를

맺지 않는다면, 하나님의 완벽한 레시피(?)에서 무언가 빠진 영적 음식을 섭

취하는 꼴입니다. 그래서 어느 교회는 모든 성도가 형제님 자매님으로 부릅

니다. 목사를 비롯해 어떤 직분자이든, 웬만한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말입

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한 자녀임을 고백하는 일입니다. 직분이 무슨 계급처

럼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나이도 잘못하면 서열로 규정되기 때문입

니다. 형제 의식에는 일보다는 ‘관계’가 강조됩니다. 사명이나 역할 보다 관

계를 중요시합니다. 형제애의 관계를 가지지 않은 채 일을 하다가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공동체의 핵심은 영적으로 한 식구로서 친밀

도를 유지하는 일입니다.

    
• 다시, 사랑으로

그래서 사랑이지요. 교회에서 가장 우선되는 원칙입니다. 그런데 사랑이 쉽

지 않지요. 아프리카 오지로 달려간 선교사님들이 계십니다. 정말이지 이름

없이 빛도 없이 멸시천대 십자가를 지고 그곳에 갔지만, 가장 힘든 것이 동

료 선교사들끼리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공동체 안에서 사랑

하며 섬기는 일은 어렵습니다. 열심히 사랑을 배우고 훈련하는 일이 필요하

겠지요. 우리는 서로 은사와 재능이 다릅니다. 믿음의 정도도, 살아온 연수

와 환경도 다릅니다. 생각이 다르고 살아가는 방식이 다릅니다. 참고 인내해

야 합니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이해해야 합니다. 사랑은 매일 힘든 수고와

상처가 동반되어야 흉내 낼 수 있습니다. 에덴동산 이래 친밀한 관계를 기

피하려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 되었습니다. 상처와 실망을 받기 때문입니다.

마귀는 이 관계를 파괴하는 일이 목표입니다. 사도바울이 말하지요. “형제를

사랑하며 서로 우애하고 존경하기를 서로 먼저 하며(롬12:10)”. 이렇듯 교회

공동체를 통해 하나님과 성도간의 신실한 관계를 통해 힘을 얻을 때 가정과

사회에서 거룩하고 신실한 삶을 살아낼 수 있습니다. 사랑 안에서 하나님과

성도간의 관계를 친밀히 하라, 이것이 교회생활에 성공하는 길입니다.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