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를 사수하라(?)

 ‘예배를 사수하라’, 요즘 주일마다 나누는 말씀 제목인데요, 오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시국에 무슨 ‘예배를 사수하라’ 인가? 세간의 손가락질 받는 교

회들처럼 성전예배를 고집하며 강행하자는 것인가?” 하는.

지난 주간, 대통령과 개신교 대표자들 간의 청와대 면담이 있었지요. 코로나

19 극복을 위해 마련된 자리인데, 한 교회 목회자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

습니다. 교회 대표자들이 대통령 앞에서 이런 말들을 했더군요. “종교 단체를

사업장 취급하지 말라, 종교 자유는 목숨과 바꿀 수 없다. 교회를 일괄적으로

제재하면 안 된다”. 마치 정부가 교회를 탄압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말들인데, 사실상 대면예배 강행 의지를 밝힌 것으로 들립니다.

기실 틀린 말들이 아니지요. 교회는 일반사업장이 아닙니다. 그러니 일반사업

장 취급 받지 않도록 교회가 조심해야 합니다. 또한 교회에게 종교의 자유는

생명입니다. 지금도 무슨 무슨 단체들이 기독교회관 앞에 모여 “예배는 목숨

과 같습니다”는 현수막을 들고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예배

는 목숨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인 가치입니다.

문제는 그 ‘예배’이지요. 누가 그 예배를 막았습니까? 아무도 예배를 막지 않

습니다. 막는 것은 다만 성전에서 모여 드리는 예배일 뿐이지요. 코로나 이 엄

중한 때에 모여서 드리는 예배가 너무나 위험해서, 흩어져서 가정예배로 드리

고 있을 뿐입니다. 물론 교회는 성전예배가 중심입니다. 단지 교회에서 자꾸만

확진자들이 생겨서 나라 전체의 안전에 문제가 생기니, 예배의 자리를 옮겨서

드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도 오래 가선 안 되고 곧 성전예배로 회복되어야

할 것임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목숨으로 지켜야 할 예배가 성전예배라

한다면, 그것은 틀린 말이지요. 우리는 예배를 생명처럼 귀히 여기지만, 장소

에 얽매이지 않습니다. 예배는 결코 성전이 전부가 아닙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그 옛날 이스라엘도 예루살렘 성전이 무너지고 포로로 잡혀 가서야 깨닫

지요. 하나님은 성전에만 계신 것이 아니라 이곳 이방 땅에도, 그 어느 곳에서

도 진실된 마음으로 예배할 때 임재하심을. 예수님도 (요4장)“...이 산에서도

말고 예루살렘에서도 말고...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영과 진리로

예배할지니라” 하십니다. 그 장소가 예루살렘이든 사마리아이든 진실된 마음

으로 예배하는 것이 중요함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또한 하나님은 호세아 선지자에게 "나는 인애를 원하고 제사를 원하지 아니하

며 번제보다 하나님을 아는 것을 원하노라"(호6:6) 하셨습니다. 예수님도 이

말씀을 인용하신 바, "너희는 가서 '내가 긍휼을 원하고 제사를 원하지 아니하

노라' 하신 뜻이 무엇인지 배우라"(마9:13) 하셨습니다. 또한 “제단에 예물을

드리려다가 형제의 원망을 들을 일이 생각나거든 먼저 가서 화해한 다음에 와

서 제물을 드리라”(마5:23-24) 하셨지요. 하물며 제단에서 드리는 예배로 인해

이웃의 생명이 위협 받는 상황이라면 더욱 조심해야 하지 않을까요? 하나님은

예배를 귀히 여기시고 예배하는 자를 찾으시지만, 그보다 훨씬 더 사람의 생

명을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십니다.

성도 여러분, 속히 코로나의 어려움이 물러가고 성전예배가 회복되기를 기도

하십시다. 나아가 예배 장소가 달라졌을지라도, 우리 예배가 하나님을 기쁘시

게 하는 예배, 우리 영혼을 살리고 이웃에게 복이 되는 예배, 끝내는 이 땅의

모든 생명을 살리는 예배, 그런 예배를 사수하는 성도들, 우리 교회가 되길 빕

니다.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