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선물 The greatist gift>

  
• 선물의 계절

2020년 성탄을 기다리는 대림절 첫 번째 주일입니다. 강단을 보면 성탄절 분

위기가 물신 풍겨 나지요. 촛불이며 트리며 현수막이며, 1년만에 다시 보는

풍경들. 코로나 형국이 점점 더해지지만 성탄으로 오시는 예수님을 고대하는

마음들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성탄절하면 선물이 떠오르지요. 부모가 어린 자녀에게, 사랑하는 사람

들이 서로에게 선물을 주고받습니다. 어느 방송에서 초등학생들에게 ‘크리스마

스가 누구 생일이냐?’고 물었더니, ‘산타클로스’라고 대답한 아이들이 무려

64%나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크리스마스에는 선물을 받아야 하는데, 휴대폰

을 받고 싶다는 아이들이 가장 많았습니다. ‘크리스마스는 선물 받는 날’이라

생각하는 것입니다.

    
막내 영민이가 어릴 때, 이때가 되면 잔뜩 선물에 대한 기대를 했습니다. 산타

클로스를 믿고 있었거든요. 그때는 산타가 선물을 주고 갔습니다. 사실은 산타

복을 입은 선생님이 왔다 가신 것이지요. 그런데 어느 순간 산타의 진실을 알

아 버린 것 같습니다. ‘닌텐도 닌텐도’ 노래를 하기에 물었습니다.

“왜 아빠한테 그러냐? 산타 할아버지한테 사 달래라”

“아빠, 나도 그러고 싶은데 전화번호를 몰라...”

사실은 음흉한 놈이에요. 초등학교 2학년이 되니 안 것이에요. 산타는 없고

아빠엄마가 양말 속에 사다 놓는 것을. 와서 귓속말로 슬쩍 덧붙입니다.

“아빠, 나는 닌텐도 검은색을 좋아해요. 알아서 하세요”

색깔까지 지정해서 사내라는 것이에요. 능청스럽게 말입니다.

    
• 뜻밖의 선물

예. 이렇듯 성탄은 선물의 계절입니다. 아이만이 아니지요. 어른도 선물을 받

고 싶어 합니다. <선물>이라는 책이 있지요.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를

쓴 스펜서 존슨(S. Johnson). 주인공은 한 소년과 노인입니다. 어린 소년에게

노인은 세상에서 가장 귀한 선물을 주겠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 선물이 무

엇인지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소년은 그 선물을 찾기 위해 노력하지만 찾지

못한 채 시간이 흘러가지요. 커가면서는 이 선물에 대해서 점차로 잊어버립니

다. 해야 할 일, 처리할 일들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입니다. 마음 먹은 대로 되

어가지 않는 인생에 대해 불만도 점점 쌓여만 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선물’ 생각을 하게 되지요. 혹시나 자신의 인생을 이제

라도 바꿀 수 있는 그 선물을 찾을 수만 있다면, 하는 기대를 안고 노인을 찾

습니다. 그런데 노인이 말하는 선물의 정체는, ‘현재’ 바로 오늘이라는 시간이

었습니다. ‘선물’과 ‘현재’가 동일하게 영어로 ‘present’이지요. ‘현재’라는 시

간이 인생의 행복을 여는 ‘선물’이라는 것입니다.

    
오 헨리(O. Henry)의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는 단편도 마음에 와 닿지요. 가

난했지만 서로를 너무나 사랑하는 델라와 짐 부부에게, 성탄이 가까이 왔습니

다. “내가 가장 큰 선물이야”라며 퉁 칠 수도 있지만, 서로에게 선물을 주고

싶어 합니다. 부인 델라는 남편의 시계가 늘 맘에 걸려 왔었지요. 할아버지에

게 물려받은 금시계이지만 시계 줄이 없었습니다. 남편 짐은 아내 델라의 아

름다운 금발머리를 빗을 보석 장식의 머리빗을 선물로 주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서로는 엇갈리는 행동을 하지요. 부인은 금발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잘

라 남편의 시계 줄을 사고, 남편은 아끼던 시계를 팔아 아내의 머리빗을 삽니

다. 성탄날, 서로가 준비한 선물을 보고는 깜짝 놀라지요. 서로에게 필요성이

없어진 선물, 그러나 사실은 세상에서 가장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부둥켜 안고

눈물짓던 아내의 말에 긴 여운이 남습니다. “내 머리는 빨리 자라요. 짐”.

    
• 가장 큰 선물, 예수 그리스도

그런데 우리는 ‘현재’라는 시간보다, 시계 줄이나 머리빗과는 비교할 수 없이

귀하고 귀한 선물을 알고 있습니다. 이것은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선물입니다.

오늘 뿐 아니라 내일까지를 바꾸는 선물입니다. 나를 과거에서 해방시키고 현

재를 감사로 바꾸며 미래를 희망으로 채우는 선물. 이 선물을 받으면 우리 인

생이 새로워집니다. 이 선물을 받은 사람들은 자신의 내면 깊은 곳에서 기쁨

과 참 평화를 누립니다. 특히 이 선물의 가치는 죽음의 자리에서 위력을 발휘

하지요. 우리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부활의 아침에 다시 만나자” 인사하

며 담대히 마지막을 맞게 합니다. 그 선물을 받은 20세기 위대한 신학자 본회

퍼(D. Bonhoeffer)는 사형장으로 끌려가는 그 순간에 말했다지요. “끝이 아닙

니다. 다만 시작일 뿐입니다.”

    
이렇게 고백하게 하는 인생의 최고 선물은 무엇일까요? 예, ‘예수 그리스도’이

십니다. 시간도 물질도 건강도 귀하지만, 산을 옮길 만한 선물도 좋지만, 우주

만물의 창조주 하나님께서 인생들에게 주시는 가장 큰 선물은 예수 그리스도

이십니다. 이 선물 받은 자를 성경은 ‘구원받았다’고 합니다. (창1-2장)은 천지

를 창조하신 말씀이지만, (창3장-계22장)까지는 구원에 대한 말씀입니다. 성경

은 ‘구원에 관한 책’ 입니다. 이 구원의 안쪽에 들어오면, 기쁨 감사 평안 사

랑 영생, 이 귀한 진리들을 누리며 살 수 있습니다. 그 선물을 주시는 주님께

서 오시는 날, 성탄입니다.

(엡2:8)“너희가 그 은혜를 인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었나니 이것이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

    
• 선물이 되는 사람

그 선물을 받은 사람, 나 또한 그 누군가에게 선물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언젠가 저희 집에 아빠엄마 무슨 기념일 때일거에요.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오늘 무슨 선물 없냐?”

그랬더니 어떤 놈인가 대답합니다.

“아빠, 내가 옆에 ‘있다’는 게 선물이잖아요”

    
물론 선물을 대신해서 말로 때우는 수작(?) 임을 잘 압니다. 아빠로서 조금 서

운했을까요? 아니 아니요.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 말은 전혀 틀리지 않습니

다. 아이들이 ‘있다’는 자체로 선물입니다. 거꾸로 아빠엄마가 ‘있다’는 자체로

큰 선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실로 그 어떤 선물에 비할 수 없지요. 세월이

더할수록 부모에겐 자식이, 자식에겐 부모가, 부부가 서로에게 더할 나위없는

선물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 맞다 너희들이 선물 중의 선물이다”.

내가 ‘있다’는 것이 성도들에게 선물이 되는 목사라면.

내가 ‘있다’는 것이 서로에게 선물이 되는 성도라면.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하나님이 주신 선물인 것을.

    
선물에 대해 생각해 보는 오늘,

내가 ‘있다’는 사실이 그 누군가에게 선물이 될 수 있다면.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