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리스도인입니다”

    
• 부끄러운 자화상

기독교가 지탄의 대상이 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요. 한국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마다 교회가 권력의 편에 서고, 수구적인 행태로 역사 발전을

가로막기도 했습니다. 하나님을 믿는다 하면서 오히려 하나님의 뜻인 정의와

평화, 창조질서를 회복하는 일을 게을리 해 온 것입니다. 성장주의 기복신앙

부자세습 배타성 등등, 자본주의의 폐단이란 폐단은 모두 갖게 된 것은 당연

한 결과이지요. 교회가 사회적인 공신력이 약화되었고 ‘개독교’라는 오명까지

듣게 되었습니다.

근간에는 코로나 19로 인해 더욱 심해졌지요. 작년에는 신천지나 사랑제일교

회 이름이 주로 오르내렸습니다. 저들의 비신앙적 행동들로 인해 온 국민이

고통을 받았습니다. 교회가 사회를 걱정해야 하는데, 오히려 세상이 교회를 걱

정하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교회가 세상을 위로하고 격려해야 하는데, 거꾸로

세상의 근심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새해 벽두부터 다시 정인이 사건으로 인해 교회가 질타를 당하고 있습

니다. 부산 어떤 교회는 확진자가 많이 나와 폐쇄 조치가 내려졌는데도 대면

예배를 강행해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인터콥 사태는 심각하지요. 예전에도

공격적인 선교정책으로 이단성 시비가 있었던 단체입니다. BTJ 열방센터, 처

음에는 무슨 ‘방탄소년단’(BTS) 공연장인줄 알았지요. Back To Jerusalem.

중동과 이스라엘에 복음을 전하기만 하면 예수님이 다시 오신다는 극단적 종

말론자들입니다. 그래서 선교한다고 젊은이들까지 마구 중동으로 나갑니다. 저

들은 ‘프리메이슨’ ‘일루미나티’라는 용어를 써요. 사탄을 섬기는 비밀단체라는

데, 지금 이들이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는 ‘음모론’을 퍼트립니다. 현 정부도

이들 사탄의 하수인이라고 보아서 정부방역당국의 협조 요청을 거부합니다.

자신들이 핍박 받고 있다는 피해의식이 더욱 악을 키우고 있는 셈이지요. 검

사조차 받지 않고 자신들을 숨기며 거짓말을 하다 들통이 나서 하나님 영광을

가리고 있습니다. 신천지는 이단으로 규정되어 있어서 명확하지만, 이런 단체

는 교회가 아니어서 이단 규정이 쉽지 않습니다. 근간의 한국교회 부끄러운

자화상인 듯싶어 하나님 앞에 부끄럽고 또 부끄럽습니다.

    
• 신실했던 야소교인들

어느 한국교회사 논문에 실린 글이라는데요, 초대교회에 이런 사례가 있었다

고 합니다. 1920년 일제치하에 살인 사건이 났습니다. 그런데 피의자는 있지

만 증거가 없고 단지 살인을 증언하는 한 여자만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법정

에서 판사는 그 여자의 증언만 가지고 피의자를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인정해

서 사형을 언도했습니다. 판사가 일본 사람이었는데 왜 한 여자의 말을 그리

신뢰했을까? 그녀가 야소교(耶蘇敎)인이었습니다. 판사가 이렇게 말을 했다는

군요. “물증은 없지만 증인으로 나온 사람이 야소교 신자이므로 그의 말은 틀

림없이 사실일 것이라고 생각하여 사형을 선고한다.”

물론 판사에게 증거부족이다 뭐다 이런 말을 할 수 있겠지만, 그만큼 당시 기

독교인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신뢰도가 분명했음을 보여줍니다.

    
또 하나의 사례가 있으니, 1919년 3·1 독립운동에 관한 일본 헌병대 일지에

보면 이런 내용이 있다고 합니다. 무라카미 헌병대장과 부하인 다나카의 대화

입니다. “이번 폭동은 조선 야소교인들이 주도해서 생긴 일이니 주동자를 색

출해서 잡아들여야 한다. 그들에게 예수를 믿는지 먼저 물어보고 믿는다고 하

면 무조건 잡아들여라.” “믿으면서 안 믿는다고 거짓말하면 어떻게 합니까?”

“조선 야소교인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 나는 그리스도인입니다
이렇듯 당시 믿음의 선진들은 전체인구의 2%밖에 되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는 정직하고 진실했으며, 교회적으로는 3,1운동에 앞장서고 신사참배를 거부

해서 사회적으로 커다란 영향력을 미쳤습니다. 기독교 인구가 20%가 넘는다

는 오늘날, 그날의 성도들을 생각하며 우리가 회개해야 하겠습니다. 다시 거룩

한 교회로, 바르고 신실한 성도들로 서야 하겠습니다. 예배와 삶이 일치하고

믿음의 본을 보여서, 주님 명하신 빛과 소금의 교회로 회복되어야 하겠습니다.

루터는 온갖 시험 앞에 있는 성도들에게 이 짧은 한 마디로 대답하라 했다지

요.

“나는 그리스도인입니다!”

예, 우리는 주님을 닮은 그리스도인입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데없어 다만 밖에 버리어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마5:13)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