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년을 향한 우리의 행진

    
• 아~ 영락교회

오늘은 2020년 2월 2일입니다. 20200202, 완전 대칭일이지요. 앞으로 읽어

도, 뒤로 읽어도 똑같습니다. 10100101, 즉 서기 1010년 01월 01일 이후

천년 만에 오는 완전대칭날짜입니다. 다시 오려면 천 년이 지난 30300303

이 되겠지요. 중국 사람들은 오늘을 최고 길일(吉日)이라 여겨서, 결혼이나

가정의 큰 잔칫날로 잡는다고 합니다.

우리에게도 특별한 날이지요. 대칭날 길일이어서가 아니라, 교회창립 50주

년 기념주일이기 때문입니다. 1970년 2월 1일에 시작된 우리 교회가 오늘

로 50년이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봉산동, 이 가난과 절망이 어깨동무하

며 내려 온 지역에 교회를 세우셨습니다. 실로 가시밭의 백합화 같은 교회

라.

    
저는 우리 교회가 참 좋습니다. 담임목사니까 당연히 좋다? 주변에 보면 자

기 교회를 좋아하지 않는 목사들도 적지 않더군요. 영락교회, 이름부터 뜻이

깊습니다. 영락(永樂), 영원한 기쁨이 있는 교회라. 그래서 제가 영락교회가

를 만들 때 이렇게 가사를 붙인 것입니다.

아~~ 영락교회 은혜의 전당 주님의 기쁨 되는 하나님 나라

아~~ 영락교회 축복의 전당 세상의 기쁨 되는 하나님 나라

이 교회를 위해 우리 앞서서 온 몸을 바쳐 헌신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

었던 분들이 계십니다. 50주년이니 다시 그 이름들 기억해 드립니다. 최복

환 집사님, 그 집에서 처음 예배 드렸다지요. 1970년 2월 1일입니다. 안철

호 목사님, 초대 목사님이시지요. 이듬해 곧바로 성전 건축을 시작했습니다.

우리 교회 본당 머릿돌에 보면, 날짜가 1971년 10월 25일이라고 새겨져 있

습니다. 그러니까 당시 1년여 밖에 안 된 개척교회, 성도도 가진 것도 별로

없어 힘들고 신산했을 터인데, 정말 믿음의 성도들이지요. 모두가 지게 지고

밤새 횃불을 밝혀 돌을 날라 성전을 지었습니다. 실로 땀과 기도와 눈물의

성전입니다. 그 성전을 지금도 우리가 쓰고 있지요. 그 만큼 그분들께 빚을

지고 있는 셈입니다. 그렇게 눈물로 씨를 뿌린 이들이 계셨기에 오늘 우리

가 기쁨으로 단을 거두고 있다는 생각, 우리는 또 다음 세대를 위해 무엇을

심고 있나 하는 생각, 창립 50주년을 맞아 여러 감회가 새롭습니다.

• 둘러 있게 하셨나니

교회 역사가 유장하다는 것이 자랑이 될 수만은 없습니다. (찬582장)같은

교회가 된다면야 문제가 없겠지요. “옥토에 뿌리가 깊어 하늘로 줄기가지

솟을 때 가지 잎 억만을 헤어 그 열매 만민이 산다”. 그러나 오래되어 껍데

기 단단하고 속은 텅 빈 고목이 되고 있다면, 그런 나무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 교회가 교회다운가! 주께서 이곳에 교회를 세우신 목적을 이루는

교회가 되는 것, 이게 오늘 우리의 질문이요 고민입니다.

지난 수요일 예배때 이런 말씀 보았지요.

(겔5:5)“주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이르시되 이것이 곧 예루살렘이라 내가

그를 이방인 가운데에 두어 나라들이 둘러 있게 하였거늘”

   
‘둘러있게 하였거늘’.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택하신 이유입니다. 주변에 바

벨론 앗수르 애굽 등 제국들이 즐비한데 왜 하비루(Habiru) 이스라엘을 택

하셨는가? 이스라엘을 통해 그를 둘러 있는 이방 나라들이 하나님 살아계심

을 알게 하시기 위해서입니다. ‘이것이 곧 예루살렘이라’. 오늘로 하면 ‘이것

이 곧 원주영락교회라’, 이 지역에 빛과 소금이 되는 우리 교회를 통해 하나

님께서 살아 계심을 알게 하시기 위해. 우리 교회를 이 곳에, 나를 가정과

삶의 자리에 심으신 이유입니다. 그 사명을 감당하고 있는가?

“교회가 하나님의 임재를 인정하고 그분의 활동을 나타낼 때, 그들을 보고

있는 세상이 하나님께로 이끌릴 것이다.”(헨리 블랙카비)

• 희년을 맞은 교회

성경은 50년을 희년(禧年, the year of Jubilee)이라 하지요. 7년 안식년이

일곱 번 지난 해, 대안식년입니다.

“너희는 오십 년째 해를 거룩하게 하여 그 땅에 있는 모든 주민을 위하여

자유를 공포하라 이 해는 너희에게 희년이니... 너희에게 거룩함이니라

너희는 밭의 소출을 먹으리라”(레25:10-)

희년이 되면 남의 종살이 하던 사람들은 자유인이 되었고, 빚에 몰려 남에

게 넘어갔던 땅도 원주인에게 되돌려졌습니다. 피치 못하게 지게 되었던 빚

도 탕감되었습니다. 그러니 희년이야말로 가난한 이들에게는 복음입니다. 현

실적이지 못한 제도여서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지만, 이것이 하나님의 마음

이고 성경의 정신입니다.

예수님께서 광야 시험을 물리치시고 공생애 시작하실 때 고향 나사렛에 오셔

서 당신의 사역 목적을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
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케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

게 하려 하심이라 하였더라” (눅4:18-19)

이 ‘나사렛 설교’는 예수님의 취임설교라 일컬어지는데, 주님이 오신 목적을

분명히 하십니다.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고, 포로된 자 눈먼 자 눌린 자

를 치유하사 은혜의 혜를 선포하시는 것입니다. (사61장)의 말씀을 인용하신

것인데, 이것이 ‘오늘 응하였다’(눅4:21)고 선언하십니다. 실제로 주님은 배

고픈 사람을 먹이셨습니다. 병든 자, 귀신들린 자, 죄와 사탄에 사로잡힌 자

들을 자유케 하셨습니다. 그것이 바로 은혜의 해, 희년이라. 예수님의 삶은

희년을 실현하는 일에 바쳐진 삶이었습니다.

• 새로운 희년을 향해
50년을 지내 온 원주영락교회, 새로운 50년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주님의 사역을 채 받아 은혜의 해, 희년을 향한 여정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희년을 향한 우리의 행진>, 신학생때 어두운 시대에 함께 불렀던 찬양인

데요, 저기 이 찬양이 맵차게 들려 옵니다.

<희년을 향한 우리의 행진>

1. 정의가 강물처럼 평화가 들불처럼

사랑이 햇빛처럼 하나님 주신 생명 보듬어

2. 눈물로 씨를 뿌리며 지나온 수난의 세월

보아라 우리 눈 앞에 새 하늘이 활짝 열린다

<후렴> 희년을 향해 함께 가는 길 주의 약속 굳게 믿으며

일곱번씩 일곱번 넘어져도 약속을 굳게 믿으며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