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ep your fork!

    
• 가장 믿기 어려운 일

세상에서 믿기 어려운 일이 무엇일까? 정치인들의 말? ‘아빠가 다시는 화

안내겠다’? 천지에 괴물이 산다?

예, 모두 믿을 수 없는 일들입니다. 그 가운데 가장 믿을 수 없는 것은, 사

람이 죽었다가 다시 사는 일입니다. 어떻게 사람이 죽었다가 다시 살 수 있

어요. 물론 우리는 죽었다가 다시 산 사람들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 죽은 나

사로, 나인성 과부의 아들, 회당장 야이로의 딸, 청년 유두고...

그러나 저들은 다시 죽었습니다. 잠시 환생한 것뿐이지요. 우리가 말하는 죽

었다 다시 산다는 것은 ‘부활’입니다. 영원히 죽지 않는 거듭남. 이것을 믿

느냐? 믿을 수 없습니다. 이 땅에 죽음에서 부활한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부처도 마호멧도 그 어떤 위대한 성인도 이 죽음과 부활의 문제에 답을 주

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믿을 수 없는 부활을 믿습니다. 나는 죽어도 다시 살 줄

믿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예배 때마다 믿음으로 고백하지요. 사도신경에서.

“죄를 사하여 주시는 것과 몸이 다시 사는 것과 영원히 사는 것을 믿사옵나

이다”. 이것을 어떻게 믿느냐? 근거 없이 믿는다면 정신없는 광신도들이지

요. 성경입니다. 성경에 보니 전부 이 이야기들입니다. 특히 예수 그리스도

께서 이 사실을 믿게 하셨습니다. 2천 년 전 오늘 주께서 죽으시고 부활하

셨기 때문입니다.

"만일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으면 또한 그와 함께 살 줄을 믿노니

이는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 나셨으매 다시 죽지 아니하시

고 사망이 다시 그를 주장하지 못할 줄을 앎이로라"(롬6:8-9절)

    
• 부활의 약속이 새겨 있는 봄

하나님께서 부활의 모습을 살짝 보여 주시는 것이 이 봄의 생명들 아닐까.

기나긴 겨울의 앙상한 가지에서 새싹이 돋고 꽃이 피는 것, 계란에서 병아

리가 나오는 것, 고치 속 번데기가 아름다운 나비로 변하는 것. 모두 믿을

수 없는 일이지요. 어떻게 저 죽은 나무에서? 아무 생명도 없는 듯 한 계란

에서, 고치 번데기에서? 거기서 새 싹이 피어나고 펄덕펄덕 살아 숨 쉬는

병아리가 나오고, 저 하늘을 훨훨 날아오르는 나비가 나옵니다. 이 모두가

부활이 분명히 존재함을 보여 줍니다. 그래서 마틴 루터(M. Luther)는 말하

지요. “봄철이 되어 새롭게 움트는 새싹마다, 피어나는 꽃잎마다, 주께서는

부활의 약속을 새겨 놓으셨다.”

    
그러므로 십자가 신앙이 귀하지만, 십자가가 기독교의 종점이 아닙니다. 십

자가 없는 부활이 의미 없듯, 부활 없는 십자가 또한 절망입니다. 십자가에

서 부활 신앙으로 나가야 합니다. 주께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고 끝나 버

렸다면 그것은 애처로운 사건에 불과했을 것입니다. 주님은 인생의 가장 큰

문제인 사망 권세를 이기시고 부활하셔서 온 인류에게 구원과 영생의 길을

활짝 열어 주셨습니다.

    
• Keep your fork

어느 날인가 집에서 아이들과 밥을 먹을 때입니다. 배가 많이 고팠나봐요.

식탁에 있는 반찬대로 먹었습니다. 맛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정신없이.

그런데 가만 보니 아이들은 안 먹고 있는 거예요.

“아니 왜 깨작깨작? 또 반찬 타령이냐?”.

그런데 그 날은 그게 아니었어요. 주 메뉴가 안 나왔다는 거예요. 소위

‘main dish’가. 아닌 게 아니라 아까부터 냄새가 좋아요. 주방의 아내가 뭘

오븐에 지글지글 굽고 난리입니다. 나는 너무 배가 고파 식탁 위만 보고 배

를 채웠는데 그럴 일이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은 그걸 기다리느라 지금 식탁

에는 먹는 둥 마는 둥, 젓가락만 빨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건 아빠나 많이

드시라? 얼마나 맛있는 게 기다리고 있는데요? 그날 저는 아내의 맛난 요리

는 못 먹고 늘 먹던 거로 배를 채웠습니다. 그래서 나온 말이겠지요. ‘가장

좋은 것은 아직 오지 않았다’. The best is yet to come!

    
<내 관 속에 포크를>이란 글이 있습니다. 말기 암으로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한 부인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마지막 날을 준비하기 위해 신

부님을 찾아갔습니다. 관 속에 누울 때 입고 싶은 옷, 불러주었으면 하는 성

가를 얘기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성서도 함께 넣어 달라

부탁했지요. 그러다가 갑자기 ‘정말 중요한 것’을 잊을 뻔 했다고 말합니다.

“뭔데요?” 신부가 묻습니다.

“제 오른쪽 손에 꼭 포크를 쥐어 주세요.”

신부가 의아한 표정을 짓자 부인은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성당에서 식사를 함께 하는 행사가 있을 때마다 저는 꼬박꼬박 참석했습니

다. 메인 코스의 음식이 다 떨어질 무렵 누군가가 항상 ‘포크는 그대로 들고

계세요!’(Keep your fork) 하고 소리쳤습니다. 다음 후식을 먹기 위해서죠.

후식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입니다. 입에 살살 녹는 초콜릿과 달콤한

애플파이... 정말 멋진 음식들이었죠.”

부인은 얘기를 계속했습니다.

“관에 누워있는 저를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오른손에 포크를 든 모습을 보여

주고 싶어요. 왜 그랬는지 다들 궁금해 하겠죠? 그러면 이렇게 말씀해주세

요. ‘포크를 꼭 쥐고 계세요. 가장 좋은 것이 아직 남아있으니까요’ 라고.”

신부의 눈에 감동의 눈물이 고였습니다. 부인을 꼭 껴안아 주면서 작별 인

사를 했습니다. 그녀가 자신보다 더 하느님께 가까운 삶을 살고 있다고 생

각했지요. 그녀는 더 좋은 세상이 자신에게 열리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

다.

장례식 날, 사람들은 아름다운 옷을 입고 좋아하는 성경책을 품에 안은 채,

그리고 오른손에 포크를 들고 관속에 잠들어 있는 부인의 모습을 바라보았

습니다. 그들은 한결같이 이런 질문을 해댔습니다.

"웬 포크예요?”

그럴 때마다 신부는 미소를 지었습니다. 강론시간에 신부는 사람들에게 그

녀의 말을 들려주었습니다. 포크가 그녀에게 주는 더 큰 의미도 얘기했습니

다. 그때부터 신부도 사람들도 포크를 볼 적마다 그 말을 떠올리게 되었습

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포크를 보면 조용히 그 말을 떠올려 보세요. ‘가장

좋은 것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말을. 그 옛날 청교도들의 인사법이기도 했

다지요.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서로를 격려하며 일깨운 말, “The best is

yet to come!” (가장 좋은 것은 아직 오지 않았다”).

<서강주보> 제 419호에서 –김미희 마리스텔라-

    
주께서 부활하신 이 아침, 우리 또한 그리할 줄 믿습니다. 그러니 부활의 소

망을 가진 여러분, 마지막 순간에 포크를 드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Keep your fork!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