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선교 방문기

    
• 원수나라(?) 일본

선교지 탐방이라는 ‘일’ 때문에 가는 여정이지만, 일본으로 향하는 마음이

그리 편하진 않았습니다. <no Japan> ‘가지도 사지도 않습니다., 그 깃발이

마음속으로 내내 따라 왔습니다.

일본, 예 요즘 뜨거운 감자이지요. 우리와 가까이 있고 잘 살아서 영향을 받

을 수밖에 없지만, 솔직히 좀 싫습니다. 왜놈들(?). 임진왜란을 비롯해 저들

은 이 땅을 끊임없이 침탈하고 못살게 했습니다. 일제 강점기는 그 절정이

지요. 36년간 우리 할머니들을 위안부로, 할아버지들을 강제동원으로, 식량

수탈 내선일체 황국식민 창씨개명 신사참배 민족의식 말살로, 수많은 독립

투사들과 성도들을 옥에 가두고 잡아 죽였습니다. 세상 표현으로 하자면 철

전치 원수, 일본은 정말이지 우리에게 큰 아픔을 주었습니다.

해방 이후에도 일제에 부역한 친일파들을 제대로 청산하지 못해 정치 경제

각 분야에 민족의 정기가 세워지지 못했지요. 이것은 민족의식이 분명하지

못했던 과거 우리 정부들의 잘못입니다. 아직도 일본은 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고 독도문제 욱일기 정신대 무시 등으로 갈등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우리

는 이 한 장의 사진으로 인해 감동을 받습니다. 1970년 겨울, 독일 빌리 브

란트 수상은 폴란드 바르샤바 나치 희생자 추모비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

를 구하지요. 이 소식이 전 세계 유대인들을 비롯해 고통 받은 백성들의 마

음을 녹였습니다. 일본 수상에게 이런 모습을 기대하는 건 욕심이겠지요.

    
• 일본을 능가하는 한국으로

한편으론 참 훌륭한 나라이기도 하지요. 올해도 노벨 화학상을 일본인이 받

았다고 합니다. 일본 국적으로는 25번째라 하는데, 우리는 노벨평화상 외에

는 없습니다. 아직은 높은 산이어서 부럽기만 합니다. 요즘 우리 차도 참 좋

지만 일본차는 세계적으로 더 인정받는다 하지요. 공중도덕, 교통법규, 개인

예절 등이 분명한 것은 어릴 때부터 철저한 교육 때문입니다. “남에게 피해

를 주어서는 안 된다!”. 아닌 게 아니라 일본 동네에 가 보면 참 조용합니

다. 이른 밤인데도 길을 가며 귓속말을 해야 할 정도입니다. 엘리베이터나

식당에서도 마찬가지이지요. 저들은 속으로 그 우월감이 대단합니다. 맞습니

다. 일본은 우리보다 잘 삽니다. 윤리도덕성이 높아 보이는 것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이제부터 시작이지요. 저들이 일찍 서양 문물을 받아들여 잘 살았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버블 경제로 일본이 흔들린 이후, 한국이 더 많이 따라

붙었습니다. 실제로 우리가 일본 보다 우수한 것들이 많지요. 국수주의라고

요? 우리는 해방이후 강요된 남북분단과 끔찍한 6,25전쟁을 치르고서도, 이

렇게 한강의 기적을 일구어 냈습니다. 반세기만에 모든 지표가 선진국 수준

에 이르렀습니다. 일본을 앞지르는 지표들도 적지 않습니다. 근면하고 성실

한 민족성으로 올림픽과 하계 동계 월드컵까지 치러 냈고, 한류 문화는 일

본은 물론 전 세계를 압도하고 있습니다. 그 만큼 우리 민족이 자유와 민주

주의, 창의성이 우월함을 보여 줍니다. 장차 남북이 통일되어 평화가 정착되

고 국방비를 절감해서 경제와 복지에 더 투자한다면, 일본을 능가하는 나라

가 될 것입니다.

    
• 일본을 불쌍히 여기라

무엇보다 일본 저들에게는 예수 그리스도와 복음이 없습니다. 복음화율

0.4%, 1억 3천만 명 중 기독교인이 50만 명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저는

가이드 해 주신 최규영 목사님께 이 말을 듣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1억3천

만 명 중에 30-40만 명이라니. 아무리 아프리카 미전도 종족이라 해도 이

정도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해요. 일본에 복음이 전파된 지 500여년 가까

이, 우리보다 훨씬 일찍 복음이 들어왔는데도 여전히 선교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아닌 게 아니라, 삼일동안 가도 가도 십자가와 교회 하나 발견하

기 어려웠습니다. 어렵사리 발견한 교회가 있어도 대부분은 결혼식장으로

활용되는 곳이었습니다. “지상에서 전도하기 가장 힘든 나라, 일본이라!”

    
그러나 우리나라는 하나님께서 축복하사 삼천리 방방곡곡에 교회와 십자가

를 세우게 하셨지요. 교회는 일제 강점기, 한국전쟁, 보릿고개, 그 어렵던

시절에 조선 백성들의 위로와 소망의 역할을 해 왔습니다. 물론 지금 교회

들이 제 역할을 잘 못하고 있지만, 속히 초대 교회의 모습을 회복해서 이

땅에 빛과 소금이 된다면 엄청난 복음의 능력을 나타낼 것입니다.

하여, 우리가 저들에게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알아야 구원

을 받고 진정 행복한 인생이 되기 때문입니다. <내가 예수 믿는 이유>이었

지요. 구원, 행복, 변화, 하나님 나라(천국) 백성으로 살게 해야 합니다.

이번에 만나 뵌 <일본 사랑의 교회> 이혜숙 선교사님은 일본에서 10여년을

사역하셨는데 이렇게 말씀해요.

“일본을 불쌍히 여겨 주세요”.

일본 정부가 잘못을 하고 있지만, 그 백성들은 사실 불쌍하다는 것이에요.

지진에 화산에 해일에 방사능에, 오늘도 엄청난 태풍이 일본을 지나간다고

하지요. 일찍부터 권위에 복종하는 것을 강요받아 정신적으로 억눌려 있습

니다.

“국민 70-80%가 정신병을 앓고 있는 것 아닌가 싶어요”.

무엇보다 수많은 신들을 믿고 있어서인지 영적으로 피폐합니다. 실제 선교

사님 교회에 찾아오는 일본인들 가운데는 정신적으로 영적으로 고통 받는

분들이 많다고 해요. 우리는 함께 기도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일본 사랑

의 교회>와 <원주영락교회>가 어떻게 일본 선교사역에 함께 할 것인가를

생각했습니다.

    
• 두 교회

그 외에 저는 지난주일 말씀 드린 바대로 성지(聖地) 두 곳을 방문했습니다.

일본 기독교의 두 정신적 기둥인 우찌무라 간조와 가가와 도요히코의 기념

교회들입니다.

(계속)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