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에 걸리는 말 

요즘 목사 얼굴 보기 좋다고들 하십니다.

아닌 게 아니라 체중이 늘었습니다.

바지가 허리에 꽉 째이고 얼굴은 훤-해졌다니

“와- 목사님, 수건으로 광채를 가리셔야 되겠어요”

얼마 전만 해도 자꾸 몸이 빠져서

“목사님, 어디 아프세요?” “잘 드셔요좀”

교우들 걱정이 많았는데

이번 설 명절에도 몇몇 지인들이 말합니다.

“어이, 최목사. 얼굴 좋네. 괜찮나봐”

얼굴 좋아져서 좋긴 좋은데

옷을 입어도 폼이 나서 좋고

교우들 걱정도 덜어 드려 좋은데

40일 금식하며 하나님과 대화하자 얼굴에 광채가 난 시내산 모세가

돌에 맞아 순교하면서도 용서하니 천사의 얼굴이던 스데반이

변화산에서 깊이 기도하시자 해같이 빛나던 예수님이,

내게 묻습니다.

얼굴은 번지르르한데 영적으로는 어떠냐고

양떼들 위해 고민하며 치열하게 살고 있냐고

혹 기름진 것만 먹고 늘어져 살찐 건 아니냐고

저-기, 말라가는 양들이 보이지 않느냐고...

괜스레, 이 말들이 목에 걸려

넘어 가지 않습니다.

“십자가 그늘에서 나 길이 살겠네

나 사모하는 광채는 주 얼굴 뿐이라”

(찬송가 415장, 3절)

/사랑으로 샘물