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편지(2)

    
• 두 번째 가을편지

기후변화가 4계절을 혼미하게 했지만, 일반적으로 12 1 2월을 겨울로 3 4

5월을 봄, 6 7 8월을 여름, 가을을 9 10 11월까지라 했지요. 그러니까 11

월은 엄연히 가을, 늦가을입니다. ‘4계절중 어느 계절이 좋냐’ 는 진부한 질

문을 드렸었지요. 정답은 이것 아닐까요. "봄은 봄대로 좋고 여름은 여름대

로, 가을은 가을대로, 겨울은 겨울대로 좋다".

지난 주간 눈 소식이 있었는데요, 겨울이 성큼 다가온 느낌, 계절이 지나가

는 길목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자연과 계절의 변이를 통해서 말씀하신다 했

습니다. 오늘 가을편지 두 번째 시간입니다. 주님 주시는 편지 내용은, “가

까이 왔다”. 무엇이? 12월이, 마지막이.

(벧전4장)본문에 보면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오늘 우리는, 마지막

달인 12월을 앞두고 그것을 준비하라는 음성으로 들어 봅니다.

(4:7절)“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이 왔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정신을 차리고 근

신하여 기도하라”

베드로전서는 베드로 사도가 소아시아에 흩어져 있는 교우들에게 전한 편지

입니다. 네로 황제의 박해가 64년부터 시작되는데, 베드로전서가 65년경에

쓰여졌다고 봅니다. 이제 곧 로마 성이 불바다가 되고 기독교인들을 짐승처

럼 잡아 죽일 것입니다. 베드로가 지금 어디에 있느냐? 박해의 진원지인 로

마에 찾아 들어 왔습니다. 목숨을 내놓고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기 위해서.

그리고 박해의 중심에서 성도들을 격려하기 위해서.

(4;2)‘육체의 남은 때’라는 말이 나옵니다. 육체의 남은 때가 실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는 곧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순교하게 됩니다. 본문 (4:7)

에도,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이 왔으니’. 그러므로 어떻게 하라? 정신을 차

리라, 근신하라, 기도하라!

마치 술취해서 흥청이는 사람에게 하는 말입니다.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이

밤새 술을 풉니다. 어미 마음이 찢어집니다. 밤이 깊었습니다. 이제 곧 새벽

이 밝아 올 것입니다. 아침이 저기 가까이 왔는데, 언제까지 술만 마실 테인

가? 무엇보다 시험이 일주일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이번이 마지막인데. 정

신 차려라 이놈아 제발!

 • 해가 많이 짧아졌다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이 가까이 오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인류의 종말 마지막이 가깝습니다. 지구종말시계가 11시 55분

에서 11시 57분으로 맞춰 졌지요. 기후변화와 핵위협으로 인해 지구의 멸망

시각인 12시가 가까이 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11월 늦가을을 보내는 오

늘, 한 해의 마지막 12월 또한 가까이 오고 있습니다.

<가을>

-김종길

먼 산이 한결 가까이 다가선다.
사물의 명암과 윤곽이 /더욱 또렷해진다.
가을이다.
아 내 삶이 맞는 /또 한 번의 가을!

허나 더욱 성글어지는 내 머리칼 /더욱 엷어지는 내 그림자

해가 많이 짧아졌다.

    
맞지요.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깊어가면서 하루해가 짧아졌습니다. 겨울이

가까운 것입니다. 여러분, 겨울 준비 하고 계십니까? 인생의 마지막을, 한 해

의 마지막을.

• 수의를 준비하는 계절

예전에 시골에서 겨울 준비를 했지요. 추수와 탈곡, 타작마당을 벌이고 곡식

과 쭉정이를 가려 놓고, 소 돼지우리에 깔아줄 마른 볏단을 토광에 쌓아 놓

기도 했습니다. 연탄을 준비하고, 배추 무우도 땅에 묻어야 하고, 문에 문풍

지를 붙이고, 창문을 비닐로 막기도 했습니다. 내복과 두꺼운 솜이불을 꺼내

고. 물론 김장하는 일은 빼놓을 수 없는 겨울준비 중에 하나였지요.

이젠, 사라져 가는 모습들도 많이 있지만, 그때의 겨울준비는 오늘에도 영적

인 지혜를 줍니다. 자연의 흐름 속에서 인생을 배우라. 그 날을 준비하라.

사도 바울은 (딤후4장)에서 믿음의 아들 디모데에게 명하지요. “너는 겨울

전에 어서 오라”(딤후4:21), 특히 ‘겉옷’과 ‘내 성경’을 가지고 오라 합니다.

육적인 준비와 영적인 준비를 다 하고자 함입니다.

<가을편지>
-이해인

그 푸른 하늘에 당신을 향해 쓰고 싶은 말들이 오늘은
단풍잎으로 타버립니다.

밤새 산을 넘은 바람이 손짓하며, 나도 잘익은 과일로

떨어지고 싶습니다. 당신 손안에

...

누구나 한번은 수의를 준비하는 가을입니다.

살아온 나를 고마워하며 떠날 채비에 눈을 씻는 계절

모두에게 용서를 빌고 약속의 땅으로 뛰어가고 싶습니다.

    
수의를 준비하는 가을이라 했습니다. 살아온 나를 고마워하는 계절, 떠날 채

비에 눈을 씻는 계절이라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늦가을 점점 짧아지는 하루

해를 바라보며, 잘 살고 있는지 지나온 날들 돌아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새

로운 계절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