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경외한다는 것은?

    
• 외(畏),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것

‘하나님을 경외하는 성도’, ‘경외하는 가정’, 5월 가정의 달의 주제입니다. 하

나님은 당신을 경외하는 곳에 복을 주십니다. “여호와를 경외하며 그의 길을

걷는 자마다 복이 있도다”(시128:1절). 그렇다면 여호와를 경외한다는 것은 무

슨 뜻일까요? 경외(敬畏)란 한자로 하면, 공경할 경(敬), 두려워할 외(畏), 공경

하고 두려워한다는 뜻입니다.

먼저 경외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두려워할 외(畏). 사람은 두려워

하는 게 있어야 합니다. 병을 두려워해야 건강을 조심합니다. 죽음을 두려워해

야 인간이 연약함을 깨닫습니다. 그런데 진정 두려워해야 할 분이 계시니 하

나님입니다. 주님은 “오직 몸과 영혼을 능히 지옥에 멸하실 수 있는 이를 두

려워하라”(마10:28) 경고하십니다. 사람이 그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아서 마

구 죄를 짓습니다. “모세가 백성에게 이르되... 하나님이 강림하심은 너희를

시험하고 너희로 경외하여 죄를 범치 않게 하려 하심이니라”(출20:20). 그러나

히브리 산파들은 애굽 바로왕의 명을 거역하고 모세를 비롯해 아이들을 살렸

으니 이는 저들이 하나님을 경외하였기 때문입니다(출1:16).

고향에 어머니께서 항상 하시던 말씀이 있었습니다. “하나님이 두렵지 않니?”.

어머니는 하나님이 두려워서 죄짓는 것을 조심하셨습니다. 어머니께도 하나님

만 아시는 죄들이 있으시겠지만, 정말이지 천사처럼 사셨습니다. 하나님이 살

아 계심을 믿고 두려워하는 사람은 죄를 멀리 합니다. 거룩하고 경건하게 살

려고 애를 씁니다. 우리 성도들에게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식어 졌습니

다. ‘하나님 앞에서’ 스스럼없이 죄를 짓습니다. 음란하고 분을 삭이지 못하며

다툽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으니 사탄이 역사합니다. 하나님을 경외해서

두려워하는 성도는 죄짓는 것 또한 두려워하여 멀리합니다.

    
• 경(敬), 하나님을 기쁘게 공경하는 것

둘째, 그렇다고 두려워한다고 해서 그 앞에서 바들바들 떠는 것이냐?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한다는 것은 기쁘게 공경하는 것입니다. 공경할 경

(敬). 그 공경이 하나님 말씀으로 나타납니다. 하나님을 경외해서 공경하는 성

도는 그 말씀을 귀히 여깁니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어늘

미련한 자는 지혜와 훈계를 멸시하느니라”(잠1:7). 지혜와 훈계, 즉 하나님 말

씀이지요.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는 말씀을 멸시하지 않고 공경하여 귀하게 여

깁니다. 그 말씀을 잘 듣습니다. 마음에 새기고 담아 둡니다. 그리고 그 말씀

에 순종합니다. 하라는 것은 하고 하지 말라는 것은 안합니다. 하나님께 대해

즉시 기쁘게 온전히 순종하는 것, 경외입니다.

“네가 네 아들 네 독자라도 내게 아끼지 아니하였으니 내가 이제야 네가 하나

님을 경외하는 줄을 아노라”(창22;12).

    
저는 어릴 때부터 오랫동안 이런 습관이 있었습니다. 성경책 위에 아무 것도

올려놓지 않는 것입니다. 찬송가는 괜찮은데 다른 책이나 신문, 종이 한 장이

라도 성경책 위에 놓지 않아 왔습니다. 항상 어디에 있든 성경책이 맨 위입니

다. 성경을 귀히 여기라는 교회학교 선생님 말씀을 성경책을 귀히 여기라는

말씀으로 들은 것이지요. 제 기억이 있는 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신학

교 때는 물론입니다. 공부를 하다가도, 심지어 잠을 자려 누웠다가도 성경책

위에 뭐가 있는 게 보이면, 일어나서 내려놓고 성경책을 맨 위에 놓고서야 잤

습니다. 물론 목사가 되어 어느 순간, 이것이 형식이 될 수 있겠구나 해서 그

만 두었지만, 이것이 제 인생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렇다

고 그 말씀에 늘 순종한 건 아니지만 하나님 말씀을 염두에 두고 산 것입니

다. 그 말씀 따라 살지 않을 때 최소한 양심에 찔림을 받았습니다. 누구랑 관

계가 틀어졌다면, 잘잘못을 떠나 먼저 사과하고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렇지 않

으면 말씀대로 살지 못한 괴로움 때문에 잠을 편히 자지 못했습니다. 제가 살

아오면서 받은 복이 누구보다 많은데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나님 말씀을 귀히 여겼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주신 복이 아닌가 싶습

니다. 하나님 말씀을 귀히 여기는 성도, 복을 주십니다. “너희 성도들아 여호

와를 경외하라 저를 경외하는 자에게는 부족함이 없도다”(시34:9). “... 여호와

를 경외함이 너의 보배니라”(사33:6)

    
• 하나님의 주 되심

셋째, 그런데 경외한다는 말의 더 깊은 의미가 있으니, ‘주인이 되시는 것’입

니다. 하나님이 주인 되시는 가정, 주께서 항해의 키를 잡고 가는 인생입니다.

‘하나님의 주 되심’, 그곳이 하나님 나라, 천국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공간’보

다는 ‘통치’ 개념이라 하지요. 곧 하나님이 주인이 되사 다스리시는 곳입니다.

그곳이 어디이든 하나님 나라요, 그것이 온전히 이루어진 곳이 천국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 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영토가 아니라 하나님의 주

되심이다. 이제부터 우리는 하나님 나라에 관해 말할 때마다 ‘그곳이 어디이

냐?’ 보다는 ‘누가 주님(주인)이시냐?’에 더 주목해야 한다. 하나님 나라의 복

음은 하나님이 우리의 주님이 되신다는 기쁜 소식이다”

(안용성, <로마서와 하나님 나라> 59쪽).

   
그런 의미에서 구원이란, 하나님이 나의 왕, 나의 주님이 되시고 나는 그 분의

백성이 되어 있는 관계, 그 상태가 구원입니다. 믿음 또한, 하나님이 주님(주

인)이 되시는 삶입니다. 나를 위해 죽으시고 다시 사신 예수님을 내 주인으로

모시는 인격적인 관계 맺음입니다. 그것은 마음과 입으로 시인하는 것일뿐더

러, 나의 존재와 삶에서 실제로 주인이 되시도록 사는 일입니다. 하나님은 그

런 가정에 복을 약속하시니, “여호와를 경외하며 그의 길을 걷는 자마다 복이

있도다”(시128:1절)

왜 인생들이 이렇게 길 잃고 방황하는가? 왜 우리들 가정들이 피폐하게 되었

는가? 세상 것들이 주인(kyrios) 이어서 아닐까? 돈이 욕망이 쾌락이 대학이

자식이 주인 자리에 틀어 앉아 인생을 좌우합니다.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

아”, 그 ‘내’가 나를 이끌어 가니 배가 산으로 가고 풍랑을 이기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오늘의 가정의 문제는 다름 아닌, ‘누가 주인인가’의 문제입니다.

    
• 문창모 장로님

원주 세브란스 초대 원장 문창모 장로님. 한국의 슈바이처라 불리시지요. 원주

문이비인후과를 40여년간 돌보면서 새벽 6시부터 진료했는데 일찍 출근하는

사람들을 위해서입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해 무료로 진찰해 주고 여비까지 주

어 보내기도 했습니다. 크리스마스실을 만들어 결핵퇴치운동을 하고 2002년

돌아가실 때까지 청빈한 삶을 살았습니다. 특히 깊은 신앙인이어서 교회를 많

이 지으셨지요. 이 모든 일들은 예수님이 그의 삶의 주인이 되었기에 가능했

다고 고백합니다.
1907년 평북 선천 출신인데, 교장선생님이 "너는 집도 잘 살고 똑똑하니까 예

수만 잘 믿으면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는 말에 순종해서 주일학교에 나갔습니

다. 그는 늘 "하나님께서 나를 의사로 만들어 주셨으니 죽을 때까지 환자를 보

는 것이 당연하지요"라고 말하면서 살았고, 1957년에 당시 장래가 유망한 의

사가 아주 낙후되었던 원주로 간 것도 오직 주님이 시키시는 일이라는 생각에

간 것이라고 합니다.

장로님이 자서전을 한 권 냈는데 그 제목이 특이합니다. <천리마 꼬리에 붙은

쉬파리>. 이 우스꽝스러운 제목에 대해 문 장로님은, “천리마 꼬리에 붙은 쉬

파리가 힘들이지 않고 천리를 날 수 있는 것처럼 나 역시 나를 지켜주시는 하

나님께서 이끌어주셔서 지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쉬파리가

별 것 아니어도 천리마 꼬리에만 붙어 있으면 천리를 가듯이, 우리가 부족해

도 예수님을 주님으로 모시고 예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살면 주께서 복을 주

시사 위대한 역사를 이루실 것입니다.

• 하나님이 주인 되시는 삶

근간에 목사인 제게 어떤 문제가 왔습니다. 내가 해 보려고 몸부림 쳤지만 잘

안됩니다. 하나님께서 깨닫게 하십니다. "내가 그동안 이렇게 살았구나. 내가

주인이고 하나님은 손님이었구나". 기도를 해도 "이것을 이루어 주십시오". 내

가 주인이 되어 하나님을 강요하는 기도를 했습니다. 내가 하나님의 ‘부림’을

받는 종이 아니라 하나님을 ‘부려서’ 원하는 것을 얻고자 했습니다.

아닙니다. 하나님은 그 문제를 통해 다시 저를 깨우치고 계십니다. 하나님께

맡기는 것입니다. 내 힘으로 할 수 없습니다. 내 힘으로 하면 잘못됩니다. 하

나님께서 일하시도록 나를 완전히 여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처분을 기

다립니다. 하나님 뜻이 무엇입니까? 내 뜻과 욕심을 비우오니 하나님 뜻이 이

루어지기 원합니다.

주님은 여기에 모범이시지요. 주님은 십자가 죽음 앞에서도 “내 뜻대로 마옵

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옵소서”. 끝내는 죽음조차 이기시사 우리에게 구원과

영생의 복을 주셨습니다. 여호와를 경외하면 복을 주십니다. 모든 것이 합력해

서 선을 이루게 하십니다. 그렇게 하나님을 경외하는 가정은, 하나님이 주인

되시는 가정입니다. 하나님이 주인 되시는 가정은 하나님을 두려워해서 죄를

멀리 하고, 말씀을 귀히 여겨 그 말씀을 듣고 순종합니다. 그렇게 하나님을 경

외하는 가정에 복을 주시고 형통케 하시리라.

“당신의 주인은 누구이십니까?”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