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에 걸리신 예수

    
• 코로나 바이러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벌써 몇 주째 온 세계가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우

리나라에도 사망자는 없지만, 확진자가 24명이고 620명이 격리 검사를 받고

있습니다. 교회에도 영향이 커서 주일예배를 비롯해 예배 인원이 줄고 겨울

학교도 축소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확대되지 않기를 소망하며 온

성도들이 기도할 따름입니다.

    
<성도의 생활수칙>

1. 본당에 들어오기 전에 손을 씻습니다.

2. 예배 시에 마스크를 착용을 권장합니다.

3. 기침을 할 때 옷소매나 손수건 휴지 등으로 가리고 합니다.

4. 당분간 악수는 하지 않고 목례나 눈인사 손인사로 대신합니다.

5. 교회학교 교사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지도합니다.

6. 다음 주중에 교회는 전체 방역을 실시합니다.

7. 모든 집회 전후에도 할 수 있는 한 방역을 합니다.

8. 감기나 고열 등 이상 증세가 있는 분은 가정에서 예배합니다.

9. 당분간 공예배를 제외한 교내 모임들은 자제합니다.

10. 속히 회복되어 건강한 나라가 되기를 위해 기도합니다.

    
전염병의 역사는 뿌리가 깊습니다. 14세기 저 유명한 흑사병 페스트는 유라

시아 지역에 최소 7500만 명, 최고 2억 명을 죽음으로 몰아갔습니다. 최근

에도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로 고통을 겪었지요.

그리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사실은 우한폐렴에 가려 제대로 주목받

지 못했지만 올 겨울 미국 대륙을 강타한 독감은 사망자가 1만 명을 넘어섰

습니다. 실로 인류역사는 전염병과의 투쟁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성경에도 이런 전염병들이 나옵니다. 주로 하나님의 징계로 나타나는데, 애

굽에 내렸던 10재앙중 악질 독종 장자의 죽음 등은 흉악한 전염병 종류였습

니다. (대상21장)다윗과 백성들의 죄로 이스라엘에 3일 동안 유행한 전염병

(온역)은 7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눅21장)예수님은 종말의 징조로,

“곳곳에 큰 지진과 기근과 전염병”이 있으리라 예고하십니다.

    
• 전염병 앞에서

성도인 우리들은 이 인류의 재난 앞에서 여러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나님

께서 주시는 메시지를 또 읽어야 하겠습니다. 먼저는 인간이 참으로 연약함

을 느낍니다. 하늘로 인공위성을 쏟아 대고 우주를 정복한 것처럼 으스대지

만 바이러스 하나를 막지 못해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혹여 너무 잘

먹으려고 너무 편하려고, 너무 욕심내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조용히 돌

아보며 우리 삶을 거룩하게 하고 욕심을 비워낼 일입니다. 그러므로 이럴

때 일수록 더욱 하나님을 바라보며 의지하는 것입니다. 우리 힘이 되시고

피난처가 되시는 하나님 품으로 더욱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그리할 때 성도

와 교회를 통해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전염병은 악한 영향을 주

지만 우리 성도는 선한 영향력을 미쳐야 하겠지요. 요셉의 꿈과 믿음으로

그 가정과 이스라엘 애굽까지 살렸습니다. 여호수아 갈렙은 긍정적인 신앙

으로 낙심한 백성들에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히틀러가 평소에 싫어한 것 두 가지가 있었으니, 유태인과 여자입니다. 그로

인하여 인류 역사상 유래 없이 6백만의 유태인을 살해했으며, 여자를 거느

리긴 했지만, 사랑을 주거나 결혼한 일이 없이 평생 독신으로 살았습니다.

히틀러가 그렇게 된 이유는 부모님 때문이었다고 하지요. 행상하는 아버지

가 몇 달에 한 번씩 집에 왔는데, 그 어머니가 이웃에 돈 많고 세력 있는

유태인과 불륜의 관계를 맺고 말았습니다. 어린 히틀러는 어머니에게 그러

지 말기를 눈물로 호소했으나, 어머니는 끝내 돌아서지 않았습니다. 그때부

터 히틀러는 여자와 유태인을 미워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의 범죄가 히

틀러의 마음에 살기를 품게 했고, 그 결과 인류는 히틀러 한 사람 때문에

엄청난 비극을 당해야 했습니다.

아담 한 사람의 범죄로 온 인류가 죄인이 되었고, 예수님 한분의 순종으로

온 인류가 구원을 받을 수 있는 영광을 얻게 되었습니다.

    
• 전염병에 걸리신 예수

목양실 제 책장에는 유달리 이 분의 책이 많습니다. 몰트만(J. Moltmann).

희망의 신학자라 불리는 독일 신학자입니다. 지금도 살아 계신 분이고 한국

에도 몇 번이나 오셨지요. 그의 신학은 고난 받던 어둠의 시절 7,80년대 상

황과도 잘 맞아서, 저 또한 신학교 때부터 관심을 갖고 쫓아갔던 분입니다.

    
그의 대표작 <희망의 신학>과 함께, <십자가에 달리신 하나님>은 그를 세

계적인 신학자가 되게 한 책입니다. 십자가를 기독교와 복음의 중심에 회복

시키는 역할을 했고, 그 십자가를 삼위일체로 해석해 냈습니다. 십자가에서

예수님만 보아서는 안 되고 삼위일체 하나님을 보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아

버지에게 버림받아 죽음의 고통당하는 성자 하나님, 아들을 죽음 가운데 내

어 주는 고통을 당하는 성부 하나님, 그리고 성령 하나님은 인간들에게 그

아버지 하나님의 사랑을 나타내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생명을 나누어 주

십니다.

    
대충 이런 내용인데 생각해 보고자 하는 것은 그 책의 표지입니다. 표지가

좀 특별했어요. 앞쪽은 흰 바탕에 제목이 달려 있어 평범하지만, 뒤쪽에 보

면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 모습이 나오는데, 너무나 일그러진 모습입니다.

물론 많은 성화들과 사진들이 십자가의 예수님을 고통스럽게 표현하고는 있

지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영화의 예수님은 너무나 끔찍해서 보기가 힘

들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십자가에 달리신 하나님>의 예수님은 특별한 것

이 있습니다. 사나운 가시면류관, 꺽인 고개, 채찍 맞은 온 몸, 무쇠 못에

박힌 온 몸 등은 여느 성화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온 몸에

검은 반점이 가득합니다. 처음 보았을 때 깜짝 놀랄 정도입니다. 마치 예수

님을 검은 반점을 앓고 있는 흑사병 환자로 그린 것입니다. 성서적 근거는

없지요. 복음서에 예수님이 무슨 전염병을 앓으셨다는 기록은 나와 있지 않

으니까요. 어떤 화가가, 어떤 의미에서 그린 성화일까? 전염병자 예수 그리

스도!

<사진이 업로드 되지 않네요. 검색:그뤼네발트>

이 그림은 마티아스 그뤼네발트라는 16세기 독일 화가의 작품입니다. 성 앙
투안 수도회의 이젠하임 병원에 소장되어 있는데, 아홉 개의 패널로 구성된

대규모 제단화(altarpiece)입니다. 화가는 당시 유럽 전역을 휩쓸며 번져나가

결국 1/3이상의 목숨을 빼앗아 갔던 흑사병의 검은 반점을 그린 것입니다.

그 지방 사람들 역시 흑사병의 희생자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이 작품이 걸린 이젠하임 병원은 매독, 괴저병 등 피부질환에 걸린 환

자들이 모여 들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환자는 살점이 썩어 떨어

져 나가고 온몸이 타는 듯 한 고통에 시달리며 죽어가는 ‘맥각중

독’(Ergotism)자들이었습니다. 그때는 그 원인조차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사

람들은 이 병을 ‘신성한 불’ 혹은 ‘지옥의 불’이라 부르며 죄인에 대한 신의

징계라고 죄악시했습니다. 이렇게 정죄 받은 환자들에게 위로와 구원의 소

망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환자들은 치료를 시작하기 전 먼저 이 작품 앞으

로 인도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온 몸 가득한 상처들과 살갗 아래로 뼈가 앙

상하게 드러난 마른 몸, 거대한 못이 박혀 틀어진 손과 발은 어떤 십자가

처형 작품보다 더 기괴하고 잔인하게 묘사된 모습, 특히 곳곳이 녹색으로

변해가는 신체와 못 박힌 발에서 흐르는 피고름은 병원을 찾아온 환자들이

앓고 있는 맥각중독 증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이 병으로 고통

가운데 죽어가는 환자들은, 자신들과 똑같이 전염병으로 죽어가는 예수님

모습을 통해 위로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자신들도 살점이 뜯어지는 고통을

이겨내고 “죄사함을 얻게 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마 26:28) 그

리스도의 성례전에 동참하기를 원했습니다. 이 한 장의 성화를 통해 위로를

얻고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여 구원의 소망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전염병에 걸리신 예수, 전염병을 이기신 예수. 오늘도 그 주님을 바라보며,

그 주님과 함께, 이 험한 세상을 이겨 나갑니다.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