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부탁해

• 주께서 세우신 교회

오늘 교회 창립 기념 주일입니다. 52년동안 함께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

다. 묻습니다. “교회를 사랑하십니까?” 또 물을게요. “교회를 믿으십니까?”.

예수님을 믿는 것 아니에요? 예. 예 그 말이 그 말입니다.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곧 교회를 믿는 것입니다. 교회는 예수님의 몸이기 때문이지요(엡1:23).

사도신경 마지막에 우리는 “거룩한 공교회”를 믿는다고 고백합니다. 여기 공

교회가 교회이지요. “I believe the holy catholic church”.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는 우리는 또한 교회를 믿는 것입니다. 그만큼 교회가 귀중합니다. 왜냐하면

교회는 사람이 만들어낸 조직이 아니라 주께서 만드셨기 때문입니다.

(마16장)가이사랴 빌립보에서 베드로가 고백합니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 주께서 이 고백을 기뻐하시며 말씀하시지요.

“바요나 시몬아 네가 복이 있도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마16:18)

그러니까 교회는 주께서 세우신 곳입니다. 교회 건물이나 조직이야 사람이 만

들었지만, 믿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교회가 되게 하신 것은 주께서 명하신 일

입니다. 그 주님을 믿는 성도가 교회를 믿는 것, 교회로 모이는 것, 당연한 것

이지요.

• 교회는 어머니이라

이 교회에는 주께서 특별히 약속하신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교회를 세우시마 하신 주님은 이어서 천국을 약속하십니다.

“내가 천국 열쇠를 네게 주리니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

일 것이요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마16:19)

주를 믿는 성도들의 모임인 교회에 ‘천국 열쇠’를 주시마, 즉 이 교회 안에 들

어올 때 천국에 들어가는 열쇠를 받는 거에요. 그 열쇠로 네 닫혀진 마음문을

열라, 절망과 죽음의 문을 닫고 희망과 생명의 문을 열라, 끝내는 천국문까지

열리리라. 그래서 교회는 구원의 방주입니다. 이곳에 들어오면 구원의 문이 활

짝 열립니다.

둘째, 이것을 위해 교회에 하나님께서 임재하시마 약속하십니다.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마18:20)

두세 사람이 주의 이름으로 모여 있는 자리가 바로 교회이지요. 그 곳에 주께

서 성령을 통해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교회가 교회 되는 이유, 그 안에 주께

서 함께하시기 때문이지요. 아무리 많은 사람이 모였다 해도 주께서 계시지

않으면 교회가 아닙니다. 아무리 비가 새는 판잣집이라도 주께서 함께하시면

행복한 교회입니다. 그래서 1500년 전 성 어거스틴이 교회에 대해 적절히 말

했습니다. “교회는 어머니이다”. 우리를 낳으시고 키워 주신 어머니!

• 어머니 교회를 믿습니다

저는 지난 주간 새벽 말씀, 요셉 이야기 가운데 참 위로를 많이 받았어요.

(창40:23)“술 맡은 관원장이 요셉을 기억하지 못하고 그를 잊었더라”

사람은 그래요. 은혜를 쉬 잊어요. 사람은 믿을 만한 존재가 아닙니다. 가만보

니 나를 알아 주는 이, 아무도 없어요. 그래서 은혜를 받았어요. “관원장은 잊

었지만 그러나 하나님께서 기억하신다”. 하나님이 기억하시면 됩니다. 요셉이

아무도 몰라주고 외롭고 바닥인생이었지만, 하나님께서 기억하시니 끝내 승리

했습니다.

‘교회는 어머니라’, 우리도 마찬가지이지요. 모두가 저놈 못됐다 죄인이라 망

할 놈이라 해도 엄마는 믿어주고 기억해 주는 것처럼, 교회가 있어 위로 받았

습니다. 교회가 있어 마음을 쏟았습니다. 교회가 있어 그날 그때 그 어려움들

을 헤쳐 왔습니다.

♬“주 예수께 조용히 나와 네 마음을 쏟아 노라

늘 은밀히 보시는 주님 큰 은혜를 베푸시리”

이러한 교회로 모여 예배하는 일이, 교회를 위해 사는 일이, 교회를 중심으로

주님의 지체가 되어 사는 일이 얼마나 귀한 일인지요. 교회가 이런 곳임을 아

는 자, 교회를 사랑하고 교회를 믿습니다. 이렇듯 귀한 교회를 52년 전에 주

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이때마다 부르는 영락교회가가 새롭습니다.

(후렴)“아아아 영락교회 은혜의 전당 주님의 기쁨 되는 하나님 나라”

• 교회를 부탁해

<엄마를 부탁해>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실종된 엄마 이야기로 시작되지요. 서

울역에서 아버지가 엄마를 잃어 버립니다. 시골에 오기조차 바쁜 자식들을 생

각해서 생일상을 받기 위해 상경한 늙은 엄마. 몸이 불편해 걸음이 느린 엄마

는 뒷전이고 평생 혼자 빨리 걷던 아버지가 엄마를 놓쳤습니다. 엄마를 잃은

가족들이 과거를 돌아보며 엄마를 생각하다가 얻게 된 깨달음, 서울역에서 엄

마를 ‘잃어버리기’ 전에 이미 엄마를 ‘잊어버리고’ 살았다는 것입니다. 엄마가

뇌졸중이었던 것도, 진통이 송곳처럼 찍었던 것도, 부엌이 싫었던 것도, 엄마

도 소녀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그렇게 외로왔던 것도.

온 가족은 그렇게 엄마에게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엄마는 새가 되어 큰 아들

집, 딸네 집을 오갑니다. 다들 자기 일에 바빠 정신이 없습니다. 그래도 “사랑

하노라”고, 도시락을 여덟 개씩 쌀 때가 행복했다고. 가족들은 그제서야 엄마

의 자리를 깨닫게 되지요.

소설을 읽으며 누구나 평생 가족만 바라보고 고생하신 엄마를 떠올리게 되지

요. 자식이 원하는 것은 살이라도 베어 주신 어머니, 아버지에게 못하는 말도

엄마에게는 할 수 있었습니다. 무슨 일만 있으면, “엄마한테 말해야지, 엄마한

테 부탁해야지”. 아버지가 큰 딸에게 하는 마지막 말, ‘니 엄마를 부탁해’.

교회 창립기념주일에 이런 생각 해 봅니다. 어거스틴의 말처럼 “교회가 어머

니”라면 이런 책제목은 어떨까? <교회를 부탁해>. 좀 낯설지요. 늘 예수님께,

몸된 교회에 부탁만 하며 살아 온 우리들이잖아요. 그러나 지금 교회가 어렵

습니다. 엄마 같은 교회가 신음합니다. 빈 자리도 많고 힘이 없어졌습니다. 여

러분에게 권면합니다. 교회를 부탁합니다. 이제는 교회를 위해 더 기도해 주십

시오. 교회를 더 사랑하십시오. 교회를 더 견고히 세워 주십시오.

교회를 부탁해!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