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의 감사 50년의 소망

    
• 새해 맞는 마음

2020년 새해 첫 주일을 맞았습니다. 새해를 새롭게 시작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립니다. 첫 주일에 담임목사로서 축복하고 싶습니다. 어떻

게 축복할까? 오늘 본문 말씀, (신11:12절)로 축복하고자 합니다.

“2020년 연초부터 연말까지 하나님께서 돌보아 주시는 땅에서, 하나님의 눈

이 항상 여러분 위에 있으시기를 바랍니다”

    
새해가 되었다고 해서 세상이 확 달라질 것 같지는 않지요. 정치 경제는 여

전히 어두울 것이고, 우리 또한 아웅다웅하며 살 것입니다. 해아래 새 것이

없다는 말씀처럼 새로운 시간도, 새로운 세상도 없습니다. 꽃길만 걷기를 바

라지만 그런 길은 없음을 여러분이 아십니다. 단지 순간순간 새로운 사람만

있을 뿐입니다. 어떻게 새로운 사람이 될 수 있는가? 새롭게 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만날 때입니다. 주께서 주시는 은혜의 빛을 받을 때 어두운 인

생이 새로워집니다. 그런 자가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갑니다. 그것이 진정한

새해입니다.

(고후5:17)“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

    
절기로 하면 오늘이 주현절후 첫 번째 주일입니다. 주현절(主顯節,

Epiphany). 주께서 나타나신 날, 세상에 당신을 환히 드러내 보이신 날입니

다. 동방교회에서는, 주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공생애를 시작하신 날로 주현

절을 지킵니다. 감리교회에서는 ‘세례주일’로 지키는데, 주님처럼 세례를 받

음으로 옛 존재는 죽고, 새로운 존재로 살아갈 것을 다짐하는 날입니다.

주께서 나타나신 주현절, 오늘 우리에게도 나타나시사 은혜의 빛이 환히 비

춰지기를 바랍니다. 세례 받으신 주님처럼 우리 또한 성령의 세례를 받음으

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성찬을 통해 한 해의 결단이 새로워

지는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새해 처음 새벽때 주신 말씀 가운데, (시97:11)여호와는 “의인을 위하여 빛

을 뿌리고 기쁨을 뿌리시는도다”. 예배는 뿌려 주시는 시간이라. 빛을 뿌리

시고 기쁨을 뿌려 주시는 시간. 그 빛을 받을 때 우리 어둔 마음이 환해지

고 기쁨으로 가슴 벅찬 인생을 살게 되리라.

    
• 교회 표어

한 해 시작하면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표어가 있어요.

“50년의 감사 50년의 소망”

주제 성구는 신명기 말씀 가운데 한 곳입니다.

(신11:12절)“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돌보아 주시는 땅이라 연초부터 연말까지

네 하나님 여호와의 눈이 항상 그 위에 있느니라”

    
지금 이스라엘이 있는 곳, 요단 동편 모압땅 느보산 기슭입니다. 뒤로 40년

광야생활이 있었습니다. 애굽에서 종살이하던 이스라엘이 출애굽해서 홍해

를 건너고 하나님과 언약백성이 되었습니다. 신광야 시내광야 바란광야, 때

론 불평과 원망, 실수하고 실패할 때도 많았지요. 그러나 만나와 메추라기,

엘림과 므리바, 구름기둥 불기둥, 율법과 성막, 지팡이와 놋뱀, 정말이지 하

나님 은혜로 그 험악한 광야를 건너 왔습니다. 처음 출애굽 했던 이들은 대

부분 다 죽고 그 후손들이 여기 남은 것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여기가 끝이 아니에요. 목표는 저기 요단 서편 가나안

땅입니다.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 꿈에도 그리던 곳이지만, 손에 잡힐

듯 들어와 있지만 아직은 아닙니다. 요동치는 요단을 도하해야 하고 여리고

성 아이성, 철병거로 무장한 일곱 족속들과 거친 싸움을 해야 합니다. 게다

가 위대한 지도자 모세는 여기까지입니다. 아직 미숙한 여호수아가 이스라

엘을 이끌어야 합니다. 그 땅을 차지할 수 있을까? 오합지졸 이스라엘이 그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신명기 말씀은 바로 그 자리에서 선포됩니다. 광야

40년을 마치고 새로운 길을 떠나야 하는 시점,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당부할 하나님의 말씀을 설교합니다. 본문은 두 번째 설교 중에 일부입니다.

    
• 새로운 땅의 첫 걸음을 떼며

자, 이 말씀을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으로 받고자 합니다. 저들이 광야

40년 살았다면 우리 교회도 지나온 50년을 살았습니다. 저들이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 은혜로 왔다면 우리 또한 정확히 그리합니다. 때론 갈라지

고 아파하고 눈물 골짜기 지나왔지만 오직 은혜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리

고 바라본 약속의 땅 가나안, 우리 또한 아직 가보지 아니한 새로운 50년의

땅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곳은 그냥 주어지지 않습니다. 사탄마귀와 영적

인 싸움을 해야 합니다. 미움과 다툼, 분열과 절망의 세력과 싸워서 이겨내

야 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요단 앞에 서 있습니다.

    
매듭이 중요하지요. 밤새워 꼰 새끼줄의 매듭을 잘 짓지 않으면 다 풀어지

게 됩니다. 하나의 새끼줄을 완성하려면 반드시 매듭을 지어야 합니다. 운동

경기가 그렇지요. 전반전 매듭을 잘 지어야지 후반전에 역전할 수 있습니다.

졸업시즌인데요, 졸업을 통해 매듭을 잘 지어야 상급학교에 입학해서 공부

를 잘 할 수 있습니다. 시간도 마찬가지이지요. 10년 매듭이 있습니다. 20

년, 30년. 그리고 50년이 큰 매듭이지요. 그리고는 100년입니다.

그래서입니다. 오늘 우리가 서 있는 자리가 중요합니다. 우리 교회가 이곳에

세워진 지 50년이 되었습니다. 이제 한 매듭을 맺어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매듭을 위해 힘차게 다시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50년의 감사, 50년

의 소망이 넘치는 교회, 그 첫 걸음을 뗍니다.

...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뛰어 갔지만

끝내 가버린 버스처럼 늘 한 발짝 차이로

우리를 비껴가던 희망들

    
그래도 다시 그 희망을 좇으며

우리 그렇게 살았다.

    
당신 참 애썼다

사느라 살아내느라

여기까지 오느라 애썼다

부디 당신의 가장 행복한 시절이

아직 오지 않았기를 두 손 모아 빈다.

(정희재 <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 중에서)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