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임재연습

• 주방이 예배당이 되는 법

신앙은 일상의 삶입니다. 그 일상을 예수님과 함께 사는 것이 신앙생활이지요.

예! 일상(日常)입니다. 성전에서 뿐 아니라 일상입니다. 예배드릴 때 뿐 아니라

일상입니다. 있는 그대로 사는 삶입니다. 위대한 업적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

소한 일에서부터 함께 하는 일입니다. 매 순간 삶 속에서 영이신 하나님과의

사귐이라.

로렌스(Brother Lawrence) 형제의 책 <하나님의 임재연습> The practice of

the presence of God 은 경건훈련에 있어 중요한 책입니다. 로렌스는 1611

년에 태어나 80년을 살았던 수도사입니다. 그는 50세가 되서야 카르멘 수도원

에 들어갔습니다. 배운 것도 없고 재주도 없어서 주방의 허드렛일을 맡았습니

다. 그의 일은 초라했지만 늘 주님과 함께 사는 삶에 충실했습니다. 그릇을 닦

을 때도, 쓰레기를 버릴 때도, 청소나 설거지를 할 때도 자신이 주님과 함께

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그는 내 하는 모든 일이 주님의 일이라 생각했습니

다. 실로 로렌스 형제가 터득한바 하나님과 대화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

법은, 단순히 자의 평범한 일상사를 수행하는 것이었습니다. 그의 주방은 예배

당이 되었고 수도원 뜰은 주님과의 데이트 장소가 되었습니다.

“나는 후라이팬의 작은 계란 하나라도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뒤집는

다.”

"저에게는 일하는 시간이 기도 시간과 다르지 않습니다. 주방의 소음들과 달그

락거리는 소리 속에서 몇 사람이 동시에 여러 가지를 요구하지만, 저는 복된

성사때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것처럼 깊은 고요 속에서 하나님을 소유합니

다."

“하나님의 임재란 하나님이 언제나 곁에 계신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하나님

께로만 우리의 영혼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의 영적 삶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필요한 훈련은 하나님의 임재

를 연습하는 것, 곧 ‘언제나 하나님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임재연습> 중에서)

그는 점차 주님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주방에 그 보잘 것

없는 늙은 수도사가 예수님처럼 점점 성스러운 모습으로 바뀌고 있는 것을 알

게 되었습니다. 주방으로 사람들이 모여 왔고, 로렌스는 주님과 함께 하는 삶

에 대하여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는 신학을 공부한 적도 없고 많이 배운 사

람도 아니었습니다. 단지 주방에서나, 어디서든지 주님과 함께 있음을 생각하

면서 살았을 뿐입니다. 이렇듯 평범한 그의 생각과 글은 4백여 년이 지난 지

금도 큰 힘을 발휘하며 읽히고 있습니다.

(엡4:6)“하나님도 한 분이시니 곧 만유의 아버지시라 만유 위에 계시고 만유를

통일하시고 만유 가운데 계시도다”

• 하나님을 위해? 하나님과 함께!

그러므로 ‘왜? 누구를 위해? 어떻게 하는가?’ 를 묻고 따지기 이전에 스스로

살펴야 할 것이 있으니, “그 일을 하나님과 함께 하고 있는가!” 입니다. 주님

을 ‘위해’ 일하는 것보다, 주님과 ‘함께’ 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나님을 위

해 일하기를 그만두고 하나님과 함께 일하기를 시작할 때 놀라운 일이 일어나

리라. “하나님 출근하고 오겠습니다. 다녀와서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라는

식의 신앙은 조금 부족합니다. 하나님과 함께 출근하고, 함께 상의하고, 함께

일해야 합니다. 언제나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 있어야 합니다.

예배가 끝났습니다. 뒤에서 누가 부릅니다.

“재호야”

“누구세요”

“나야 예수님”

“네, 정말이세요?”

“놀라긴 왜 너와 함께 있던 거 몰랐니?”

“아니, 그래도 생각도 못한 일이 라요”

“같이 가자”

“어딜요”.

“집에”

“아니 왜요?”

“왜라니, 집에도 같이 가고 공부도 같이 하고 영화도 같이 보고...그게 동행이

야. 니가 원했잖아”.

“아이, 뭘 불편하게. 주님은 예배당에 계세요. 제가 다음 주일에 찾아뵐게요”

혹 이렇게 주일 예배를 마치고 하나님을 교회에 모셔 두고 집으로 오는 것은

아닙니까? 만약 그랬다면 서둘러 하나님께 말씀드리세요.

“예, 하나님 같이 집으로 가셔요”

참으로 깊은 신앙이란, 주님을 만나는 것을 넘어서 ‘주님과 함께 사는 것’ 입

니다. 하나님이 살아 계시고 항상 함께 하심을 믿는다면 지금 내가 있는 그

자리만큼 하나님과 가까운 곳은 없습니다.

“나는 그 일을 하나님과 함께 하고 있는가”

•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

하나님을 위해 산다고 하면서, 심지어 하나님을 위해 죽음도 각오한다 하면서

정작 하나님과 함께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참 허망한 일입니다. 수많은 모임,

회의, 세미나, 훈련-심지어 그 훈련주제가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이라 해도

실상 내 삶 가운데 하나님이 동행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 있을까요. 오히려

그 일을 통해 얻어지는 우리의 만족이나 성취감이 혹시 더 큰 목적이 되고 있

는 것은 아닐까요?

하나님이 진정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하나님을 위해’ 일하기보다 ‘하나님과

함께’ 일하기입니다. 이제부터 주님과 함께 식탁에 앉아야 합니다. 주님과 함

께 일해야 합니다. 주님과 함께 공부하고, 주님과 함께 출근하고, 주님과 함께

주의 일을 해야 합니다.

(고후6:1)“우리가 하나님과 함께 일하는 자로서 너희를 권하노니 하나님의 은

혜를 헛되이 받지 말라”

이제 설 명절입니다. 수요일부터는 재의 수요일입니다. 사순절이 지나면 사경

회가 있고, 그리고 항존직 선거가 있습니다. 모두가 다 하나님을 위한 일이 분

명합니다. 하나님과 함께 이 일을 해 나가길 원합니다. 순간순간 하나님의 임

재와 간섭하심을 느끼고 하나님이 지시하시는 대로 행함으로, 또 한 번 감동

의 열매가 맺혀 지기를 바랍니다.

지금은 희망찬 2013년을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는 설날 전야입니다.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