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청회를 마치고

    
• 성숙한 성도들

지난 주일 공청회. 은혜 가운데 잘 마쳤습니다.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많은 분들이 자리하셨습니다. 어르신들도, 젊은이

들, 청년들까지. 또한 남녀선교회 대표들, 교회학교 부장들까지, 1시간반여

동안 여러 이야기들이 오갔습니다. 공청회라는 이름으로는 우리가 처음 모

였습니다. 담임목사로서 걱정도 많이 했었지요. 소란하면 어쩌나? 반대로 아

무 말도 없으면? 그런데 정말이지 우리 성도들 성숙합니다. 교회를 위한 생

각들을 분명하게, 그리고 적절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은퇴자들은 지나온 시간

들을 돌아보며 감사했지요. 저들은 교회 역사의 산 증인들입니다. 그리고 각

부서의 대표들은 50주년에, 그리고 미래에 시급히 할 일들에 대해 의견을

말씀했습니다.

     
나온 이야기들을 간단히 종합해 보면, 먼저 내년 50주년에는 감사예배와 사

경회를 하자, 그리고 지역주민을 위한 잔치나 작은 음악회는 어떤가, 지나온

목회자나 성도들을 통해 그때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도 좋겠고, 주보를 비롯

해 교회사료 전시회와 50주년 책자 출판을 제안했습니다.

교회 미래를 위해서는 많은 분들이 공통적으로, 공간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

하셨습니다. 특히 교회학교를 위한 공간은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것, 새가

족들을 위한 공간도 필요하고, 주방이 협소해서 입식으로 넓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안에만 그치지 않고 온 교우가 십시일반 마음과 힘을

모아 공간을 마련하자는 의견.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을 위해 예배로 중심

잡자는 말씀까지. 조목조목 각 모임의 대표들 중심으로 의견을 제시했습니

다.

    
• 집으로 오는 길

공청회를 마치고 집으로 걸어오는 길, 한편으론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선생

님께 무슨 큰 숙제를 받은 학생처럼.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특히

교회학교 아이들을 마음껏 교육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지 못한 것에

대해 자책이 들었습니다. 그랬구나, 아이들을 마음 놓고 맡기고 갈 수 없는

환경 때문에 교회학교 교사들이 얼마나 기가 죽었을까? 마음이 아팠을까?

    
그런데 한편으론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말씀드린 바, 공청회가 난상토론이

될까 염려를 많이 했었지요. 50년동안 이 본당 안에서 소리가 컸던 때도 있

었습니다. 고성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딱 1년여 전에도 우리 모두가 경험 한

바입니다. 바로 그 자리에서, 거의 비슷한 성도들이 앉아서 마이크를 돌렸는

데 이번은 달랐습니다. 불평하거나 얼굴 붉히는 말이 없습니다. “그렇게 공

간이 불편하니 일 못하겠다?” 아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색하지 않고 내

부서에서 충성을 다한 성도들입니다. 다들 너무나 희망찹니다. 해보자고 합

니다. 우리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목사님, 앞에서 힘차게 치고 나가세요,

함께 가겠습니다”. 이런 소리들로 가득했습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집으로 오는 길, 마음에 평강이 자리합니다. 저는 한

주간 내내 새벽 강단에서 울었습니다. 감사해서, 미안해서. 그렇게 2019년

이 여름, 하나님은 우리 교회에 이 만큼의 평강을 허락해 주십니다. 성도들

마음을 모두어 앞에서 힘차게 달려가겠습니다. 함께 세워 가는 영락교회, 저

기에서 아론의 축도가 들려옵니다.

“여호와는 네게 복을 주시고 너를 지키시기를 원하며 여호와는 그의 얼굴을

네게 비추사 은혜 베푸시기를 원하며 여호와는 그 얼굴을 네게로 향하여 드

사 평강 주시기를 원하노라”(민6:24-26)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