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와 말씀 > 목자의 글

목자의 글

제목 역사의식이 있는 교회
이름 최현장
작성일자 2021-08-14
첨부파일

역사의식이 있는 교회


역사를 기억하라

오늘은 일흔여섯 번째 맞는 8·15 광복절입니다. 총회에서도 <민족해방주일>

지정해서 나라와 민족을 생각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76주년, 그해에 태어난

아기가 70대 중반의 노년이 된 것입니다. 돌이켜 보면 8·15광복은 진정한 해

방이 되지 못했지요. 우리 힘이 아니라 미국의 원폭으로 인해 때아니게 광복

을 맞은 것입니다. 결국 민족은 둘로 갈리고 강대국이 분할해 통치하게 되었

으며, 그것은 곧바로 남북한의 전쟁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이 자리에는 일본의 압제를 경험하신 어르신들도 계시고, 경험하지는 못했지

만 어려서부터 늘 들어오신 분들, 또한 이런 일에는 큰 관심이 없는 젊은 세

대들도 함께 예배드리고 있습니다. 민족 해방에 대한 느낌이나 감회는 각기

다를 것입니다. 그런데 성도는 시대와 역사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성경을

알기 위해 2천년 전 이스라엘 역사를 잘 알아야 하고, 그 말씀을 오늘의 삶에

적용하기 위해 지금의 시대를 잘 알아야 합니다. 가정과 교회의 역사를 알아

야 하는가 하면, 나라와 민족의 역사를 알아야 하지요. 그것이 역사의식입니

. 과거 역사에 대해 바른 의식이 있을 때, 현실을 바르게 보고 미래를 바르

게 세워갑니다. 그걸 교회에서 가르쳐야 합니다. 목사의 설교는 다름아닌,

경이라는 과거의 역사를 오늘날 성도들 삶의 자리에 연결하는 일 아닌가!

 

독립운동가이자 역사학자인 단재 신채호가 말합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바다 건너 영국의 윈스턴 처칠도 판에 박은 듯한 말을 해요.

과거를 잊은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A nation that forget its past has no

future). 왜냐하면 역사는 그대로 되풀이되기 때문입니다. 성지순례 때 방문했

<야드바셈 Yad Vashem> 기념관 정문에는 용서하라 그러나 잊지는 마

!” Forgive but never Forget 는 글자가 새겨져 있지요. 다시는 잘못된 역

사가 반복돼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성경에 하나님께서도 끊임없이 이스라

엘에게 이전에 애굽에 종 되었던 것을 기억하라말씀하십니다. 역사를 알라

는 것이지요.

 

독일과 일본의 교훈

우리가 역사를 알고 바르게 세우는 일에 부족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독일이

나 프랑스는 전쟁이 끝난 후에, 나치에 부역한 언론이나 사람들을 철저히 청

산했지요. 지금까지도 그 일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유대인을 가장 잔인하게 학

살한 장소가 <아우슈비츠>인데, 거기에 독일 학생들이 단체로 견학합니다.

끄러운 조상의 과거를 보게 하는 것을 정부가 권장하는 것이지요. 조상들이

얼마나 잘못했는가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학습장으로 만들었습니다. 독일 총리

는 때마다 그곳에 가서 무릎을 꿇고 머리 숙여 사죄합니다. 베를린 중심지에

있는 <브란데 부르크문>은 독일인의 자부심 상징인데, 바로 그 옆에다 대규모

유대인 추모공원을 만들었습니다. 자신들의 부끄러운 역사를 인정하는 일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비해 일본은 그렇지 않지요. 해마다 이때가 되면 야스쿠니 신사에 각

료들이 참배합니다. 거기에는 전몰자 250여만 명의 위패가 있는데, 태평양전

쟁의 일급 전범들도 14명이나 합사해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직도 잘못된 과거

사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를 하지 않고, 독도 문제 교과서 왜곡 경제보복에

소녀상 철거까지, 역사를 왜곡하고 은폐해 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을 뭐라 하기 전에 우리가 좀 부끄러워요. 해방 후에 우린 독일처

럼 그렇게 철저히 역사를 청산하거나 바로 세우지 못했어요. <건준위>라 했지

, 건국준비위원회가 있었지만 친일파들에 의해 깨지게 되지요. 이승만 초대

정권부터 친일을 했던 인사들, 신문들이 떳떳하게 권력을 이어오게 된 것입니

. 좀 늦은 감이 있지만 <과거사 청산위원회>와 같은 기관들이 잘 활동해서

역사 바로 세우기를 해야 합니다. 다 지난 거 뭘 끄집어내느냐 할지 몰라요.

그러나 잡아내어 벌주자는 목적이 아닙니다. 역사를 바르게 세워서 바른 가치

관을 갖고 바른 미래를 일구자는 것입니다. 역사가 바로 서야 민족의 미래가

있기 때문입니다.

 

역사를 아는 교회

저 또한 역사의식을 중시합니다. 교회 청년들을 만나면 자주 권면하지요.

역사의식을 가지라, 교과서만 읽지 말고 역사책을 읽으라”. 기독 청년들이 김

, 조봉암, 장준하, 함석헌을 알아야 합니다. 왜 조선이 일제에 합병되었는지,

해방전후사를 인식하고, 6,25전쟁이 일어난 배경에 대해, 4,19혁명과 5,16군사

쿠데타, 유신정권 5,18광주항쟁 6월 항쟁에 이르기까지. 특히 한국 근현대사

에 관한 책을 읽고 역사의식을 길러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런 속에서 교회

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일제 신사참배시에, 참혹한 군사정권

, 보릿고개 IMF 등 나라가 힘들고 어려운 때, 교회가 어떤 자리에 서 있었

고 그것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은퇴하신 유경재 목사님은 역사의식 없는 설교는 헛소리라고까지 말씀하세

. “설교란 격동하는 역사 속에서 그 역사를 올바로 보고 거기에 어떤 하나

님의 뜻이 있는지를 살펴, 사람들이 바른 길을 택하도록 그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격동하는 역사를 외면한 채 역사와 상관없는 성경 말씀을 전한다는

것은 헛소리다”.


오늘 광화문에서 무슨 대규모 광복절 집회를 하려는 교회들이 있더군요. 이 코

로나 엄중한 시국에 과연 하나님께서 기뻐하실까, 바른 신앙과 역사의식을 가

진 성도라면 결코 그런 자리에 있지 않을 것입니다. 민족해방주일을 맞아,

사를 알고 민족을 바로 세우는 한국 교회가 되길 소망합니다.



/사랑으로 샘물

조회수 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