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려에 대하여

    
격려, encouragemant, 용기(courage)라는 단어가 들어 있지요. 낙심한 사

람, 포기하려는 사람에게 용기를 불어 넣어 주는 일입니다. 잘하고 있는 사

람에겐 더욱 잘하도록 힘을 실어 주는 일이지요. 무조건 좋게 말하거나, 사

실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추켜세우는 것은 격려가 아닙니다. 격려는 칭

찬과도 좀 다르지요. 칭찬은 잘한 일에 대한 좋은 평가요 보상이라면, 격려

는 실패해 넘어졌을 때, 그래서 자신감을 잃었을 때 새로운 소망을 갖도록

용기를 북돋아 주는 일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격려 보다는 비난이 넘쳐 납니다. 여야가, 보수와 진보가,

무엇보다 인터넷을 보면 하이에나처럼 서로를 헐뜯고 정죄합니다. 청문회는

객관적인 검증 보다는 어떻게든 후보자를 흠집 내서 낙마시키는 것이 목표

인 듯 보입니다. 이런 사회는 건강해질 수 없겠지요.

    
• 격려하시는 삼위 하나님

성경은 격려의 언어들로 가득합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성경은 우리를 칭찬

하지 않습니다. 대신 하나님의 격려로 넘쳐 납니다. 하나님은 자신없다는 모

세를 격려하사 출애굽의 지도자로 세우십니다. 로뎀나무 아래 낙심한 엘리

야를 격려하사 다시 아합과 맞서게 하십니다. 포로로 잡혀 가 있는 이스라

엘에게 위로와 소망을 주시는 말씀들이 에스겔 이사야 예레미야 등의 예언

서입니다.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다.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하리

라, 상한 갈대를 꺽지 아니하고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리라”. 이스라

엘은 수천 년간 그 하나님의 격려로 살아 왔습니다. 격려의 말씀을 받고 일

어났을 때는 승리했고, 자기 힘으로 살아보려고 했을 때는 실패했습니다. 죄

란, 하나님의 격려를 무시하고 좌절해서 사탄의 속삭임 따라 주저앉는 것이

라.

우리 주님은 이러한 인생들에게 새로운 용기와 소망을 주기 위해 오신 하나

님의 아들입니다. 격려하러 오신 분, 예수 그리스도. “하나님 나라가 가까

이 왔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애통하는 자는 복

이 있나니 저희가 위로를 받을 것이라, 평안을 주노니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 믿음이 없는 자여 왜 의심하느냐”. 말로만 격려하는 게 아니지

요. 따돌림 당하던 삭개오의 집에 찾아가 구원을 선포하십니다. 남편을 다섯

이나 바꾼 우물가 여인을 격려하사 영원한 생수를 주십니다. 간음하다 현장

에서 잡힌 여인조차 긍휼히 여기사 다시는 죄를 범치 말라 격려해 주셨습니

다. 배신하고 도망간 제자들을 다시 갈릴리에서 만나셨을 때 무슨 책망이나

비난을 하지 않으시지요. 조반상을 차려 놓으시고 “내 양을 치라, 내 양을

먹이라” 격려하신 것입니다.

성령님은 주로 우리를 위로하시고 격려하시는 보혜사입니다. ‘보혜사’(παρά

κλητος)와 격려(παράκαλεω)는 서로 어근이 같습니다. 성령님은 세상 끝

날 까지 우리를 떠나지 아니하고 우리 곁에 서서 격려해 주십니다.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로하시며, 흠많은 죄인들인 우리를 주님의 사랑 안

에서 살아가도록 하십니다.

    
이렇듯 성 삼위 하나님의 가장 중요한 일이 격려하는 것입니다. 그 하나님

을 따라 성경에는 이런 위로와 격려의 사람들이 많습니다. 여호수아와 갈렙

은 10명의 정탐꾼의 비관적인 말 때문에 낙담한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

이 우리와 함께 하시니 두려워 말라, 가나안은 우리 밥이라고 격려합니다.

바울 곁의 바나바는 권위자, 권면과 위로의 사람이었습니다. 오네시보로는

바울을 얼마나 격려해 주었는지, “그가 나를 자주 격려해 주고 내가 사슬에

매인 것을 부끄러워하지 아니”(딤후1:16) 하였다고 말합니다. 다비다는 과부

들 속옷과 겉옷을 지어 주며 위로와 치유를 베풀었습니다(행9:39).

    
• You are special

맥스 루케이도의 <너는 특별하단다 You are special> 라는 동화가 있습니

다. 웸믹이라는 ‘작은 나무 사람들’의 이야기인데요, 웸믹 마을에서는 날마

다 하는 일이 있었지요. 서로 만날 때마다 자기가 좋다고 생각하는 웸믹에

게 별표를, 그렇지 않다고 생각되는 웸믹에게는 점표를 붙여주는 일입니다.

웸믹들은 상대에게서 별표를 받느냐 점표를 받느냐에 따라 울고 웃고 도취

되고 움츠리곤 합니다. 온몸이 별표로 가득해서 번쩍거리는 웸믹들도 있었

지요. 별표를 받을 때마다 너무 기분이 좋으니 하나라도 더 받으려고 애를

씁니다. 하지만 재주가 없는 웸믹들도 있어서 언제나 잿빛 점표를 받았습니

다. 펀치넬로는 별표를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별표를 받으려고 자기 아닌

모습을 하기도 하다가 자신감을 잃고 삽니다. “나는 좋은 나무 사람이 아니

야”. 그는 바깥세상이 싫어졌습니다. 오히려 집안에만 있는 것이 그의 마음

을 편하게 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루시아 웸믹을 만났는데, 그는 몸에 별표도 점표도 붙어 있

지 않았습니다. 그러고도 행복해 보였지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 루시

아는 펀치넬로에게 엘리 목수 아저씨를 만나보라고 일러줍니다. 그는 모든

나무 인형을 만든 목수였습니다. 그는 펀치넬로에게 말합니다. “너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특별한 존재란다.” 별표나 점표는 그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웸믹에게는 붙여지지 않는 것이며, 루시아도 그런 연유에서 아무 표도

붙어있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더 나아가 다른 웸믹들이 어떻게 생

각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펀치넬로를 만든 엘리 아저씨가 어떻게 생

각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펀치넬로는 이러한 격려 속에 자

신감을 회복하게 됩니다. 바로 그 순간, 펀치넬로의 몸에 붙어있던 잿빛 점

표 하나가 땅으로 떨어집니다.

    
온통 점표를 붙여 주는 웸믹들로 가득한 세상, 그래서 주님은 몸된 교회를

세워 주셨습니다. 교회는 콤뮤니오 상토룸(Communio Sanctorum), 그리스

도 안에서 영적인 사귐과 친교를 통해 위로하고 격려하는 공동체입니다. 힘

을 주는 말로 격려합니다. 칭찬을 통해 격려합니다. 위로를 통해 격려합니

다. 함께 있어 줌으로 격려합니다. 필요를 채워 줌으로 격려합니다. 때론 치

리와 책망을 통해서도 격려합니다.

    
• 일곱 번 넘어질지라도

어떤 아이가 길바닥에 앉아 울고 있었습니다. 친구가 다가와 물어요.

“**야, 왜 울어?”

“으응, 내가 이 언덕에서 넘어졌는데 팻말을 보니까 여기서 한 번 넘어지면

3년 밖에 못 산대. 잉잉...”

한참을 보고 있던 친구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이렇게 말합니다.

“바보, 그럼 천 번쯤 넘어지면 되잖아!”

“그런가?”

울고 있던 아이가 뒤통수를 긁적이며 일어섭니다. 유명한 만화의 한 토막입

니다.

그렇습니다. 사람은 살다가 넘어집니다. '이젠 끝이구나' 일어서기 쉽지 않습

니다. 우리들 인생의 언덕길에는 ‘한번 넘어진 자는 영원히 낙오된다’는 무

서운 경고의 팻말이 여기저기 붙어있기 때문입니다. 그 경고문이 무서워 모

두가 넘어지지 않으려고 조심합니다. 대학에, 취직에, 결혼에, 건강에, 한번

넘어진 자는 영원히 낙오된다는 경고가 두렵습니다. 하지만 지혜로운 친구

는 말합니다. “바보, 그럼 천 번쯤 넘어지면 되잖아!”.

    
오늘도 내 친구 되신 주님께서 주저앉아 울고 있는 우리에게 잠언을 통해

격려하십니다.

(잠24;16)“대저 의인은 일곱 번 넘어질지라도 다시 일어나려니와 악인은 재앙

으로 말미암아 엎드러지느니라”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