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예수 스따일!’

• 싸이 신드롬

요즈음 싸이라는 가수의 노래가 전 세계를 흔들고 있습니다. 일명 <강남스타

일!>. 우스꽝스러운 말춤과 함께 시작되는 노래. 그의 뮤직비디오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는 동영상이 되었고, CNN을 비롯해 전 세계 유력한 방송사들이

경쟁하듯 소개하고 있습니다. 발매된 지 50여일만에 유튜브에서 클릭수 1억

번을 넘어 서더니, 지금은 약 3억 번이나 클릭했다고 합니다. 지금 싸이는 미

국 TV 토크 쇼에 출연할 정도로 유명인사가 되었고, 특히 NBC ‘Today

Show’에 출연한 그는 뉴욕 맨하탄 ‘록펠러 플라자’ 무대에서 ‘강남 스타일’을

불러 미국인들을 열광하게 만들었습니다. 오죽하면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인 미식축구 선수들도 ‘말춤’으로 골 세리모니를 할 정도입니다. 그의

노래는 한국인 최초로 빌보드 차트에 1,2등을 다투고, 225만개의 ‘좋아

요’(like) 기록은 기네스북에 등재될 정도입니다. 가히 ‘강남스타일 신드

롬’(Gangnam style syndrome)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더욱이 이 노래는 보고 들은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것을 패러디해서 자

신들이 직접 춤추고 노래 부른 것을 동영상으로 편집하여 인터넷에 수도 없이

올립니다. 서울 스타일, 평양 스타일, 아줌마 스타일, MB 스타일, 각시탈 스타

일, 성당 스타일, (우리 같으면) 원주영락 스타일, (선교회 이름을 따서) 루디

아 스타일, 요한 스타일 등등... 지난 여름에는 모 감리교회에서 학생회 수련

회 홍보영상으로 만든 동영상이 1주일 만에 조회 수 11만을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그 가사 내용은 대충 이렇습니다.

오빤 교회스타일, 오빤 교회스타일

예배에 열광하는 신앙적인 학생

성경 한 장의 여유를 아는 품격 있는 학생

수련회에 오면 심장이 뜨거워지는 학생

그런 믿음이 있는 학생…….

• 나는 현장 스타일!

따지고 보면 이 <강남스타일> 곡은 그렇게 세련되지는 않았습니다. 싸이의 비

주얼하며 그의 통통한 몸, 좀 모자라는 듯 한 말춤과 단순하고 중독성이 있는

사운드의 반복. 말초적인 가사 자체도 그리 유쾌하지는 않습니다.

“낮에는 따사로운 인간적인 여자, 커피 한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 있는 여자,

밤이 오면 심장이 뜨거워지는 여자, 그런 반전 있는 여자/나는 사나이, 낮에

는 너만큼 따사로운 그런 사나이, 커피 식기도 전에 원샷 때리는 사나이, 밤이

오면 심장이 터져버리는 사나이, 그런 사나이/ 아름다워 사랑스러워 그래 너.

지금부터 갈 데까지 가볼까. 오빤 강남스타일…”

어때요. 가사 참 후지죠(?). ‘갈 데까지 가볼까?’ 도대체 강남 스타일은 뭐라는

것인지, 뭔가 있는 것 같기는 한데 그 안은 별것 없는 껍데기 문화를 비판한

다고? 아무튼 말춤을 추듯이 고삐 풀린 말 같은 세상을 말하고 있는 듯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이 노래를 무작정 비판하거나 ‘마귀응원가’로 정죄하고 싶지는 않습

니다. 세계를 휩쓸고 있는 싸이가 자랑스럽기도 합니다. 인간의 마음과 정서를

순화시켜 주는 노래라면 가요라도 괜찮겠지요. 지난 월요일 단풍나들이 버스

안에서 저도 한 곡조 뽑았습니다. 나는 현장 스타일! ♫“오동추야 달이 밝

아...”

• 예수 스타일(Jesus style)

다만 안타까운 것은 세상은 그렇게 자신의 스타일을 유행시키고 있는데, 우리

성도들은 예수 스타일을 열심히 추구하고 있는지 묻고 싶은 것입니다. 그 영

상을 보면서 모든 성도들 머리에 스치고 지나갔을 말이 있습니다. ‘예수님 스

타일은 뭐지?’

예수 스타일(Jesus Style), 이를테면 ‘그리스도인’이란 말을 처음 들었던 안디

옥 성도들은, 2,000년을 넘게 이어 갈 ‘예수 스타일’을 만든 사람들 아니겠어

요? “당신은 그리스도에 속한 자요, 그리스도에 미친 사람이군요”. 그렇게 비

웃음과 조소가 담긴 이름이지만, ‘그리스도인’(Chistianos)이란 예수를 믿고

예수님처럼 살아가려고 애쓰던 이들에게 붙어 준 이름입니다. 신앙의 선진들

은 그것이 ‘예수 스타일’이라 자부하며 살았습니다. 언제 어디에서나 당당하게

세상을 향해 외치며 살았습니다. “우린 예수 스타일”. 그렇게 지켜온 스타일이

오늘 우리에게까지 온 것입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보며, 오늘 우리가 지닌 예수 스타일은 어떠한가 돌아

봅니다. 우리의 복음은 그렇게 강렬한가, 그렇게 신나고 분명할까요. ‘강남 스

타일’이 “내 인생은 나의 것”이라고 외치며 내 스타일대로 사는 것이라면, ‘예

수님 스타일’은 나를 부인하고,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을 품는 것입니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빌2:5)

내 안에 나쁜 스타일은 없는지

겉만 요란한 세상 스타일은 아닌지

예수 스타일로 자신을 가꿔가고 있는지...

이참에 우리 교회도 스타일 하나 만들어 볼까나요?

“우린 원주영락 스따-일!”

중고등부는 정해졌네요.

“우린 마중물 스따-일”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